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44885.html?_fr=mt2

세월호 국조, 김관진 국방 ‘무성의’…이임식 간다며 자리 떠
등록 : 2014.06.30 21:45수정 : 2014.07.01 01:34 

국조특위 첫 기관보고 퇴임예정 장관들도 맥빠진 답변
의원들 “심각한 직무유기” 질타 “이임식이 뭐가 중요하냐”
희생자 가족들 울면서 항의

여야의 힘겨루기로 지난 한달 동안 표류하던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세월호 국조특위)가 30일 처음으로 안전행정부, 국방부, 전라남도, 진도군 등으로부터 첫 기관보고를 받고 배 안에 남아 있던 승객을 단 1명도 구조하지 못한 과정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후임자가 정해진 시한부 장관들은 맥 빠진 답변만 계속했고, 새누리당은 1일부터 이틀간 사고 현지 진도군청에서 진행하기로 한 기관보고 일정을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반대해 이를 지켜보던 희생자 가족들은 울분만 삼켜야 했다.

여야는 이 자리에서 정부의 허술한 초동대처와 현장 구조를 지휘할 ‘컨트롤타워’ 미비, 그리고 사고 발생 뒤 생존자들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허비한 문제를 두고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질타했다.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은 “사고 당일 오후 2시20분쯤에야 구조자 숫자에 오류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참사 가능성을 알게 되었다”는 강 장관의 답변에 “컨트롤타워 책임자가 5시간이 지나서야 참사라는 걸 알았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자리를 떠나는 두 장관은 무성의한 답변과 태도로 일관해 의원들의 질타가 잇따랐다. 강 장관은,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바지선 위에서 잠수사들에게 호흡할 공기를 공급하는 방식인 ‘표면공급 잠수 방식’에 대해 묻자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선 모른다”고 답해 비판받았다. 우 의원은 “심각한 직무유기”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심재철 특위 위원장(새누리당)도 “개략적인 건 그래도 좀 알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매우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김현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금 장관이 그만둔다는 이유로 회피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심지어 이임식 참석으로 오후 회의 자리를 뜨기도 했다. 희생자 가족들은 “이임식이 뭐가 중요하냐”고 항의했다. 김 장관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됐고, 후임인 한민구 장관 후보자가 이날 취임했다.

두 장관의 ‘무성의한’ 답변이 이어지자, 김현 의원은 두 장관을 향해 “국가가 국민을 살리지 못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에 동의하나”라고 따졌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수백명의 목숨이 위기에 놓였는데 신속한 사고 파악도, 대응도 하지 않았다. (장관 등에 대한) 형사처벌도 필요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의를 내내 지켜보던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장관들의 답변을 들으며 항의하거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두 장관은 의원들의 질타가 계속되자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새누리당은 1~2일 진도군청에서 진행하기로 한 해양수산부·해경의 기관보고를 이날 저녁부터 “국회에서 열자”고 주장하며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이끌었다. 이날 저녁 8시 회의부터 ‘서울이냐, 진도냐’를 따지다가 2시간 이상 정회를 거듭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강력한 요구로 사고 현장의 진도군청에서 기관보고를 열게 된 것인데,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현장이라는 사실과 혹시 있을지도 모를 실종자 가족들의 질타에 부담을 느껴 내려가지 못하겠다고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앞서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조사가 제대로 진행되는지 모니터링하고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 문제제기를 하기 위해 실종자 가족, 변호사,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로 구성된 국정조사 모니터링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승준 정태우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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