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seoulpost.co.kr/news/10054


'안류'의 정치철학
고구려의 명재상 을파소의 등장
임동주 서울대 겸임교수 (발행일: 2009/05/31 23:15:18)  

고구려 고국천왕 때 안류라는 훌륭한 학자가 있었다. 안류는 을파소라는 출중한 인재와 사귀고 있었다. 고국천왕 때 좌가려 등 연나부가 반란을 일으켰다. 계루부, 연나부, 소노부, 환나부, 관나부 등 5부의 권력이 커지면서 벌어진 일이다. 반란은 곧 진압되었지만 왕은 인재를 구해 왕권을 강화해야 했다. 고국천왕은 대신들의 천거로 안류를 불러 보았다. 

“부강한 나라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소?” 
“먼저 법을 세워야 하옵니다.” 
“그러면 기강이 서겠소?” 
“법을 바로 세워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엄격히 적용하면 기강이 바로 섭니다. 나라의 기강이 서면 상하(上下)가 맡겨진 본분을 다하게 됩니다.” 
“법을 세운 후에는 무엇을 하면 되겠소?” 
“그 다음에는 인정을 베풀어야합니다. 법만 일률적으로 내세우면 인심이 각박해집니다. 법을 따르기는 하나 불만이 생길 것이옵니다. 이런 백성들을 덕으로 어루만져 주셔야 합니다.” 

“그럼 백성들이 원하는 대로 정치를 하면 되겠소?” 
“천만입니다. 백성들은 자고로 일은 덜 하고 소득은 많이 얻으려 합니다. 그들의 말만 따르면 나라가 발전을 할 수 없습니다.” 
“흐음,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된단 말이오?” 
“군신들이 먼저 불철주야 부국강병의 모범을 보이고 백성들로 하여금 쫓아오게 해야 나라가 부강해 집니다.” 
고국천왕은 안류의 높은 식견에 감탄했다. 

“내 이제야 비로소 현인을 만난 것 같소. 앞으로 짐을 도와 우리 고구려를 변화시키는 데 앞장 서 주시오.” 
안류는 당치 않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소신은 미욱하고 용렬해 그런 큰일을 맡을 재목이 못됩니다. 그 보다 꼭 필요한 인재를 한 명 추천해 드리겠사옵니다.” 
“아니 선생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있다고?” 
“그에 비하면 저는 달밤의 반딧불 정도입니다.” 
“그게 누구요?” 
“서압록곡 좌물촌에 사는 을파소라는 사람이옵니다. 

안류는 고국천왕에게 을파소를 적극 추천하면서 그의 인물 됨됨이를 잘 설명했다. 
고국천왕은 안류의 천거로 을파소를 채용해 대업을 이루게 된다. 을파소도 훌륭하지만 포플리즘을 경계하는 안류의 정치철학은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고 하겠다. 또 지금도 그렇지만 하늘이 내려주는 직위를 친구에게 사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 서울대학교 겸임교수, 도서출판 마야 대표 (임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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