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숭례문 '단청 훼손' 이어 '부실 기둥'..위아래로 틈 벌어져
MBC | 전종환 기자 | 입력 2013.11.07 20:48 | 수정 2013.11.07 20:51
[뉴스데스크]
◀ANC▶
정확한 고증을 통해 전통방식대로 복원했다는 숭례문에서 준공 반년 만에 벌써 엉터리 복원 흔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곳곳에 단청이 떨어져 나간 데 이어서 이번에는 갈라진 나무 기둥이 발견됐습니다.
나무가 완전히 마르기 전에 공사를 한 건데 뭐가 그렇게 급했을까요.
전종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숭례문 2층 문루의 기둥입니다.
기둥 전체가 아래 위로 쩍 갈라져 하얀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기둥 4개 중 같은 나무를 사용한 두 개가 채색 뒤에 갈라진 겁니다.
◀INT▶ 황평우/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벌목해 와서 공사한 지가 불과 2, 3년. 그러면 건조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 10년 정도는 자연 건조를 해야지만이..."
덜 말린 부실 목재를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데 가장 중요한 재료인 목재에 사용된 예산은 2억 3천만 원.
전체 사업비의 1%도 되지 않고 홍보성 사업비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INT▶ 신응수/대목장
"그 기둥 터진 나무는 문화재청에서 베어온 거라고요. 공사 기간은 짧고 나무 속까지 마르지 않은 걸 썼으니 터지는 건데..."
복원 직후 색이 벗겨진 단청은 문화재청이 사전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도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직사광선과 대기오염 때문에 타락 즉 색이 빠질 수 있다는 걸 알았고 직접 실험까지 해서 붉은 색 안료는 표면이 떨어져 나가는 게 확인됐지만 그대로 공사에 사용됐습니다.
◀INT▶ 홍창원/단청장
"내가 고른 게 아니라 어떤 안료를 사용하라는 지침이 정해졌어요."
단청 안료로 사용된 수간분채가 싸구려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INT▶ 홍수희/전통안료업체 대표
"가격 문제죠.(최고급 천연석채가) 1백원 남는다면 이건(수간분채) 5백원 남겠죠. 나쁜 말로 하면 엉터리이고 좋게 얘기하면 모르고 했다는 건"
또 일부 문화재 전문가는 숭례문에 사용된 기와가 물 흡수율이 높아
겨울철, 얼어서 깨지는 동파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MBC뉴스 전종환입니다.
(전종환 기자 wari99@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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