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7029
두 번째는 지난해 말 논란이 됐던 <TV쇼 진품명품>의 진행자 교체 건이다. 장 CP는 김동우 아나운서의 투입은 길 사장이 청와대에 잘 보이기 위한 신호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장 CP는 “공방위에서는 사측위원장 이하 그 누구도 김동우 아나운서를 MC에서 내리겠다는 말을 못하고 노조의 교체 주장에 수세적으로 방어하느라 급급했다”고 말했다.
“길환영 시사프로그램 개입까지”, 장영주 CP 폭로
“‘심야토론’, 여론조작 아닌가 생각 들어…김동우 MC건으로 청와대 줄 댔단 얘기 들어”
입력 : 2014-06-03 23:53:04 노출 : 2014.06.04 00:04:13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KBS에서 <심야토론>, <추적 60분> 책임프로듀서(CP)인 장영주 CP가 3일 밤 사내게시판을 통해 길환영 사장의 시사프로그램 개입을 폭로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보도개입 폭로에 이어 장 CP의 시사프로그램 개입 폭로로 길환영 사장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5일 예정된 KBS 이사회에서 이 폭로가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장 CP는 공정방송추진위원회 사측 간부이기도 하다. 그는 입증자료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폭로한 길 사장의 시사프로그램 제작 개입 정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심야토론>이다. 장 CP는 “아이템이고 출연자고 프로듀서가 마음대로 정하지 못하고 일일이 보고하고 기다렸다가 정했고 책임프로듀서인 나도 맥없이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장 CP는 “어디에선가 ‘컨펌’을 받은 토론주제는 우리가 하고자 한 것이 아닐 경우가 많았다”며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핫 이슈’ 대신 정권에 부담 없을 다른 이슈를 선정하면서 정말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자의 선정에도 통제가 들어왔다”며 “그 개입의 결과로 미묘한 이익을 얻는 곳이 야당이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장 CP는 “심야토론의 시청률은 바닥을 헤매고 토론은 교묘히 형평을 잃도록 유도되고 있다고 느꼈다”며 “여론조작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고 심지어 야당이 왜 이런 토론에 응하는 지가 궁금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유지될 바에야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도록 심야토론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장 CP는 “그 지시가 내려왔던 그곳은 본관 6층, 사장이었다”며 “내가 심야토론의 책임프로듀서를 맡고 있던 작년 초 세 달 동안 단 한 번도 예외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당시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었던 일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 KBS 1TV에서 방영 중인 '심야토론'
두 번째는 지난해 말 논란이 됐던 <TV쇼 진품명품>의 진행자 교체 건이다. 장 CP는 김동우 아나운서의 투입은 길 사장이 청와대에 잘 보이기 위한 신호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장 CP는 “공방위에서는 사측위원장 이하 그 누구도 김동우 아나운서를 MC에서 내리겠다는 말을 못하고 노조의 교체 주장에 수세적으로 방어하느라 급급했다”고 말했다.
장 CP는 “진품명품 관련PD, 국장, 심지어 본부장까지 자르고는 결국 진품명품은 외주 프로그램이 되고 말았다”며 “이 사건의 한 당사자는 사장이 ‘이 건으로 청와대에 끈을 대는 일에 성공했다’고 내게 문자를 보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진위는 알 수 없지만 공방위 사측 간사였던 나는 그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었다”며 “김시곤 전 국장이 말한 ‘청와대만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란 증거를 제발 대고 지금이라도 김동우 아나운서를 잘라 달라”고 말했다.
세 번째는 지난해 <추적 60분>이 방송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편이다. 당시 <추적 60분>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그런데 KBS는 이에 대한 행정소송을 지난 3월 돌연 취소해 제작진의 반발을 샀다. 장 CP는 그 지시를 내린 주체가 길환영 사장이라고 주장했다.
