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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한 MBC 스트레이트, 나경원 첫 방송 잡은 이유
[인터뷰] 진행자 조승원 기자 “검찰 수사에 달라지는 여론 문제의식”… 고소 예고에 제작진 “취재한대로 보도할 뿐”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승인 2020.01.14 16:14
MBC 탐사 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새해 첫 아이템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자녀의 특혜 의혹이었다. 아들 김아무개씨 학술 포스터 표절 및 저자 자격 등 특혜 논란이 핵심이다.
이 아이템을 다룬 13일 오후 방송에 반응이 뜨거웠다. 전국 시청률(TNMS) 5.3%를 기록했다. 수도권 시청률은 6%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5월 가수 승리의 성 접대 의혹 방송 이후 최고 수치였다. 기존 진행자 주진우·김의성씨를 지난해 말 교체하며 새 출발을 알린 프로그램으론 나쁘지 않은 성과다.
▲ MBC 탐사 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새해 첫 아이템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자녀의 특혜 의혹이었다. 조승원 기자가 새 진행자로 나섰다. 사진=MBC 스트레이트 화면 갈무리.
새 진행자로 나선 조승원 MBC 기자는 14일 통화에서 “이전 진행자 분들이 워낙 유명하신 분들이라 적지 않은 부담이 있었다. 첫 방송이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시청자 반응은 아무래도 아이템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 기자는 “조국 사태를 거치며 우리사회가 논문과 도덕성 문제에 관심이 커졌다”면서 “방송을 준비하며 느낀 건 검찰이 수사하면 할수록 기사 수가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조국 전 장관과 달리 나 의원 자녀 의혹 수사는 매우 더디다. 검찰이 수사하지 않다보니 상대적으로 기사 수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조 기자는 “검찰이 이 사건에 지지부진하니 검찰 출입 기자들도 관련 기사를 쓸 수 없는 상황 아닐까 짐작한다”며 “그 간극을 메우는 게 탐사 프로그램 아닌가 싶다. 여론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다룰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 MBC 탐사 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새해 첫 아이템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자녀의 특혜 의혹이었다. 사진=MBC 스트레이트 화면 갈무리.
나 의원은 13일 방송 직전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MBC가 방송을 예정하고 있는 내용이 진실이 아니라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나 의원은 이후 보도 자료를 통해 MBC 기자들을 상대로 한 형사 고소를 예고했다.
조 기자는 “아들의 조기 유학 자체가 불법이었다. 서울대 교수에게 실험실을 빌려달라고 청탁하는 등 일반인이라면 누릴 수 없는 특혜를 누렸다. 나 의원 해명은 ‘특혜로 읽힌다면 유감’이었는데 특권의식을 내려놓자는 사회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스트레이트 데스크인 허유신 기자는 나 의원의 형사 고소 예고에 “13일 가처분 결과를 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상이 되지만 나 의원이 어떤 부분을 문제 삼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며 “우리 보도 핵심은 김씨의 학술 포스터 두 개가 과연 연구에 기여한 결과물인지에 있다. 연구윤리 승인을 받지 않았던 부분, 서울대 대학원 소속인 것처럼 표기된 부분 등을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허 기자는 “나 의원뿐 아니라 서울대 교수 등도 피하기만 할 뿐 MBC 취재와 답변 요구에 제대로 응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터를 발표했던 국제학술단체 IEEE(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 측에 자문성 취재를 한 것이고 담당자가 (표절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등)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 MBC 탐사 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새해 첫 아이템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자녀의 특혜 의혹이었다. 사진=MBC 스트레이트 화면 갈무리.
허 기자는 “IEEE가 포스터에 문제가 있다고 발표하면 공저자로 기재된 서울대 교수나 연구원들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지금이라도 이들이 진실을 밝혀주셨으면 한다”며 “서울대는 로스쿨 교수인 조국 전 장관의 논문 본조사에 착수했는데 이 사건(나 의원 자녀 특혜 의혹)에는 다소 미온적이다. 아무래도 서울대 현직 교수와 연구원들이 관련됐기 때문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허 기자는 “이른바 ‘부모 찬스’로 혜택을 제공받는 케이스가 공개될 경우 파장을 우려할 수 있지만 (조국 전 장관과 나 의원에 대한) 이 같은 대응 차이는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뒤 “스트레이트는 늘 그렇듯 답을 정해놓고 몰아가는 보도는 하지 않는다. 우리는 취재한 만큼 취재한대로 보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나 의원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포스터와 관련해서는 이미 충분히 소명했다. 학회 홈페이지 및 공식 자료집 등에 소속 고교가 정확히 명시돼 있는데도 소속 문제를 집요하게 제기하며 악의적 음해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나 의원은 “제1야당 전 원내대표 자녀와 관련해 집요하게 지상파로 여론전을 하는 MBC 편파성에 국민들은 그 의도를 짐작하실 것”이라며 MBC 보도가 편향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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