꽝꽝꽝꽝꽝...KBS 촬영팀, 세계유산 병산서원 못질 훼손
김규현 기자 수정 2025-01-02 18:28 등록 2025-01-02 18:20

지난 30일 한국방송(KBS) 드라마 촬영팀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병산서원에 소품을 설치하는 모습. 건축가 민서홍씨 페이스북 갈무리
 
한국방송(KBS) 드라마 촬영팀이 세계유산인 병산서원을 훼손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경북 안동시의 말을 들어보면, 한국방송 드라마 촬영팀은 지난달 30일 오후 병산서원에서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만대루 등 서원 기둥에 등을 달려고 못 6개를 박았다. 이를 본 한 시민이 안동시에 문화재 훼손 신고를 했고, 현장에 나온 안동시 관계자들이 즉각 제지했다. 촬영팀은 당일 모두 철수했다.
 
안동시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못질을 한 5곳에 1㎝ 지름의 구멍이 뚫렸다. 나머지 1곳은 벌레가 파먹은 자리에 박아 추가 훼손은 없었다. 안동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병산서원이 지난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뒤, 인위적으로 훼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안동시는 지난달 26일 촬영팀에 촬영 허가를 내주며 ‘서원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안내했다고 한다. 안동시는 촬영팀 쪽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린 상태다. 하지만 구멍이 뚫린 나무 기둥을 원상 복구하기는 수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단순히 구멍을 메운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복구 과정에서 오히려 훼손할 수도 있어 전문가 검토 등을 거쳐야 한다. 필요하면 법적 조처도 고려하고 있다”며 “목조 건물에 못질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일반 상식이고 더구나 전문가인 촬영팀이라면 더 잘 알 텐데, 이런 일이 생겨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방송은 입장문을 내어 “이유 불문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현재 정확한 사태 파악과 복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드라마는 배우 서현, 옥택연 주연의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로 촬영은 외주 제작사가 맡고 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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