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01019


"전광훈 목사는 기독교 내에서도 통제가 안 되는 사람"

[인터뷰] 전광훈 목사와의 '악연', 지유석 굿모닝충청 기자

20.01.02 15:19 l 최종 업데이트 20.01.02 15:25 l 이재환(fanterm5)


 개천절인 지난해 10월 3일 보수 단체의 광화문 집회에서 폭력 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총괄대표 전광훈 목사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개천절인 지난해 10월 3일 보수 단체의 광화문 집회에서 폭력 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총괄대표 전광훈 목사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지난 12월 27일 검찰은 지난해 10월 광화문 집회에서 불법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전광훈 목사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전 목사가 부적절한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광훈 목사는 이른바 '여성 속옷' 발언과 '전교조 성 공유' 발언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이미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오르내린 인물이다.


전 목사는 지난 2005년 1월 경북 대구의 한 교회에서 열린 청교도영성훈련원 목회자 집회에서 '여성 속옷' 발언을 했다. 또, 지난 2012년에는 '전교조에서 성을 공유하는 사람이 1만 명'이라고 말해 전교조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전 목사는 '전교조 성공유' 발언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014년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정혜원 판사는 전교조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며 전광훈 목사에게 8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굿모닝 충청> 지유석 기자는 전광훈 목사와의 인연이 깊다. 악연에 가까운 전 목사와 지유석 기자의 인연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개된 바 있다.


지유석 기자는 지난 2014년 다음 카페 <한국교회 정화운동협의회>에 '전광훈 800만 벌금에 부쳐'라는 글을 올렸다가 전 목사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다. 검찰은 200만원의 벌금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유석 기자는 전광훈 목사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에 남다른 감회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30일 충남 아산시에 있는 지유석 기자의 자택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전 목사와는 소송이후에는 오히려 인터뷰도 하고 연락이 닿을 정도로 관계가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와 관련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지유석 기자는 "전광훈 목사는 기독교 내에서도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법과 원칙이 정한 대로 그를 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래는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기독교 위상 추락... 각성해야 할 때다"

 

 <굿모닝 충청> 지유석 기자. 지난 30일 그의 자택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굿모닝 충청> 지유석 기자. 지난 30일 그의 자택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이재환

  

- 전광훈 목사와는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전 목사와 '얽히게' 된 사연을 말해 달라.

"지난 2012년 다음 카페(한국교회 정호운동협의회)에서 활동했다. 회원수도 그다지 많지 않은 조그만 카페였다. 카페에 '전 목사는 신앙의 본질에 집중하라'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 전 목사는 해당 글을 문제 삼으며 나를 고소했다.


당시 대전지검 천안지청에서는 해당 사건에 대해 벌금 200만원으로 약식기소했다. 황당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식 재판을 청구하고 법정 다툼을 시작하게 되었다. 전 목사는 비단 여성 속옷 발언뿐 아니라 전교조 성 공유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 정광훈 목사 고소건은 지난 2016년 1심에서 승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 최종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

"1심도 무죄가 나왔고, 물론 2심도 무죄가 나왔다. 1심 진행 중에도 상대와 합의가 이루어지면 소송 취하가 가능하다. 전광훈 목사와 합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려고 했다. 실제로 전광훈 목사와도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무시하고 항소 했다.


검찰은 항소를 통해 벌금을 100만원으로 줄였다. 검찰이 구형량을 줄였을 때 승소를 직감했다. 내가 예상한 대로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결국 검찰은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어쨌든 그 일을 겪으면서 검찰이 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벌금 200만원이면 '잡범' 수준이다. 그런 수준의 사건을 그렇게 까지 물고 늘어질 필요가 있나 싶었다. 검찰이 작심하면 상당히 무서울 수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 전광훈 목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혹시 있나.

"물론 전하고 싶은 말은 많다. 나와의 소송 당시 재판부는 전광훈 목사의 속옷발언에 대해 '종교 지도자로서의 신학적 소양, 전문성, 도덕성, 진실성 등을 두루 갖출 것이 요구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재판부의 일침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전 목사는 기독교인들이 들고 일어나면 정권이 뒤집힐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기독교사회연구원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독교인들 조차도 전 목사가 기독교인들 대표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전 목사는 아직도 자신이 기독교를 대표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전 목사는 2016년 총선에서 의회에 입성할 뻔했다. 지지율이 그만큼 높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전 목사는 여전히 남다른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여론이 완전히 달라졌다.