장 CP는 “1·2심 법원에서 간첩혐의가 무죄판결이 났고, 담당 변호사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했던 행정소송건, 행정심판이라도 갔으면 해서 모든 준비를 다 했는데 사장이 반대해 결국 무산됐다”며 “이후 누가 사장의 재가를 받지 못해 무산되었다는 발언을 했느냐를 가지고 그 발설자 색출에 나서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장 CP는 “행정심판이나 소송으로 가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KBS가 잘못된 보도를 했다는 것으로 공식화되는데 그 KBS의 손해를 감수하라고 한 것”이라며 “KBS의 손해를 감수하고 얻을 반대급부는 무엇인지 지금도 알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이 정도의 건은 비일비재 했기에 예로 올리고 싶지도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장 CP는 위와 같은 사실을 폭로하면서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주장했다. 장 CP는 “사건이 벌어지고 가장 두려웠던 것은 KBS가 김재철의 MBC처럼 되어갈 가능성”이라며 “서서히 그 두려움이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 이사회가 반란을 일으키지 않는 한 우리 KBS는 서서히 나락으로 추락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장 CP는 “김시곤 전 국장의 느닷없는 폭로에 분노했고 그를 KBS에서 내보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김시곤의 폭로만은 진실이라 생각한다”며 “내 경험에 비추어 ‘그 정도 밖에 없었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사장이 강할 때는 찍소리 못하고 따르다가 사장이 사면초가에 몰린 약자가 되자 바로 등에 칼을 대는 비열한 짓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장 CP는 “정권에 잘 보여야 임기가 보장되기에 초반에는 어쩔 수 없겠다고 이해하려 했지만 그럴 의지가 없었던 것 같다. 너무 많이 나가 이제 돌이키기는 완전히 불가능할 것 같다”며 “줄곧 권력을 추구하던 기자들로 인해 온갖 의원들 다 배출하다 청와대 대변인까지 배출했고, 나도 그런 권력지향적인 자들이 미우나 사장의 잘못은 그런 개인적 일탈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장 CP는 “공영방송의 최고 수장이 공영방송 전체를 특정 세력에 헌납하려 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며 “이제 신변정리를 하고 명예로운 퇴진을 결심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의 의결과 관계없이 자존심을 지켜달라”며 “싸움이 길어지면 모두 망한다. 만신창이가 될 KBS를 구할 사람 역시 길환영 사장 당신뿐이다. 사장의 용단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장 CP의 사내게시판 글 전문
사장님께 드립니다.
사건이 벌어지고 가장 두려웠던 것은 KBS가 김재철의 MBC처럼 되어갈 가능성이었습니다.
서서히 그 두려움이 현실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사회가 반란을 일으키지 않는 한 우리 KBS는 서서히 나락으로 추락하고 말 것입니다. 속절없이 이사들의 선의지에 모든 목숨을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시겠지만 저는 공정방송위원회 사측간사였으며 한때 심야토론의 책임프로듀서였고 현재 추적60분 책임프로듀서이었다가 보직사퇴를 한 상태입니다. 저는 김시곤 전보도국장의 느닷없는 폭로에 분노했던 사람입니다. 자신의 잘못으로 KBS가 위기에 처하자 느닷없이 사장의 권력유착을 폭로하고 자신은 빠지더군요. 저는 지금도 사장께서 청와대 앞길에서 국민에게 약속했던 것처럼 김시곤 전 보도국장을 KBS에서 내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김시곤의 폭로만은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험에 비추어 ‘그 정도 밖에 없었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저도 전 보도국장 처럼 파렴치한 짓을 하고자 합니다. 사장님이 강할 때는 찍소리 못하고 따르다가 사장님이 사면초가에 몰린 약자가 되자 바로 등에 칼을 대는 비열한 짓을 하고자 합니다. 사장님께서 언젠가 김인규 사장께 저를 칭찬하신 적이 있으셨죠. 그때 속으로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 호의에 언젠가 보답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호의를 배신으로 갚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이것은 KBS가 김재철의 MBC가 되지 않게 하고, 사장님께서 조금의 명예라도 가지신 채 KBS를 떠나게 해드리고 싶은 충정 때문입니다. 누가 저를 욕하든, 제게 침을 뱉든 감수하겠습니다. 저의 주장에 대한 어떤 책임도 피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입증자료가 요구되면 제시하겠습니다. 모두 제가 겪은 일들입니다.
1. 심야토론 개입
제가 심야토론의 책임프로듀서로 오고 난 이후 저는 놀랐습니다. 아이템이고 출연자고 프로듀서가 마음대로 정하지 못하고 일일이 보고하고 기다렸다가 정하더군요. 책임프로듀서인 저도 맥없이 기다려야 했습니다. 어디에선가 컨펌을 받은 토론주제는 우리가 하고자한 것이 아닐 경우가 많았습니다.
1안이 좌절될 경우에 대비해 2안, 3안까지 준비했습니다.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핫이슈 대신 정권에 부담없을 다른 이슈를 선정하면서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출연자의 선정에도 통제가 들어왔습니다. 그 개입의 결과로 미묘한 이익을 얻는 곳이 야당이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심야토론의 시청률은 바닥을 헤매고 토론은 교묘히 형평을 잃도록 유도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매우 놀랐습니다. 여론조작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심지어 야당이 왜 이런 토론에 응하는 지가 궁금할 때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유지될 바에야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도록 심야토론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 지시가 내려왔던 그곳이 어딘지 단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로 본관6층이었습니다. 사장님이었습니다. 제가 심야토론의 책임프로듀서를 맡고 있던 작년 초 세 달 동안 단 한 번도 예외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당시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었던 일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습니다.
