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08년 촛불집회부터 군 수뇌부에 ‘정치 댓글’ 매일 보고했다”
등록 : 2013.10.28 08:11수정 : 2013.10.28 08:47 

군 관계자 밝혀…사이버사 공적 조서에도 ‘일일 동향 보고’ 나와

군 사이버 심리전 요원들이 2008년 촛불집회 이후 인터넷 등의 주요 여론 동향을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에 매일 보고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번 대선개입 활동 이전에도 대국민 여론전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또 국군 사이버사령부(군 사이버사)에서 ‘밀리로거’, ‘zlrun’이란 이름 또는 아이디로 대선개입 활동에서 핵심적인 구실을 한 요원은 심리전단(530단)의 운영팀장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바란 군의 한 관계자는 27일 “2000년 초 국방부 작전본부 산하에 인터넷심리전 담당 부서가 생겼지만, 대국민 여론전을 작전이란 이름으로 본격화한 것은 2008년 촛불집회 직후부터다. 군 통수권자(대통령 및 장관)와 정부 정책, 국방 정책 등으로 범주를 나눠 대국민 여론 활동을 진행했고, 그 결과를 합동참모본부(합참) 의장과 합참 작전본부장에게 날마다 보고했다”고 말했다.

또 2010년 11월 표창을 받은 군 사이버사 박아무개 운영과장의 공적 조서를 보면 ‘일일동향을 종합하고, 장관님 등 상부 보고를 전담함으로써 국방정책 홍보에 기여함’이라고 나와 있다.

실제로 <한겨레> 취재 결과, 군 사이버사 현역 요원 8명은 사령부가 생기기 전에도 인터넷상의 활동을 통해 국내 선거·정치에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가운데 5명은 앞서 대선개입 활동이 확인돼 군이 수사중인 요원들이고, 3명은 이번에 추가로 드러난 요원들이다. 이로써 대선·정치 개입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군 사이버사 요원은 모두 18명으로 늘었다.

또 <한겨레> 보도(10월18일치 1·3면)를 통해 군 사이버사의 대선개입 활동에서 핵심 구실을 한 ‘밀리로거’(블로그·트위터 이름) 또는 ‘zlrun(777)’(트위터 이름)은 당시 군 사이버사 심리전단(530단)의 운영팀장으로 최소한 다른 요원 2명을 거느리고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요원이 2011년 10월 국방부 장관 표창을 받을 당시 공적 조서에는 “사이버사 530단 운영팀장으로 사이버 심리전 홍보활동 시행 (20)10년도 목표를 초과 달성(계획 2000만회, 성과 2300만회)…, 국방 위기 상황 등에 대한 비난 여론에 적기 대응하여 비난 여론 차단에 기여함(1864회)”이라고 적혀 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군 사이버사가 2010년께부터 조직적이고 광범하게 정치 문제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최현준 하어영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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