전 목사는 이 시점에서 자신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하나님의 뜻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또, 자신의 행동이 반 그리스도 적일 수 있다는 점을 이제는 깨달았으면 좋겠다."


- 지난해 12월 27일 검찰은 불법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전광훈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소식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10월 3일 집회에서도 그랬지만 전 목사는 이미 그 이전부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하야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도가 지나쳤다. 지난 8월 집회에서 전 목사는 '우리(교회)가 1000만을 동원하면 청와대가 알아서 문을 열어 주게 되어 있다. 국민저항권을 행사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형적인 가짜뉴스이다. 청와대가 1000만을 조직한다고 해서 문을 열어 주는 곳인가. 그런 법조항 자체가 없다. 전광훈 목사는 이제 기독교계 안에서도 통제가 안 되는 상태이다. 법과 원칙대로 그를 대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본다.


- 한동안 한국교회 문제에 집중해서 기사를 쓴 것으로 알고 있다. 교회 문제에 천착한 이유가 무엇인가.

"집적적인 계기는 A목사의 성추행 문제를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어릴 때 엄마의 강요로 교회에 나간 경험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교회의 문제가 비교적 잘 보였다. A목사 사건을 겪기 전까지는 교회의 테두리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달라졌다. 교회 내부에서는 해결 할 수 없는 문제가 많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한국 교회가 이대로 가다가는 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A목사 사건이 있은 지 9년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그러는 사이 기독교의 위상도 추락하고 있다. 그러다가 기독교도 소수종교로 전락할 수 있다. 기독교계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수 기독교가 정치에 개입하는 일 막아야"


- 교회를 취재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 취재원 확보에 어려움은 없었나.

"요즘은 교회 내부에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취재원을 확보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오히려 목사들을 직접 만나는 것이 더 어렵다. 적어도 목사라면 낮은 곳에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야 한다. 하지만 대형 교회 목사님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 보수 교회들은 충남 인권조례폐지에 앞장선 것은 물론이고, 학생 인권 조례 등 인권이 들어가는 모든 조례에 반응을 보이며 폐지에 앞장서고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 마디로 인권 교육을 잘못 받아서 그런 것 같다. 그들의 논리구조는 매우 간단하다. 인권을 보장해 주면 동성애가 창궐할 것이란 논리이다. 성소수자는 그야말로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든 소수자로 머물러왔다. 홀대를 받아 온 것이다. 적어도 기도교인이라면 고달프게 살아가는 그들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감싸주지는 못할망정 돌이라도 던지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요즘은 기독교계에서 논리를 살짝 바꿔서 '부모와 아이를 중심으로 한 정상' 가정이란 이미지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핀란드 마린 총리는 34세의 젊은 나이에 총리가 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 또한 동성애 가정에서 자랐다. 동성애 가정에서도 훌륭하게 자란 사람들이 적지 않다. 내가 말하고 싶은 요지는 이제 더 이상 '남녀'가 부모의 기준이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 한국 보수 교회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나.

"기사를 통해서도 수도 없이 한국 교회를 지적하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제는 입이 아플 정도이다. 변한 게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종교(보수 기독교)가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막는 데 일조하고 싶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독교계가 나서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후에 우리 사회는 어떤 일이 벌어졌나. 하나님의 나라가 정말로 왔나. 전혀 그렇지가 않다."


-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전광훈 목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 반정부 투쟁에 누구보다도 열심인 것이 보수교회이다. 전 목사는 하나님의 권세에 순종하라는 설교 말씀을 입맛에 따라 달리 해석하는 것 같다.


실제로 전목사는 젊은 층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판했을 때 '대통령을 비난하지 말고 위의 권세와 친해지라'는 취지로 설교한 적이 있다. 전 목사야 말로 이제는 공권력에 순종할 필요가 있다. 입맛에 맞지 않다고 해서 권세에는 충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반추해 보길 바란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