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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호시
고구려의 호시
호시라고 할 때의 호자는 싸리나무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호시는 싸리나무로 화살대를 만든 화살을 의미한다. 호시는 일반적으로 숙신, 물길족의 화살로 유명하지만 고구려도 호시를 사용했다.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 미천왕 31년조을 보면 고구려의 미천왕이 후조(後趙)의 석륵에게 호시를 보냈다는 기록이 나온다. (三十一年, 遣使後趙石勒,致其호矢)
고구려에서 대나무가 아니라 싸리나무로 만든 호시를 사용한 이유는 대나무를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중부지방 이북은 대나무가 자생하지 않으며, 특히 고구려의 발상지인 압록강 유역은 대나무가 자라기 어려운 곳이다. 따라서, 대나무로 화살대를 만들 수는 없었고 당연히 다른 재료를 선택해야 했다.
숙신,물길 등 퉁구스계 종족이나 고구려 뿐만 아니라 기타 대나무가 살지 않는 다른 북방 지역에서도 싸리나무로 만든 화살을 주로 사용했다. 예를들어 몽골족의 선조로 추정되는 실위족도 싸리나무 만든 화살(호시)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으며, 후대의 몽골족도 싸리나무로 만든 화살을 사용했다.
숙신, 물길족은 단순히 호시 분만 아니라 호시에 독을 바른 석촉을 결합해서 사용했기 때문에 호시라고 하면 석촉을 가진 화살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구려의 호시는 말그대로 싸리나무로 화살대를 만든 화살을 의미할 뿐 석촉을 가진 화살은 아니다.
호시에 사용하는 싸리는 일반적으로 흔한 참싸리와는 좀 다른 광대싸리,구싸리 종류라고 한다. (정진명 저, 한국의 활쏘기, 학민사, 1999 참조) 후대인 조선의 태조 이성계도 대나무를 사용한 화살을 사용하지 않고 이 호시를 사용했다고 한다. 용비어천가에 "사법이 신묘하시어 대초명적을 쏘기를 좋아하사 대나무를 쓰지 아니하고 호로써 살대를 하여..."라고 나오는걸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함경북도 경흥의 두만강 대안이 이 호시에 쓰는 광대싸리의 대규모 자생지 중에 하나이다. 이성계 출생지가 이 부근이니 왜 이성계가 호시를 사용했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북부지역에서도 대나무 재배 기술을 보급하여 함경도나 평안도 지역에서도 모두 대나무 화살을사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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