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집회 나선 이재명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죽지 않는다”
민주당 ‘제3차 국민행동의 날’…“이 나라 주인은 윤석열·김건희로 바뀐 듯, 민주주의와 반민주주의 싸움 시작”
조한무 기자 chm@vop.co.kr 발행 2024-11-16 19:38:3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 앞 도로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및 시민사회 연대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16.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다음날, 민주당이 장외집회를 열고 윤석열 정권을 규탄했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 유세를 방불케 하는 연설에서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는 걸 여러분이 확실하게 보여달라”며 지지자들의 투쟁을 호소했다.
 
민주당은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이라는 주제로 집회를 열었다.
 
제법 굵은 빗줄기가 떨어지는 와중에도 경복궁 앞 도로엔 수많은 시민이 몰렸다. 민주당은 참석자 규모를 30만명으로 추산했다. 무대가 설치된 경복궁 동십자각 앞부터 광화문을 지나 3호선 경복궁역까지 인파가 이어졌다. 이들은 우비를 입고 앉아 한 손으로는 우산으로 비를 막고 다른 손으로는 ‘김건희를 특검하라’, ‘윤석열을 거부한다’, ‘국민과 함께 진실은 승리합니다’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어 보였다.
 
참석자들은 사회를 맡은 안귀령 민주당 대변인의 선창에 따라 ‘민주 말살, 야당 탄압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정적 말살, 조작 수사, 정치 검찰 규탄한다’, ‘무능한 부패 대통령, 국민은 거부한다’, ‘김건희 돈봉투 의혹, 특검으로 수사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 대표는 20대 대통령 선거 유세곡이었던 ‘질풍가도’를 배경으로 무대에 올라, 양손을 번쩍 들어 보였다. 그의 발언은 10여 분간 이어졌다.
 
이 대표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동지 여러분, 이재명 펄펄하게 살아서 인사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국민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인이고, 이 나라의 모든 권력은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쓰여야 한다”며 “국민이 원하면 그것이 비록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당연히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그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 아닌 것 같다”며 “어느 순간부터 이 나라의 주인은 윤석열, 김건희, 명태 등으로 바뀐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에 민주공화정의 위기가 찾아왔다”며 “민주주의와 반민주주의의 싸움이 시작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제 국민이 대한민국의 주인 자리를 당당하게 되찾아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이 자리에 함께한 여러분과 이 나라 강토에 발을 딛고 사는 모든 사람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당당하게 선언하고, 주인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분연히 일어설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는 동지다. 부족함이 있어도 비록 불만이 있어도 그 작은 차이를 넘어서 더 큰 적을 향해 함께 손잡고 싸워 나가자”며 “우리가 이 세상의 주인이라는 걸 그들에게 똑똑히 보여주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것도 결국 작은 실천에 달려 있다”며 “손가락 하나라도 놀리고, 전화라도 한 통 하고, 댓글이라도 쓰고,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으면 손 꼭 잡고 참여해서 우리가 살아있음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이 대표는 본인의 정치 인생을 되짚으며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임을 강조했다. “이재명은 2004년 7월에 정치를 시작했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정치란 기득권자들에 목매서 공천받기 위해 충성 서약하고, 엄청난 돈을 써서 당선되면 도둑놈의 길을 가고, 떨어지면 알거지가 되는 시대가 있었다”며 “그런 암울한 시대에 국민과 당원의 지지를 받으면 누구나 공천받아 출마할 수 있고 공직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던 것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께서 열어준 그 길을 제가 따라왔다”며 “그 순간부터 저는 개인 이재명이 아니라 이 나라 국민의 충실한 도구로서 유용하게 쓰이기를 바랐고 그 이상을 바라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정부패를 없애고, 불의한 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공정한 세상이다’, ‘우리의 자식들도 희망이 있다’고 믿어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달려왔다”며 “여러분이 있기 때문에 이재명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에게 힘을 내라 하지 마시고 여러분이 힘을 내라”며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죽지 않는다’, ‘이 나라의 미래는 죽지 않는다’ 여러분이 확실하게 보여달라”고 호소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 앞 도로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및 시민사회 연대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1.16. ⓒ뉴스1
 
