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328120444562


구하라 전 남친 집유 선고 판사 'n번방' 사건 맡아 논란

손인해 기자 입력 2020.03.28. 12:04 


장자연 강제추행 조선일보 전 기자에게도 무죄선고

'자격박탈' 청와대 국민청원 하루만에 27만명 서명


텔레그램 성착취 대응 공동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회관 앞에서 'n개의 성착취, 이제는 끝내자!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근본적 해결을 원하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News1 민경석 기자

텔레그램 성착취 대응 공동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회관 앞에서 'n개의 성착취, 이제는 끝내자!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근본적 해결을 원하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고(故) 구하라씨를 폭행하고 사생활 동영상으로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전 남자친구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사가 'n번방' 사건을 맡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판결을 내렸다는 이유로 해당 판사를 담당 재판부에서 제외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하루 만에 27만명을 넘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군(16)의 첫 공판기일을 4월20일 오전 10시에 진행한다.


'박사방' 유료회원 출신인 이군은 운영진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텔레그램 안에서 최소 8000명~최대 2만명이 가입된 '태평양 원정대'를 별도로 운영하며 성착취 영상을 유포한 것으로 혐의를 받는다.


오 부장판사는 이전에 성범죄 가해자들에게 관대한 판결을 내린다는 비판을 받아온 인물이다. 지난해 8월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가수 구하라씨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29)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 한 게 대표적이다.


오 부장판사는 당시 최씨가 2018년 구씨의 신체 일부를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에 대해 "두 사람의 관계를 종합하면 사진촬영 당시는 명시적으로 동의를 받진 않았지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찍은 것으로 보이지 않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협박과 강요 부분에 대해서도 "여성 연예인인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걸로 보인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가 할퀸 상처에 화가 나 우발적으로 협박과 강요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했다.


이후 구씨가 11월 극단적 선택을 하자 녹생당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여성단체는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는 판결은 2차 가해"라며 "사법부는 여성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 죽음에 이르게 했으며 그 중심에 있는 오 부장판사는 스스로 법복을 벗어라"고 규탄했다.


오 부장판사는 고(故) 장자연씨를 술자리에서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조선일보 기자 조희천씨에게도 지난해 8월 무죄를 선고했다. 그는 "(증인인) 윤지오씨의 진술만으로는 조씨에게 형사처벌을 가할 수 있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당시 술자리는 접대자리가 아니라 소속사 대표인 김종승씨 요청으로 만들어진 자리"라며 "(만약) 추행이 벌어졌다면 최소한 조씨가 김씨로부터 강하게 항의를 받고 생일파티가 끝나야 하는데, 한 시간 이상 자리가 이어졌다"라고도 했다.


오 부장판사의 자격박탈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27만5000명이 서명했다. 글이 게시된 지 하루 만이다.


청원인은 "수많은 성 범죄자들을 어이없는 판단으로 벌금형과 집행유예 정도로 너그러운 판결을 내려줬던 과거가 밝혀져 국민들에 큰 비판을 받았던 판사"라며 오 부장판사를 n번방 사건에서 제외해달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한국여성단체연합도 전날 태평양 사건의 재판부 재배당을 요구했다. 지난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한국 사회 성평등 실현에 악영향을 끼친 '성평등 걸림돌' 중 하나로 오 부장판사를 선정한 이 단체는 지난 16~17일 법원행정처와 사법연수원에 이러한 사실을 통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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