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황종호, 대통령실 인사개입 의혹…"00누나 꽂아주면 안 돼요?"
행정요원 A, 황 행정관에게 인사 청탁…'00누나' 대통령실행
두 사람 모두 대통령실 근무 중…황 행정관 영향력 배경은 '대통령 내외'
 
2024-10-31 06:00:00 ㅣ 2024-10-31 06:00:00
 
[뉴스토마토 박현광 기자] 황종호 대통령실 행정관이 대통령실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제기됐습니다. 황 행정관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인적 쇄신을 요구한 이른바 '김건희 라인' 중 한 명입니다. 윤 대통령은 쇄신 대상자로 지목된 이들의 구체적인 비위 행위를 알려달라며 사실상 한 대표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인사권자로서의 불편함도 숨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1일 <뉴스토마토>는 지난 2022년 5월 황 행정관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산하 디지털소통비서관실(현 홍보수석 산하 뉴미디어비서관실) 행정요원 A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 캡처본을 확보했습니다. 날짜가 특정되진 않지만, 대화는 2022년 5월10일과 13일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두 사람의 대화가 일단락되고, 다시 대화가 시작된 날이 2022년 5월14일입니다. 대화 내용을 뜯어보면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 집무실이 청와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옮겨진 이후라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 나옵니다. A는 황 행정관을 자신의 휴대전화에 '황종호 차장님'이라고 저장해 뒀습니다. 여의도 정치권에서 황 행정관은 '황 차장'으로 통하기도 합니다.
 
A는 오전 7시13분 황 행정관에게 "용산 오면 잠깐 얼굴 봬요. 10시쯤 오시져?"라고 텔레그램을 보냈고, 황 행정관은 "오늘 용산 들어가는 일은 아직 없어 ㅠ"라고 답합니다. 그러자 A는 "우리 실에 00누나 꽂아주면 안 대여?"라고 부탁합니다. 이어 윤 대통령 홍보 포스터를 공유하며 "저희 디자이너 없어서 촬영팀에 부탁했는데 이렇게 주는데, 디자이너 없어서 너무 힘들어요"라고 말합니다.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A의 인사 청탁 이후 '00누나'로 언급된 B는 디지털소통비서관실 행정요원으로 채용됐습니다. A와 B는 지금도 대통령실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뉴스토마토>는 윤종군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A와 B의 정확한 채용일 확인을 요구했지만, 대통령실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황 행정관의 인사 전횡과 이로 인한 문제점은 여권 내 골치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권 내 청년 정치인은 "황 차장의 청년 인사 전횡에 대한 소문은 이미 여의도에선 파다하다"면서 "능력이 없는 사람을 꽂아 넣으니 사고가 나는 게 당연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미지=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산하 디지털소통비서관실이 홍보수석 산하 뉴미디어비서관실로 개편된 것도 실무적 미숙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습니다. 2022년 8월 집중호우로 인한 물난리 당시, 대통령실은 일가족 3명이 참변을 당한 반지하를 구경하듯 바라보는 윤 대통령 모습을 홍보 포스터로 만들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국민 안전이 최선입니다'라고 쓰고, 하단에 '제20대 대통령실'이라는 문구를 새겨 포스터를 배포했습니다.
 
황 행정관은 <서울의소리>에서 공개한 '김대남 녹취'에서도 등장합니다.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지난 4·10 총선에서 이원모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밀려 용인시갑 공천에서 탈락했습니다. 이후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는 뭐 어쨌든 지금 어디 공기업이라도 들어가야 되니까. (황)종호라든지 이제 현 정권에 그냥 납작 이제 저거 해가지고 자리 하나를 받아내야 되니까"라고 말합니다. 황 행정관이 인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김 전 행정관도 알고 있었던 셈입니다.
 
황종호 대통령실 행정관이 2021년 6월27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출마 선언 장소인 매헌윤봉길기념관을 사전 답사할 때 동행하고 있다. (이미지=더팩트)
 
황 행정관은 황하영 동부전기산업 회장의 아들로, 황 회장과 윤 대통령은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황 행정관은 2021년 6월27일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 선언 장소인 매헌윤봉길기념관을 사전 답사할 때 동행해 언론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황 행정관은 대선 캠프 당시 '1호차'를 함께 타고 다니며 비공식적으로 윤 대통령 수행을 맡았고, 윤 대통령을 '삼촌'으로 부르는 등 대통령 내외와 매우 가깝다는 게 여권 내 정설입니다.
 
황 행정관은 대통령실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뉴스토마토>와 만나 "사실이 아니다. A와 B는 대선 당시 수행팀에서 일을 했고, 그 공을 인정받아서 대통령실에 들어온 것일 뿐이다. 선거 때 공을 세운 사람이 대통령실에서 일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아닌가"라며 "나는 A의 부탁을 받고 그것을 대통령에게 말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박현광 기자 mu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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