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113297

제2롯데월드 지반 11mm 주저앉아, '부동침하' 우려
서울시 회의자료 "지하수 대량유출되면 안전문제 발생할 수도"
2014-08-18 09:02:57  

서울시 조사결과, 전체 123층 중 77층까지 공사가 진행된 제2롯데월드 타워의 지반이 11㎜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나, 지하수압 변화에 의한 부동침하(不同沈下) 우려를 낳고 있다.

18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국민일보>가 입수한 지난달 서울시의 석촌호수 수위저하 원인 규명 및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 자료를 입수한 결과, 타워 지반은 현재 설계기준(35㎜)의 3분의 1 수준인 11㎜ 내려앉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건물 무게만 75만t이나 되는 터라 제2롯데월드 타워 지반의 침하 정도가 설계기준(35㎜) 안에 머문다면 문제가 크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 60% 정도만 지어진 상태여서 더 내려앉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취약 지반에 짓는 타워 공사는 침하를 막기 위해 철근파일 108개를 직접 암반층에 박고 진행해 왔다.

더 큰 문제는 그 지반 밑에서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급격히 유출되는 지하수다. 전문가들은 지하수 유출에 따른 부동침하 가능성을 우려했다. 

서울시 회의자료에도 "지하수가 대량 유출되면서 구조물에 불균등하게 수압이 작용할 수 있고, 유출량이 처리 가능 범위를 넘어서면 기초저면 균열 등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돼 있다. 한서대 토목공학과 박인준 교수도 "지하수의 불균등한 수압 작용은 건물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하수 유출 제어 방안 및 배수시스템 적정 용량 등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롯데건설이 지하수 유출을 차단하려 설치한 차수벽에 대해서도 "굴착 과정에서 손상됐거나 지하수 이동이 가능한 단층대가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다"며 정밀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그러나 "영구배수시스템으로 지하수를 내보내는 만큼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의 지하수 유출량은 2011년 6월 83t(하루 평균)에서 올해 450t으로 증가했다. 제2롯데월드는 하루 최대 1천350t의 물을 퍼낼 수 있도록 배수시설을 갖추고 있다.

MB정권 시절인 2009년 11월 완성된 '제2롯데월드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터파기 과정에서 지하수가 유출될 것이며 이로 인해 인근 석촌호수 수위가 낮아지고 주변 지역 지반이 침하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지하수 유출 차단 효과가 큰 철근콘크리트 벽체를 공사부지 외곽에 쌓았다. '환경영향평가서'도 지하수 유출이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겠지만 차수벽 시공이 끝나면 지하수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지하수 유출량은 하루 평균 239t에서 터파기 완료 후 105t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유출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2011년 6월만 해도 83t에 불과하던 하루평균 지하수 유출량은 올해 450t으로 늘어났다. 예상치의 4배가 넘는다. 가장 효과적인 지하수 유출 방지책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차수벽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차수벽이 손상됐을 가능성, 차수벽 아래의 깨진 기반암을 통해 물길이 형성돼 지하수가 유출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서울시도 분주해졌다. 서울시는 이런 지하수 흐름이 제2롯데월드 지반과 건물 자체에 불규칙한 압력을 가해 부동침하를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더라도 배수용량(하루 1천350t)을 넘어서는 지하수가 계속 유출될 경우 역시 건물 균열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지하수가 건물과 지반 곳곳에 균등한 압력을 가할 경우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일부에만 높은 압력이 가해지면 지반이나 건물이 기울어지는 등 변형될 수 있다. 이미 잠실 일대에는 크고 작은 싱크홀이 여럿 발견됐지만 명확한 원인은 규명하지 못한 상태다. 결국 지하수 유출의 원인을 밝혀내는 게 급선무다.

제2롯데월드의 불안정한 지반 형태도 문제다.

'환경영향평가서'는 이 지역 기반암이 단층의 영향을 받아 대부분 깨진 형태로 나타나며 매우 불량한 암질 상태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과거 한강의 일부였던 이곳은 한강 모래와 흙이 15m 이상 쌓인 퇴적층이어서 물이 통과하기 쉽다고 밝혔다. 이 지역의 투수계수(물이 통과하는 정도)는 일반적인 지반보다 100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지질자원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석촌호수를 중심으로 한 잠실 지역은 대부분 퇴적층이 넓게 형성돼 있고, 대표 암석은 흙·모래·자갈이다. 강남구 등 한강 이남의 다른 지역과 달리 퇴적층이 유독 넓게 자리 잡고 있다. 제2롯데월드 건설 부지를 비롯해 싱크홀이 발생했던 석촌동 방이동 일대는 모두 비슷한 지반 형태를 갖고 있다. 지하수 유출이 갈수록 심해진다면 주변 지역은 그에 따른 지반 침하 위험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국민>은 우려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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