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라이터 있으니 중국인이 방화? 터무니없는 음모론 또 나왔다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라이터인데… “중국인 방화 확실”
기자명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today.co.kr 입력 2025.04.01 20:34

▲사진=유튜버 눈팅귀팅 영상화면 갈무리
경상북도 의성군을 시작으로 한 경북 산불을 두고 “중국인이 산불을 냈다”는 음모론이 제기됐다. 발화 추정 지점에서 발견된 라이터가 중국산이라는 것이 음모론의 근거인데, 이 라이터는 편의점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경북 산불은 성묘객의 실화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경찰청은 의성군에 성묘하러 온 A씨가 봉분에 자란 나뭇가지 제거를 위해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이 산불의 시작이 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22일 A씨 딸이 119 신고전화를 통해 “증조부 산소에 불이 났다. 산소 근처 나무를 꺾다가 잘 안돼 라이터로 태우려다가 바람에 불씨가 날아가 불이 났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경북경찰청은 발화 추정 지점에서 라이터를 발견했으며,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와 관련 유튜버들과 디시인사이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중국인이 산불을 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경찰이 현장에서 발견한 라이터가 중국산이라는 것이 이유다. 구독자 3만2400명의 유튜버 눈팅귀팅은 지난달 27일 영상에서 “이번 전국적으로 동시다발적인 산불 현장에서 중국산 라이터가 발견되기도 했다”며 “중국산 라이터 빼박이다(빼도 박도 못한다). 중국인의 산불 방화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에도 지난달 27일 산불 현장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하게 생긴 라이터가 중국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사진을 보여주면서 “라이터 짱X산인거 증거 찾음” “산불 짱X가 낸 거 맞다” 등 글이 올라왔다. X에서도 “언론들은 담배, 라이터만 부각하며 중국산이라는건 말하지 않는다. 중국산 라이터라는 건 입국 하자마자 산으로 갔다는 것”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산불 현장에서 발견된 라이터와 동일한 라이터. 서울 영등포구 미디어오늘 사무실 근처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하지만 산불 현장에서 라이터는 주변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소재 편의점에는 산불 현장에서 발견된 라이터와 동일한 제품이 ‘스마트 토치 라이터’라는 이름으로 1600원에 팔리고 있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라이터가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것과 다르다고 해도 중국인이 방화했다는 근거는 될 수 없다.
네이버쇼핑 등 온라인에선 중국산 라이터가 수도 없이 판매되고 있으며, 에이스산업(국산)·BIC(프랑스산) 등 일부 대형 브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라이터들은 중국산인 경우가 많다. 또한 경찰은 A씨가 주민등록상 거주지는 경기도이며, 실제 대구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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