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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촛불 매일 대한문 앞에서 개최 "주말에 다시 대규모집회"
최지현 기자 cjh@vop.co.kr 입력 2011-12-05 20:32:51 l 수정 2011-12-05 20:52:13

5일 대한문 한미FTA 촛불집회
5일 오후 7시 대한문 앞에서 한미FTA 비준무효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민중의소리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보름이 지나도 식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거리로 뛰쳐나와 분노를 폭발시켰던 시민들의 열기는 또 다른 한 주가 시작됨과 동시에 촛불로 계속 이어졌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5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한미FTA 비준무효! 이명박 퇴진! 한나라당 해체!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그동안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정당연설회 형식으로 열렸던 촛불집회는 이날부터 대한문 앞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됐다. 

한미FTA저지 범국본 관계자는 “집회신고가 난 대한문 앞에서 안정적으로 촛불집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경찰의 광장 원천봉쇄와 강경진압에 의해 촛불집회는 제대로 진행될 수가 없었다. 

이날 촛불집회 참가자 수는 장소가 갑자기 바뀌어서인지 지난 주말보다 적었지만 “한미FTA 폐기하라”, “이명박은 퇴진하라”, “한나라당 해체하라”라는 외침은 변함이 없었다. 한쪽에서는 한미FTA 비준안에 찬성한 151명 국회의원의 이름이 적힌 걸레를 판매하기도 했다.

정당연설회가 아닌 촛불집회로 열렸지만 야당 의원들은 이날도 어김없이 자리를 함께 했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겨울이라 차가운 바닥이지만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여러분들의 한미FTA 반대 열기가 대한민국을 녹일 것”이라며 “반대 열기는 대한민국 방방곡곡으로 퍼질 것”이라고 매일 이어지는 촛불에 의미를 더했다. 

또한 “오늘 아침에 종로경찰서장을 서울지검에 고발했다”며 “만인이 보는 앞에서 이것(지난 26일 촛불집회 당시 종로서장 폭행 사건)은 분명히 자작극이었고 한미FTA 반대를 외치는 국민들의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 왜곡시키려고 했던 잘못된 생각임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선동 의원이 ‘촛불시민’의 연호 속에 등장했다. “오늘부터 민주노동당이 아닌 통합진보당 의원이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 의원은 “제가 국회에서 터뜨린 것은 단순한 최루탄이 아니라 시골에서 농사짓고 있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눈물이었고, 부산과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형제들의 분노였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얼마 전 다른 지역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해서 느꼈던 민심을 전해주기도 했다. 지난 2일 부산 촛불집회에 갔었다는 김 의원은 “참 놀랐다. 비가 많이 내려 빗물이 바닥에 흐르는데도 제대로 된 깔판도 없이 부산 시민들이 한미FTA 폐기를 외치고 있었다”며 “민심이 움직이고 있다고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김 의원은 광주와 순천에서도 한미FTA 폐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마음을 느끼고 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996년 당시 한나라당의 전신 신한국당이 안기부법과 노동법을 날치기 했다. 그 시절에도 갓 출범한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시민이 함께 힘을 모아 날치기한 것을 무효화시키고 그 다음해에 정권 교체했다”면서 “이번에도 힘을 모은다면 야당들과 한미FTA를 무효화시키고 정권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촛불시민’들을 응원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도 어김없이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우리가 한미FTA를 막지 못한다면 청년 실업자는 계속 늘어나고 비정규직 사업장도 계속 늘어날 것이며, 정리해고도 시시때때로 밥 먹듯이 계속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약값이 올라가고 병원비도 올라갈 것”이라며 “한미FTA와 의료민영화는 쌍둥이다”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3일 대규모 한미FTA 폐기 거리시위를 언급하며 “2만명의 분노가 터졌다. 오는 10일에는 10만명이 나와서 서울을 사람의 바다로 만들면 이명박 대통령 손이 덜덜 떨려서 발효 못할 것”이라고 또 다시 모여주길 호소했다. 이어 “대한민국 최고 법률 전문가인 판사들이 한두사람도 아니고 하루만에 170여명이 한미FTA에 문제가 있다고 서명했다”며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참가자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얼마 전 숙명여대 학생회 선거에서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됐다는 김혜숙(22)씨는 “국회에서 한미FTA가 날치기 통과됐을 때 학교 커뮤니티에서는 ‘말도 안 된다’는 등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며 대학생들도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그동안 학생회 선거 기간이라서 적극적으로 한미FTA 폐기를 위해 투쟁하지 못했었는데, 오는 10일 대학생들이 거리로 함께 나올 수 있도록 학내에서도 학우들의 목소리를 모아내겠다”고 투쟁 의지를 보였다.

이날 촛불집회는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오후 8시20분께 마무리됐다. 

한미FTA저지 범국본은 오는 9일까지 매일 오후 7시 대한문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 방침이다. 특히 6일에는 ‘길거리 영화관’ 형식으로 촛불집회가 열린다. 한미FTA저지 범국본 관계자는 “영상을 보면서 함께 얘기도 나누고 맛있는 간식도 먹으면서 투쟁하자”면서 “숙제는 함께 나눠먹을 수 있는 간식을 싸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지현 기자cjh@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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