이기영 “믿을 건 민심의 법정 하나…여기서 승부를 보자”
서영교 “윤석열·김건희, 국정조사·특검으로 올려 처벌해야”
 
이 대표 발언에 앞서 배우 이기영 씨의 연대발언이 있었다. 이 씨는 전날의 이 대표 선고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이 떠올랐다”며 “박정희 정권이 현해탄에 산 채로 수장하려 했지만 김 대통령은 버텨냈고 끝내 대통령이 됐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이 대표도 이 시련을 반드시 이겨낼 거라고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대표가 언급한 ‘세 가지 법정’에 대해 말했다. 전날 이 대표는 판결 직후 “현실의 법정은 아직 두 번 더 남아있다”며 “그리고 민심과 역사의 법정은 영원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우리는 현실의 법정에선 졌다”며 “검찰이 아무리 망나니 칼을 휘둘러도 법원은 최소한의 이성이나 양심이 있을 거라고 기대지만, 그 기대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역사의 법정은 영원하다고 했지만, 우리는 지금 너무 절박하다”며 “저들 밑에서 살고 있는 하루가 숨쉬기 힘들다. 역사의 법정은 너무 길다”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가 믿을 건 민심의 법정 하나”라며 “멀리 있는 민심의 법정이 아니라, 당장의 민심의 법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중들을 향해 “여기서 승부를 보자”며 “그 민심과 함께 우리 돌파해 나가자”고 목이 쉬도록 강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비장하지만 놀이처럼 싸우자”며 “그러면 거리에서 광장에서 지치지 않고 즐겁게 싸우면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이 씨는 참석한 민주당 인사, 시민들과 “이재명은 무죄다”, “윤건희는 퇴진하라”고 외쳤다.
 
이 씨 발언 중간에 이 대표가 자리 잡고 앉는 모습이 전광판에 비치자 이 대표가 손을 들어 인사했고, 참석자들은 박수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서영교 민주당 명태균게이트진상조사단 단장은 “명태균 게이트를 샅샅이 조사해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고, 명태균과 연관된 윤석열 그리고 김건희를 국정조사하고 특검에서 처벌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 단장은 “명태균이 쏘아 올린 범죄가 윤석열의 범죄로 드러나고 있다”며 “명태균이 조정하는 사람이 김건희였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장님 무사의 잘못된 국정농단, 우리가 낱낱이 밝혀서 처벌하자”며 “앉은뱅이 주술사의 비선 개입, 우리가 낱낱이 밝혀서 처벌하자”고 외쳤다.
 
서 단장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관련 의혹을 하나하나 짚었다. 그는 “여론조사를 81번이나 공짜로 받고, 3억 7,500만 원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윤석열·김건희의 정치자금 위반 죄, 그리고 여론을 조작했으니 여론 조작 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 씨에게 코바나 콘텐츠 이름이 적힌 봉투 자그마치 500만 원짜리를 2개나 줬다고 한다”며 “불법 금품 기부 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육성 녹취록도 언급했다. 그는 “‘내가 김영선에게 공천 좀 주라고 했는데’라고 말했으니, 윤석열은 공천에 개입한 죄”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했다고 최소 2년 징역을 받았고, 김영선과 강서구청장 김태호, 그리고 포항시장 공천에 개입했다고 이준석 전 대표가 말하고 있으니, 이와 관련해선 최소 10년의 징역은 때려야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창원산단 기밀을 누설했다고 한다”며 “현대중공업과 두산 에너빌리티 관련 국가 기밀을 누설한 책임까지 물어 명태균게이트진상조사단이 윤석열·김건희게이트진상조사단이 돼 국정조사로 올려놓고 특검으로 올려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집회 이후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이 주최하는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에 합류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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