출처 :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464407


'친일파' 아빠 혐오하는 김민정... 실제 이완용 아들도 그랬을까

[사극으로 역사읽기]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7번째 이야기

김종성(qqqkim2000) 18.08.19 12:54 최종업데이트 18.08.19 12:55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한 장면.ⓒ tvN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는 이완용을 연상시키는 악질 친일파 이완익(김의성 분)과 그의 딸 이양화(쿠도 히나, 김민정 분)가 등장한다. 드라마 속의 이 부녀는 서로 남남처럼 지낸다. 으르렁대는 원수지간처럼 보일 때도 있다. 이렇게 아버지와 담을 쌓고 살기 때문에, 이양화는 아버지가 하는 친일 매국행위와는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


드라마 속 이완익은 친일파가 되기 위해 나라만 버린 게 아니었다.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조강지처까지 내버렸다. 이뿐 아니라 딸까지 악용했다. 나이든 일본인 거부에게 딸을 강제로 시집보낸 것이다. 말이 좋아서 시집보낸 거지, 사실은 팔아치운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양화는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했다. 끔찍한 벌레 대하듯 대하고 있다. 절대로 아버지를 아버지로 대하지 않는다. 홍길동처럼 아버지를 아버지로 부르고 싶은데 못 부르는 게 아니라, 아버지를 아버지로 부르기 싫어 안 부르는 것이다. 아버지라면 학을 떼고 있으니, 이양화가 아버지처럼 친일파가 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현재까지의 방송분을 볼 때는 그렇다.


이완익 끔찍하게 싫어하는 딸, 실제 역사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한 장면.ⓒ tvN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한 장면.ⓒ tvN


실제로 이완용한테는 딸이 없었다. 이승구·이항구라는 아들만 있었다. 그렇다면, 이 두 아들은 <미스터 션샤인> 속의 이양화처럼 아버지를 벌레 대하듯 대했을까? 친일파 아버지를 불쌍한 눈으로 바라봤을까?


이완용은 독보적 친일파다. 그 시대에 이완용 말고도 친일파는 많았지만, 이완용처럼 확실하게 나라를 팔아치운 매국노는 없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친일 반민족행위자였다.


그런데 이완용 개인만 독보적인 게 아니었다. 이완용 부자를 놓고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완용 부자처럼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쌍으로' 두각을 보인 경우는 드물다. 이런 공로로 이 부자는 일본의 작위를 함께 받는 '가문의 영광'을 누렸다. 대한제국시대 전문가인 김윤희 경원대 연구교수의 <이완용 평전>은 이렇게 말한다.


"1920년 12월 29일, 이완용이 3·1운동을 진정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었는지, 그는 왕(이른바 천황)의 인척 외에는 받지 못했던 후작으로 승격되었다. 그리고 1924년, 그의 아들 항구도 남작 작위를 받았다. 부자가 모두 작위를 수여받은 경우는 이완용 부자 외에는 없었다."


이완용 부자는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일본 작위를 받았다. 이쪽 분야에서 이 부자는 최고 기록, 신기록 보유자들이다. 이완용의 작위를 둘째아들 이항구가 세습한 게 아니었다. 이완용은 1926년에 죽었다. 둘째아들 이항구는 그 전에 작위를 받았다. 아버지와 별도로 받은 것이다. 이완용 한 사람뿐 아니라 이완용 부자도 독보적인 친일파 부자였다. 이완용은 '단식'뿐 아니라 '복식'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친일파였다.


이항구는 아버지 덕을 입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적 친일 행위를 벌였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왕족을 감시할 목적으로 만든 '이왕직'이란 관청의 장관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1940년 이후로는 한국인들을 일본의 침략전쟁에 동원하는 데도 가담했다. 이를 위해 글도 쓰고 물질도 헌납했다. 그는 1941년 7월호 <조광>지에 이렇게 기고했다.


"국민의 한 사람 한 사람이 현재 전장에서 싸우고 있다는 생각을 좀 더 강하고 예민하게 또 그리고 명확히 자각하고 인식하여 일층 더 긴장된 기분으로 총후(銃後, 후방)의 봉공을 완수하여서 신도(臣道, 신하의 도리) 실천에 노력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버지 못지않은 친일파였던 이완용의 아들들

▲<이완용 평전>ⓒ 한겨레출판


<미스터 션샤인> 속의 이완익 자식은 아버지를 벌레 대하듯 대하지만, 실제의 이완용 자식은 그렇지 않았다. 이항구는 "국민의 한 사람 한 사람이 현재 전장에서 싸우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치열한 친일파의 길을 걸었다. 아버지의 길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이 가문의 친일은 2대를 이어 3대로까지 계승됐다. <이완용 평전>에 나오는 또 다른 대목이다.


