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ddanzi.com/news/39175.html
에클라이크샤 님한테 쪽지가 왔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현재까지 진행된 로비비용은 외통부에서 정동영 의원에게 제출된 도표 내에서만 이야기가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외통부 내부에 편성된 예산만 갖고 얘기한 것이다.
[정치] FTA 로비를 눈치채다
2011. 12. 5. 월요일 워크홀릭
에클라이크샤 님한테 쪽지가 왔다.
쪽지를 열며 내가 예상한 내용은,
'최근 묻지마 관광은 어떤 추세인가? 어떤 쉐이가 저축은행에서 수천 억을 부당대출 받아 24억 원어치를 룸살롱에서 날렸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술을 먹고 텐프로를 끼고 놀 수 있는 것인가?'
일 거라 생각했지만... (공교롭게도 나 또한 24억 원의 술을 일명 텐프로에서 쓰면 몇 번이나 처먹을 수 있는지, 이러한 무한음주방사를 놀아제낀 놈이 아직도 살아 있는 의학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해 조사 중이었다.)
에클횽의 연락은 의외로 이런 것이었다.
'횽, 생각해봐. FTA 같은 중요한 국가적 사안이 있다면 파급효과를 대비해 다각도의 시뮬레이션이란 걸 해봤어야 하지 않음?'
그 후,
'내가 정동영 의원 측에 부탁해서 외통부에 자료 요청해 놔뜸. 캬캬~'
좀 더 시간이 지나,
'외통부에서 겨우 이걸 내놨다고 함. 아 씨바~~~ㅜ.ㅜ'
[답변서는 이게 다다. 일부가 아니다.]
분노가 치밀었다.
그렇다. 귀차니즘 본연의 분노였다.
그러나 분노도 잠시, 워크홀릭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도표를 뚫어지게 쳐다 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낚인 것이다.
이렇게 우아...하진 않은 귀차니즘이다.
아래는 내가 본격적으로 3단계 분노에 접어들게 된 이유가 되겠다.
1. 외통부의 태도
'한미FTA 협정문과 관련하여 연구소, 로펌, 통상전문가 등 외부자문내역'이란 제목이 부끄럽게 어떤 자문을 받았는지 나와 있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정부에서 외부전문가에게 자문을 받는다 하면, 자문 보고서가 있어야 한다. 물론 보고서는 수백 페이지 수준으로 한 권의 책과 같은 형태로 받게 되어 있고, 권련된 보고서에 첨부된 도표, 이미지 등을 CD/DVD등으로 별도로 받는다. 또한 방대한 내용을 Executive summary, brief report 같은 형태의 한 장 내외로 요약한 보고서도 함께 받는다. 관련된 페이퍼웍을 많이 해본 분이나 공무원인 딴지스들은 아시겠지만 외통부에서 내놓아야 할 자료의 최소한의 형식은 이랬어야 했다.
◆ 1장으로 요약된 자료 제출 내역의 정리
◆ 각 자문인들이 제출한 한 장 보고서(Executive summary)
◆ 각 자문인들이 제출한 보고서 중 주요 사항을 발췌한 2~3장의 본문 요약서
◆ 반드시 설명해야 할 주요 모형 및 알고리즘 (FTA 일자리 파급효과 등)
◆ 쟁점에 대한 외부전문가들의 견해를 비교하거나 통합한 자료
위에서 제시한 것은 최소한의 형식을 얘기한 것이다. 관련자료 전부를 내놓아야 옳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공무원은 문서로 말하는 거니까. 이 따위 도표로 한미FTA 협상 과정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비를 했음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지시한 색히가 누구냐? 아래처럼 말했던 색히 말이다!
'아 씨바. 졸라 귀찮게 하네. 대강 만들어서 줘버려. 기왕이면 비준되고 힘 빠졌을 때 던져줘라.'
귀찮으니 대강 처리해...
