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에 좋은 기억"…미 대사 덕담 2시간 뒤 터진 '계엄'
입력 2025.01.31 19:22 박사라 기자
조태용 국정원장, 계엄 직전 미 대사와 송별 만찬
[앵커]
이번 계엄으로 미국 측이 겪었을 당혹스러움도 조태용 국정원장의 진술로 확인됐습니다. 계엄 선포 당일 골드버그 당시 주한미국대사와 저녁 식사를 하며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나눴단 취지로 진술한 겁니다.
그러니까 국정원장과 저녁 식사를 하고 불과 2시간 뒤 난데없는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외교 장관은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는 건데, 박사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3일 오후 6시쯤 조태용 국정원장은 임기 종료로 귀국 예정이었던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미국대사를 비롯해 정보기관 관계자들과 2시간가량 송별 만찬을 가졌습니다.
JTBC가 취재한 조 원장의 경찰 진술 내용에 따르면 조 원장은 "골드버그 대사가 근무하며 한미 동맹에 기여한 공로가 많다"고 했고, 그러자 골드버그 대사는 "한국에 근무할 당시 좋은 기억이 많다"고 답하는 등 소회를 나눴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만찬 직후 조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를 받은 뒤 국무회의에 참석했고, 이후 계엄령이 선포됐습니다.
골드버그 대사는 국정원장과 저녁을 하고 2시간여 만에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접하게 된 겁니다.
조 원장은 경찰에 "자신은 비상계엄에 대해 몰랐기 때문에 골드버그 대사와 계엄 관련 대화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계엄 선포 사실을 뒤늦게 전해 들은 골드버그 대사는 한국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속 시원한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 경위를 물어왔길래 저도 담화문 중계방송을 본 것 이외에는 정보가 없어 같이 상황을 지켜보자고 했고 그리고 끊었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연락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위성락/더불어민주당 의원 (2024년 12월 16일) : 미국이 연락한 의도는 계엄에 반대하려는 의사를 전달하려는 것이었을 겁니다. 장관께서는 이걸 받아서 대통령께 보고하는 것이 정상적인 임무일 겁니다.]
골드버그 전 대사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계엄 선포 날 밤, 어떻게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느냐며 약간의 고함을 지른 사실도 이례적으로 공개했습니다.
[영상편집 박인서 / 영상디자인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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