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0627213616356


[밀착카메라] '그들만의 아고라'..광화문 우리공화당 천막 현장

박민규 입력 2019.06.27. 21:36 수정 2019.06.27. 23:34 


[앵커]

밤낮없이 욕설과 고성이 나오고 지나는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합니다. 우리공화당이 불법 점거하고 있는 광화문 광장의 모습입니다.


무질서를 넘어서 불법이 난무하는 현장을 밀착카메라 박민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화문역 9번 출구입니다.


지하철역에서 광장 한복판으로 이어지는 통로인데요.


지금은 셔터가 내려가 있고 안쪽에 '시민 안전을 위해 통행을 제한한다' 이런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밖에서 안으로뿐만 아니라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것도 제한이 됩니다.


때문에 안쪽에 있는 화장실과 수유실은 이용할 수 없게 돼버렸습니다


[김형수 : 오랜만에 왔는데 되게 당황스럽네요. 문이 딱 닫혀있는 걸 보고…]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는 더 난감해합니다.


[김범룡 : 애들한테 미리 말은 해놨거든요. '다른 생각을 가진 아저씨들이 있어서 많이 볼 거다'라는 말까진 했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모르겠어요.]


우리공화당은 이곳을 '천막당사'라고 부릅니다.


파란 천막 아래 공화당원들이 모여있습니다.


24시간 내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인데요.


이 쪽에는 입당 원서를 받고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조금 더 들어가 보시면 보온물병과 각종 생수, 라면 등 간단한 음료와 식사를 준비해 놓은 모습도 보입니다.


이쪽에 보이는 까만 그늘막까지 지금 보여드린 전부가 철거 이후에 새로 설치한 것입니다.


가운데 쪽을 보시면 휴대전화를 이용해서 각종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시민들과 실랑이가 수시로 벌어집니다.


[아비, 어미도 없냐 이 XXX야. 지나가면서 실실 쪼개면서…]


[이진욱 : 전화하고 있는데 재수 없다고 가라고 소리 지르더니 두 명이 나를 때렸어요.]


취재진도 위협합니다.


[여태까지 뭐 했는데! 언론 개 기레기들이 (보도를) 안 내주니까 그런 거야.]


사흘 전 강제 철거 이후 다시 설치한 천막은 기존의 2배가 넘습니다.


서울시청 앞입니다.


우리공화당 당원들이 박원순 시장을 규탄한다며 모여있는데요.


이 집회에 대비해서 경찰이 시청 앞에 폴리스라인을 쳐놨고요, 시청 측은 아예 정문을 닫아놨습니다.


곧 공화당 측이 기자회견을 시작한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지 들어보겠습니다


[박태우/우리공화당 사무총장 : 한번 (철거)해보십시오. 전국에서 애국시민들이 3만, 5만이 모여서 서울시청을 난입할 거예요. 경고합니다. 박원순 시장.]


시민들의 반응은 회의적입니다.


[유상열 : 전혀 합리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본인들이 여기 와 있는 이유도 설명을 제대로 못 하면서…]


지금 시간이 밤 10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하루종일 이곳에서 이어지던 공화당 측 행사, 방금 전에야 끝이 났는데요.


하지만 당원 상당수가 이렇게 밤새 천막 안에 남아있을 예정이라서 광장은 여전히 복잡합니다.


광장 전체가 금연구역이지만 곳곳에서 담배를 피웁니다.


[당신은 어디 가서 얼마나 깨끗하게 사는데. 야, (과태료) 4만원짜리 담배 하나 피운 게 죽을죄 지었냐?]


고성을 지르며 카메라를 막아섭니다.


[지금 뭐하러 온 거야? 찍지 마, 찍지 말라고.]


인터뷰에 응한 당원들도 언론을 믿지 않습니다.


[채승한 : 지금 언론은 국가의 개예요, 그냥. 전부 다 왜곡돼.]


[강성숙 : (뉴스는 당원 분들은 거의 안 보시나요?) 안 보죠. 유튜브가 정확하죠. 우리 유튜브 한 번 보세요, 기자님도.]


날이 밝자 애국가가 울려 퍼집니다.


국민의례에 이어 단체로 체조도 합니다.


이어 저마다 인터넷 방송을 진행합니다.


[이동규 : 김정은이가 대한민국의 간첩들한테 박근혜 대통령 탄핵시키라고 지령을 내렸고, 문재인은 빨갱이 간첩입니다.]


서울시가 자진철거를 요구하고 있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조원진/우리공화당 대표 : (자진철거를 좀 해달라 이렇게 계고장을 받으셨는데) 자진철거 안 합니다. 6시까지 안 합니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고성과 몸싸움에 관광객들도 당황합니다.


[니다 모제스/인도네시아 관광객 : 무슨 축제인 줄 알았어요. 생각했어요. 카메라 든 사람들도 많고요. 그런데 혼란스러운 게 사람들이 누워있는 게 보여서…]


여름이면 물줄기를 뿜어내던 바닥분수는 작동을 멈췄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을 제외하면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표할 수 있는 광장의 의미, 특정 집단의 일방적인 구호로 빛이 바래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윤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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