"1926년, 이완용 사후에 그의 작위는 이항구의 아들 이병길에게 세습되었다. 이병길은 일찍 사망한 이완용의 첫째아들 승구의 양자였다."


이완용의 첫째아들 이승구는 1905년에 죽었다. 이 때문에 이승구의 조카이자 이항구의 아들인 이병길이 이승구의 제사를 위해 양자로 입양됐다. 이완용이 죽은 1926년, 이병길은 장손 자격으로 할아버지의 후작 작위를 계승했다. 이로써 이완용-이항구-이병길 3대가 일본 작위의 보유자가 됐다.


이병길도 할아버지 덕을 입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독자적 친일파의 길을 걸었다. 그 역시 일본의 침략전쟁에 한국인들을 동원하는 데 가담했다. 이 때문에 해방 뒤, 친일파 잡는 반민특위에 체포됐다. 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이 반민특위를 무력화시키고 친일파를 보호하는 바람에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그런데 이 집안의 문제점은 3대로 끝나지 않았다. 이완용의 증손자까지 4대째로 이어졌다. 대한민국 시대에 들어서도 이 집안은 친일과 관련된 문제로 말썽을 일으켰다. 1990년대에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사건이 있었다. 해방을 계기로 상실한 친일파 조상들의 토지를 되돌려달라며 후손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일들이 연달아 벌어졌다.


해방 후에 친일파 재산이 전부 몰수된 것도 아니었다. 많이 몰수된 것도 아니었다.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이 친일파를 보호했기 때문에, 많이 몰수될 리도 없었다. 얼마 되지도 않는 몰수 재산을, 땅값이 상승하는 틈을 타서 되돌려 받으려고 후손들이 1990년대에 나섰던 것이다.


이완용 증손자의 소송, 친일파 재산 원상복귀 물결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한 장면.ⓒ tvN


그런데 이때 앞장을 선 인물이 바로 이완용의 증손자 이윤형이다. 이병길의 아들이다. 그로부터 약 90년 전 증조부가 그랬던 것처럼, 이때도 증손자도 앞장을 섰던 것이다. 박용석 부산대 법대 교수가 쓴 '친일 후손의 토지 소유권의 회복 주장과 소급입법에 의한 불허에 대한 평가'에 이런 대목이 있다.


"친일파 후손에 의한 재산반환소송이 사회적 관심사로 부각된 것은 이완용의 증손자가 1992년 서울대학교를 상대로 경기도 고양시 향동동 소재 2만 5000평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면서부터였다. 이 소송은 원고의 소취하로 종결되었지만, 이후 경기도 여주군과 강원도 철원읍 관전리 일대, 서울시 북아현동 일대 부동산에 대한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여타 친일파 후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소송이 연속 제기되는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고···." - 2006년 한국토지법학회가 발행한 <토지법학>에 실린 논문.


이완용의 증손자가 '용감하게' 재산반환소송을 제기한 게 계기가 돼 여타 친일파 후손들의 소송이 줄을 잇게 됐다는 것이다. 증손자의 소송 자체는 친일이 아니지만, 증조부의 친일 행위로 인한 결과물을 원상회복시키려 했다는 점에서 증조부의 친일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보고한 바에 따르면, 고종 황제를 퇴진시키고 대한제국 군대를 해산시켜준 대가로 이완용은 일본한테서 지금 돈 20억 원을 상금으로 받았다. 또 1910년에 대한제국을 없애준 대가로 지금 돈 30억 원을 받았다. 여기다가 각종 뇌물도 많이 챙겼다.


이완용은 이렇게 모은 돈으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1.9배 되는 부동산을 보유했다. 1910년 당시 이완용의 총 재산은 지금 돈 200억 원이었다. 그런데 15년 만인 1925년에는 최소 600원으로 불어났다. 당시 이완용은 '경성 최대의 현금 부자'로 불렸다. 단순히 민족반역만 한 게 아니라, 나라를 팔아 돈까지 챙긴 명실상부한 매국노였던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재산인 줄 뻔히 알면서 이완용의 증손자가 반환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이완용의 DNA가 4대까지 뻔뻔하게 이어졌다는 증거다. <미스터 션샤인> 속의 이완익 딸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실제의 이완용의 후손들은 이완용 못지않게 극도로 뻔뻔한 행적을 남겼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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