어느 새 외통부는 국회의원의 자료요구에 이면지를 집어 던질 수 있는 천외천(天外天)의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다.
2. 외통부의 예산 전용
프레시안과 일요신문이 보도한 자료들을 보면 이번에 정동영 의원에게 제출된 한 장짜리 이면지(?)는 정동영의원측에서 요구한 외부자문, 그러니까 에클라이크샤 님이 요청한 FTA 대비 시뮬레이션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프레시안과 일요신문은 외통부의 이러한 예산집행을 미국의회가 FTA비준안을 통과시키게 하기 위해 사용한 '로비'라고 단정했다. 통상전문가, 국제법 전문가, 연구소 등이 머리를 싸매고 미래를 예측/분석하게 하기 위해 쓴 비용이 아니라는 소리다. 주도면밀히 FTA이후의 한국경제를 예측하기 위해 협정문과 이행법안에 대해 법률적인 검토 등을 하는 데에 든 비용이라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FTA를 대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연구했던 자료를 내놓으라니까 미국의회에 로비하려고 처바른 돈다발 내역을 내놓은 것이다.
시사용어로 이런 경우를 우리는 '셀프빅엿'이라고 한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요구한 자료에 무성의한 자료를 내던진 후안무치한 공무원에서, 나라를 팔아먹기 위해 미국의회에 연줄을 가진 로비스트들에게 국민의 세금을 갖다 바친 역적들로 진화하기 위해 스스로 엿을 섭취해 주신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그들은 셀프빅엿에 의한 자가진화 중이다!
3. 망국적 FTA를 미국에 읍소한 로비비용
자 이제 로비비용이란 관점으로 시선을 바꿔서 비용을 비교해 보자.
이번에는 정동영 의원에게 제출된 자료와 올해 초 일요신문의 우선미 기자가 올해 초 입수한 외통부 자료를 토대로 내 놓은 기사 중의 사용 예산을 비교해 본다.
외통부의 자료가 8억원 더 적다.
연도별로 조금씩 차이가 나더니 급기야 2010년에는 7억 정도의 큰 차이가 난다. 이럴 때 우리는 시사용어로 '배달사고'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아...그러니까 이런 배달사고 말고...
그런데 중요한 것은, 현재까지 진행된 로비비용은 외통부에서 정동영 의원에게 제출된 도표 내에서만 이야기가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외통부 내부에 편성된 예산만 갖고 얘기한 것이다.
나꼽살 2회에서도 나왔지만 로비스트들이 받는 비용은 고작 요 정도는 아니다.
이와 관련해 일요신문의 주장은 이렇다.
외통부 예산 이외에도 정부는 한국무역협회, 주미대사관 등을 통해 100억 원대의 로비비용을 썼다는 것이다.
로비비용에 대한 정황을 포착한 곳은 일요신문 만이 아니다.
프레시안은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의 보도내용을 통해 630만 달러(74억 4천만 원)의 로비비용을 우리 정부가 로비 비용으로 썼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사 내용 중 630만달러 중 정식적인 계약에 의한 로비만 해당되는 금액이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같은 공기업등은 제외했다고 하였으니, 일요신문의 100억원대 로비 주장은 신빙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The Hill의 기사내용
시작은 외통부의 무성의한 답변서 한 장이었지만, 결국은 우리 정부가 망국적 FTA의 조기비준을 위해 미국의회를 상대로 엄청난 로비비용을 퍼부어 왔다는 걸 알게 됐다. 국민들이 독소조항의 재협상을 요구하고, 준비되지 않은 FTA는 하지 말자고 목 터지게 외칠 때, 그들은 미국의원들에게 로비라는 명목으로 국민의 혈세를 뿌리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일. FTA의 진실은 계속 밝혀 질 것이다. 씨바. 그래 한 번 해 보자. FTA로 나라를 팔아 먹은 매국노들이 후장파열로 사망에 이를 때까지 똥침은 계속된다!
기사에서 사용된 타언론사 기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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