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JTBC 거부한 김용현 측… “내란 당위성 설파? 언론, 입이 돼선 안돼”
전국언론노조·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 긴급성명
“완전한 언론자유 보장 안 하면 언론은 기자회견 취재 전면 거부해야”
기자명 박서연 기자 psynism@mediatoday.co.kr 입력 2024.12.25 19:52 수정   2024.12.25 20:15
 
▲지난 10월1일 김용현 전 국방장관(왼쪽부터)과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지난 10월1일 김용현 전 국방장관(왼쪽부터)과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12·3 내란 사태 핵심 피의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단이 MBC와 JTBC를 비롯한 특정 언론사들 취재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히자, 언론단체들이 “일부 언론에 취재 특혜를 주고 내란범죄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스피커로 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모든 언론은 내일 내란범 김용현 변호인단이 완전한 언론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한 기자회견 취재와 보도를 전면 거부하라”고 당부했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오는 26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서초동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 공지했다. 다만 변호인단은 “초청하는 기자님들은 이 단톡방에 속하신 분들로 제한합니다. 다른 언론사나 기자님은 오셔도 참여하실 수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자신들이 단체대화방에 들어올 수 있도록 허락한 매체만 기자회견에 참석하게 한다는 것.
 
25일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취재진과 소통할 수 있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개설했는데, 이 과정에서 MBC와 JTBC를 비롯해 다른 지상파와 일부 종편·일부 종합일간지 등의 매체도 단체방 입장을 막았다고 한다.
 
그러자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는 25일 <어떤 언론도 내란범의 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제목의 긴급 공동성명을 냈다. 언론단체들은 내란범 김용현의 변호인단을 향해 △특정 언론사에 대한 취재 제한 조치를 철회할 것 △내란에 가담한 범죄자들은 언론을 내란 선동 정당화를 위한 도구로 악용하지 말 것 △대한민국 모든 언론은 내일(26일) 완전한 언론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한 기자회견 취재와 보도를 전면 거부할 것 등을 주장했다.
 
언론단체들은 “공수처와 국수본 등의 수사마저 거부하고 있는 내란의 핵심인물이 자유로운 취재를 가로막고 특정 언론을 배제한 채 일부 언론을 취사선택해 회견을 열겠다는 의도를 모를 국민이 있겠는가. 일부 언론에 취재 특혜를 주고 내란범죄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스피커로 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단체들은 “12·3 내란 과정에서 언론은 윤석열 일당의 최우선 척결, 통제, 장악 대상이었다”며 “12월 3일 불법 계엄 선포와 동시에 발표된 포고령의 핵심은 ‘가짜뉴스’를 빌미로 한 집회, 결사의 자유 등 표현의 자유 말살이었으며, 이는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언론통제 시도로 구체화 됐다. 또 다른 내란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서는 언론인을 수거 대상으로 지목하는 등 언론자유의 완전한 파괴를 실행에 옮기려 했음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론이 특정 매체를 취사 선택한 김 전 장관 측의 입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언론단체들은 “21세기 대명천지에 군사독재의 언론말살 망령을 부활시킨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적들이 일말의 반성도 없이 입맛에 맞는 언론을 취사선택해 여론 조작을 시도하겠다는 얄팍한 계산에 놀아난다면 그 언론 또한 내란의 공범이라는 오명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사안은 이념적 지향과 뉴스의 취사선택에 다른 기준을 갖는 언론사 간의 취재 경쟁의 문제가 아니다.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린 자들에 맞서 언론계 전체가 결연하게 공동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될 사안”이라며 “박정희 유신독재와 전두환 반란군의 스피커 노릇을 했던 대한민국의 언론의 역사적 과오가 2024년에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어떤 언론도 내란범의 입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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