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광훈 쇼핑몰'... 기념일·회사 직책까지 마구잡이 수집 논란
최현빈 2025. 2. 24. 04:31
'전광훈 유니버스' 관계사에 무더기 제공 정황
알뜰폰 업체 이어 쇼핑몰서도 개인정보 수집
"관계당국 적극 조사로 불공정 약관 조치해야"
편집자주
매주 광화문에서 음모론을 설파하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원로목사가 탄핵 정국 이후 극우 정치의 정점에 섰다. 한국일보는 이른바 '애국시민'들의 헌금을 종잣돈 삼아 언론부터 쇼핑·금융·통신까지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전광훈 유니버스'의 실태를 파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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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사랑제일교회 주최로 열린 전국 주일 연합 예배에서 전광훈 원로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뉴시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원로목사 측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업체가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자유일보 등 '전광훈 그룹'에 속한 다른 업체와 단체에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전 목사 측이 알뜰폰 업체를 통해 개인정보를 무단수집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또 다른 업체에서도 비슷한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이름부터 회사 직책까지 관계사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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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사랑제일교회 원로목사 측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업체 '광화문온'의 개인정보 처리 약관. 홈페이지 캡처
23일 한국일보 취재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종합하면, 전 목사의 측근인 김모(53)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광화문몰' 홈페이지에 게재된 '개인정보처리약관'은 이름·생년월일·성별 등 기본적인 개인정보부터 자택 주소와 결혼 여부, 기념일, 회사 이름과 소속 부서, 직책에 이르는 정보를 수집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런 정보는 더피엔엘, 자유일보, 퓨리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사랑제일교회 등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
해당 약관에서 개인정보 수탁자로 지정된 회사들은 모두 '전광훈 유니버스'에 속한 곳들이다. 더피엔엘은 알뜰폰 통신사(퍼스트 모바일)를 운영하는 회사로 전 목사의 딸 전한나씨가 2023년 초까지 대표를 지냈다. 자유일보는 전한나씨가 대표로 있는 언론사이고, 사랑제일교회 장로 김모(55)씨가 대표로 있는 퓨리턴은 전 목사 측의 광화문 집회 등 행사 설비 운영을 도맡는 업체다. 대국본은 전 목사가 설교자로 나서는 집회를 주관하는 극우 성향 단체다.
광화문몰에선 특히 회원가입 후 상품을 구매하면 1만~100만 원에 이르는 '연금'을 준다면서 회원을 모집하기도 한다. 온라인이나 전화로 신규 가입할 수 있는데, 이때 동의해야 하는 약관(개인정보 수집·이용 내역)에는 정보 수집 주체를 아예 대국본으로 지정했다. 약관을 통해 광화문몰과 대국본 간에 개인정보를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설계해 놓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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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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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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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조직 쇼핑혁명' 홍보 포스터. 광화문온 홈페이지 캡처
10년간 약관 시정조치 '0회'... "적극 조사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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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의 부스에 각종 가입 신청 서류가 진열돼 있다. 문지수 기자
앞서 국회에선 알뜰폰 통신사 퍼스트 모바일이 휴대폰 주소록과 차량운행 이력 등 개인정보를 무작위로 수집한다는 지적(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왔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는 필요한 목적과 범위에서 최소한 수집해야 하는데, 충분한 설명 없이 광범위하게 수집한 개인정보를 관계사에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측은 "광화문몰 등의 약관 조항이 불공정한지,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겠다"면서도 "이용자에게 안내했고 동의를 받았으면 형식적으로 위법성을 따지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인영 의원은 "전광훈 목사 관련 업체들이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공정위는 전 목사 관련 사업체의 약관들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활용하는 불공정 약관의 소지가 있는지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
문지수 기자 door@hankookilbo.com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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