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전 법제처장 “대통령 당선자 취임 전 공천 개입은 탄핵사유”
“임기 단축 개헌해야”
신민정 기자 수정 2024-11-04 16:39 등록 2024-11-04 15:53
이석연 전 법제처장. 연합뉴스
대한민국 ‘1호 헌법연구관’이자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동서대 석좌교수가 윤석열 대통령의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취임 전 ‘누굴 공천하라’고 했다는 건 탄핵 사유”라며 “(탄핵당하기 전) 윤 대통령이 임기 단축 개헌을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처장은 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대통령 당선자 시절의 일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대통령실과 친윤석열계 의원들을 겨냥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 대통령 취임 전 벌어진 일이므로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펴는데, 공직선거법 위반은 아니어도 헌법 위반”이라고 잘라 말했다. 헌법 68조2항은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며 당선자의 ‘헌법상 신분’을 언급하고 있다.
이 전 처장은 “대통령 당선자가 되면 경호인력이 붙고, 일거수일투족을 보조하기 위한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 내각을 조각할 권한까지 갖게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당선자는 공무원보다 훨씬 더 국가에 대해 종속된 신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선자가 취임 전에 ‘누굴 공천하라, 누굴 도와라’했다는 것은 완전히 헌법에 보장된 신분을 저버린 것으로 탄핵 사유가 될 수밖에 없다”고 이 전 처장은 덧붙였다.
국정 위기의 해법과 관련해 이 전 처장은 “대통령이 나서서 임기 단축 개헌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를 1년 정도 단축하고, 단축된 기간 안에서 최선을 다해 국정을 운영하면 지금까지 잘못된 걸 만회할 수도 있다”며 “적당히 빠져나가려고 그러면 정말 큰 (국민의)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 부부에게) 억울함이 있다면 특검을 통해서 밝히면 된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주장한) 특별감찰관도 바로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특별감찰관과 특검은 다르다. 특별감찰관은 앞으로 일어날 대통령 친인척의 비리를 감시하는 기구고, 특검은 이미 저질러진 행위에 대해 수사하겠다는 것”이라며 “‘특별감찰관을 임명했으니 특검은 덮자’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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