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12070305025

“BBK 김경준 기획입국설 조작, 최시중 방통위원장 관여했다”
글 구교형·사진 김영민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입력 : 2011-12-07 03:04:54

가짜 편지 쓴 신명씨 주장… 최 위원장 “금시초문”

2007년 대선 때 김경준씨(45)의 기획입국설을 뒷받침하는 가짜 편지를 작성한 신명씨(50·치과의사·사진)가 당시 모의 과정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74)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김씨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구치소 수감 동료인 신경화씨(53)의 동생이다.

신씨는 지난 1일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누가 시켰는지 말하지 않으면 수감 중인 형을 ‘원상복귀’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며 “편지를 쓰라고 시킨 지인 양모씨가 여러 차례 ‘최시중 위원장이 통제하고 있으니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대선 때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지낸 최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를 양씨 발언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들었다. 최 위원장은 2008년 ‘월간중앙’ 1월호 인터뷰에서 ‘김경준의 기획입국설은 근거가 있는 주장이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여권(당시 대통합민주신당)에서 각서를 써준 것이 맞다. ‘감방에서 김경준과 같이 있었던 사람의 동생’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신씨는 “최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마치 나를 알고 있는 것처럼 언급했지만 사실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며 “최 위원장이 누군가로부터 나의 존재를 들은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 위원장이 통제하면 형을 돕는 게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 ‘윗선’의 개입을 지금까지 실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대선을 한 달 앞둔 2007년 11월 “BBK의 실소유주는 이명박 후보”라고 밝힌 김씨가 입국하자 당시 여당이던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명박 후보가 김씨와 함께 법인계좌를 유용해 소액주주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씨의 귀국은 대선판도를 흔들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됐고, 실제 이명박 후보를 향한 공세가 지속됐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김경준씨의 ‘기획입국’ 배경을 밝혀달라”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씨가 주가조작·횡령 혐의로 국내에 들어오라는 법무부 요구를 거부하다 갑자기 송환에 응한 것이 수상하다는 취지였다.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현 대표)은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기획입국이 진행됐다. 김씨의 기획입국을 입증할 편지와 각서가 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이 이같이 말한 날 저녁 한 언론에 미국에서 신경화씨가 보냈다는 편지가 공개됐다. 편지에는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고 적혀 있는데, ‘큰집’은 청와대를 상징하고 김씨가 당시 여권에서 모종의 대가를 받고 입국했다는 것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 편지는 신경화씨 동생 신명씨가 쓴 것으로 밝혀졌다. 대선이 끝난 뒤 검찰 조사 과정에서 편지가 날조됐다는 것이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당시 신명씨가 ‘형을 위해 한 일이고, 시킨 사람은 없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누가 신씨에게 편지를 쓰게 했는지는 밝히지 못했다. 이후 신씨는 “지인 양모씨 지시를 받아 편지를 썼다”(경향신문 2011년 3월22일자 1면 보도)고 밝혔으나 배후에 최시중 위원장이 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최 위원장은 “BBK 사건은 내용이 너무 복잡해 당내 전담팀에서 도맡아 처리했다. 더군다나 그 편지는 금시초문이고,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고 최 위원장의 측근이 전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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