2. 진품명품 김동우 아나운서 건
저는 진품명품 프로그램에 갑자기 김동우 아나운서가 들어오고 공방위가 열렸을 때 정말 순진하게 생각했습니다. 아나운서 실장께서 한 개편 텀은 해야 한다고 공방위 답변자료를 보내왔을 때 올 3월 봄 개편만 되면 그나마 해결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올해 초 봄 개편이 다가오는데 공방위에서는 사측위원장 이하 그 누구도 김동우 아나운서를 MC에서 내리겠다는 말을 못하고 노조의 교체 주장에 수세적으로 방어하느라 급급했습니다.
누구의 지시로 이렇게 된 것입니까? 진품명품 관련PD, 국장, 심지어 본부장까지 자르지 않았던가요. 그러고는 결국 진품명품은 외주 프로그램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사건의 한 당사자는 사장께서 이 건으로 청와대에 끈을 대는 일에 성공했다고 제게 문자를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그 발언의 진위는 알 수 없지만 공방위 사측간사였던 저로서는 그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PD사회를 엉망으로 만들었던 진품명품 MC건, 그 책임은 누구인가요? 단 한사람 사장님이십니다. 김시곤 전국장이 말한 ‘청와대만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란 증거를 제발 대 주십시오. 그리고 지금이라도 김동우 아나운서를 잘라 주십시오.
3. 추적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행정소송 건
1,2심 법원에서 간첩혐의가 무죄판결이 났고, 담당 변호사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했던 행정소송건, 행정심판이라도 갔으면 해서 모든 준비를 다 했습니다. 방대한 소송자료를 다 작성했었습니다. 그러나 사장님이 반대하셔서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이후 누가 사장의 재가를 받지 못해 무산되었다는 발언을 했느냐를 가지고 그 발설자 색출에 나서기까지 했습니다. 법무실장이 누구를 보호해달라고 저에게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행정심판이나 소송으로 가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KBS가 잘못된 보도를 했다는 것으로 공식화되는데 그 KBS의 손해를 감수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KBS의 손해를 감수하고 얻을 반대급부는 무엇인지 지금도 알지 못하겠습니다. 사실 이 정도의 건은 비일비재 했기에 예로 올리고 싶지도 않을 정도입니다만....
저는 안타까웠습니다. 누구보다도 사장님이 잘되기를 바랐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직후 사장의 입지가 위태롭다는 이야기도 들렸습니다. 그때는 정권에 잘 보여야 임기가 보장되기에 초반에는 어쩔 수 없겠다고 이해하려 했습니다. 사장의 지위가 탄탄해지면 공영방송 수장으로 정치적 독립을 지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럴 의지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이 나가셨습니다. 이제 돌이키기는 완전히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권력지향적 성향을 늘 드러내다 갑자기 모든 책임을 사장께 떠넘기는 보도 간부가 얼마나 얄미웠을지 다 짐작이 갑니다. KBS의 보도본부, 줄곧 권력을 추구하던 기자들로 인해 온갖 의원들 다 배출하다 청와대 대변인까지 배출했습니다. 9시 뉴스 앵커하던 보도간부가 좀 지나면 국회의원으로 버젓이 다시 9시뉴스에 등장해 왔습니다. 저도 그런 권력지향적인 자들이 밉습니다. 그러나 사장님의 잘못은 그런 개인적 일탈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공영방송의 최고 수장께서 공영방송 전체를 특정 세력에 헌납하려 한 것이나 다를 바 없으니까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공영방송의 존재의의를 정면으로 훼손한 것으로 이미 드러났습니다. 보도에서만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제작부문에서도 그런 사례가 늘 있어왔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드리려 이 글을 쓴 것입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이제 신변정리를 하시고 명예로운 퇴진을 결심 해 주십시오. 이사회의 의결과 관계없이 자존심을 지켜주십시오. 혼자서 결정할 수 없다는 말씀은 하지 말아주십시오. 전에 사장께서 보좌했던 서동구 사장은 별다른 잘못이 없었는데도 며칠 버티지 않고 훌훌 자리를 던지지 않았던가요? 지금 상황에 보도국에서 누가 부장자리를 넘겨받으려 할까요? 부장 팀장이 없는데 뉴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반기를 든 기자 수백명을 모두 해고 시키시겠습니까? 불가능합니다. 싸움이 길어지면 모두 망합니다. 만신창이가 될 KBS를 구할 사람 역시 길환영사장님 당신뿐입니다. 사장님의 용단을 부탁드립니다. 이제 정말 어쩔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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