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949001.html?_fr=mt2
[사설] 손영미 소장 죽음에 ‘도 넘은 음모론’ 펼친 곽상도
등록 :2020-06-11 20:14 수정 :2020-06-11 21:58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손영미 소장 사망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11일 손영미 ‘평화의 우리집’ 소장의 죽음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았으나, 손 소장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타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하게 암시했다. 하지만 곽 의원이 제시한 근거들은 빈약하기만 하고, 논리 비약도 심하기 이를 데 없다. 적어도 타인의 죽음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려면 충분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마땅하다. 그러지 않으면 고인을 욕되게 할 뿐 아니라 정치적 의도까지 의심받게 된다.
곽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손 소장이 발견될 당시 자세로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어렵다”며 사실상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직접 현장을 조사하고 1차 부검까지 마친 뒤 “타살 가능성이 없다”는 소견을 내놓았다. 그런데도 곽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의문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가도 너무 나갔다.
곽 의원은 또 손 소장이 숨진 날 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에스엔에스에 손 소장에 대한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 “우연의 일치일 수 있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의 글과 손 소장의 죽음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얘기한 것이다. 하지만 윤 의원이 글을 올린 시각은 손 소장이 숨진 이후다. 선후 관계부터 틀렸다.
곽 의원은 어느 인터넷 기사에 ‘위안부 피해자 유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댓글을 들어, 손 소장이 할머니 계좌에서 거액을 빼내 돈세탁을 해왔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비리를 덮으려는 과정에서 죽음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댓글 내용의 신빙성을 검증하지도 않은 채, 비극으로 생을 마감한 이에게 파렴치범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게 국회의원으로서 할 도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1991년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조작 당시 곽 의원이 수사팀 검사였고, 국과수가 강씨 필적 감정을 조작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곽 의원은 아직까지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이제 와서 손 소장에 대한 국과수 부검에 의혹을 제기하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2017년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활지원을 강화하는 법률에 반대표를 던진 그가 미래통합당의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티에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도 어처구니없다. 곽 의원은 근거 없는 주장을 거두고, 어울리지도 않는 ‘위원장 자리’에서 내려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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