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637


‘반문 표심’에 난감한 대구언론 “염치없지만 김부겸에 기대”

대구의 ‘정치적 고립’에 “국책사업와 국고예산 확보 난망”… “정권 핵심과의 인적 네트워크 붕괴”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승인 2020.04.18 19:43


대구 지역 신문들은 4·15총선을 어떻게 봤을까. 대구 언론들은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사실상 25개 선거구를 쓸어간 상황에 마냥 반색할 수 없다. 총선이 유례없는 여당 압승으로 끝난 상황에서, 대구의 선택이 사실상 ‘정치적 고립’을 자초한 결과로 나타나서다.


매일신문은 지난 17일자 1면(“고립된 TK, 국회의원 분발 외 길이 없다”)에 “4·15 총선 결과 180석의 거대 여당을 마주하게 된 보수와 군소 정당은 존재감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고, 이번에도 보수 정당에 몰표를 준 대구 경북(TK)은 외딴섬으로 남았다”며 “사실상 지역의 25개 의석을 모두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안긴 TK는 정치적으로 평탄치 않은 길을 걸을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국정 주도권을 쥔 여당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답이 없는 동네’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제1야당은 ‘막대기를 꽂아도 TK 당선자는 우리 몫’이라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매일신문 17일자 1면.

▲ 매일신문 17일자 1면.


매일신문은 “지역 정치권에선 TK 정치의 자생력 확보와 지역 유권자들의 전략적 투표가 급선무라는 처방을 내놓고 있다”며 “총선 결과가 여의도에 있는 보수당 공천권자의 의중에 따라 전적으로 휘둘리는 환경에선 지역 인재를 키울 수 없고, 집권 여당이 포기한 땅에서는 지역 발전의 꽃을 피우기 어려운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이번 총선이 집권 여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보수 바라기’를 자처한 TK의 앞길에 험로가 예상된다. 먼저 굵직한 국책사업 유치와 국고예산 확보가 힘들게 됐다”며 “TK와 정권 핵심을 연결할 인적 네트워크가 붕괴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책사업 유치 등 대구에 대한 국가 차원의 투자가 이번 총선으로 악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신문은 18일 사설에서 “대구경북의 정치적 고립이 우려되는 상황인데 신공항 등 대형 국책사업 추진과 내년도 국비 확보 등에도 먹구름이 드리우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며 “우리는 선거에서 표를 주지 않았다고 정부·여당이 대구 경북을 소외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했다.


▲ 영남일보 17일자 2면.

▲ 영남일보 17일자 2면.


▲ 4·15 총선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부겸 페이스북.

▲ 4·15 총선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부겸 페이스북.


영남일보도 17일 “대구시와 경북도의 내년도 국비 예산 확보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며 “4·15 총선 결과 두드러진 여대야소 정치 지형으로 인해 국회 증액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남일보는 “특히 대 정부 협의 채널을 놓아야 할 여당 국회의원이 대구 경북에 단 한 명도 없게 된 점도 이 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심각할 경우 ‘고립무원’ 상황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것. 당장 이달 말까지 내년도 국비 예산안을 정부 각 부처에 제출해야 할 대구시로선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고 진단했다.


영남일보는 17일자 “‘지역 위해 땀 더 쏟겠다’는 김부겸 말이 든든한 이유”라는 사설에서 난감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 신문은 4·15총선 결과에 “정부와 여당이 오만에 빠지거나 실정하지 않게 견제할 수 있도록 제1야당인 통합당에 TK 유권자들이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해석하면서도 대구 수성구갑에서 낙선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치켜세웠다. 


▲ 영남일보 17일자 사설.

▲ 영남일보 17일자 사설.


영남일보는 김부겸 의원이 총선 직후 페이스북에 “영남이 문전옥답이 되도록 더 많은 땀을 쏟겠다”고 다짐한 것을 두고 “고마운 발심이다. 염치없지만 그의 역할에 여전히 기대야 할 대구경북의 현안이 너무 많다”며 구애의 손길을 뻗었다. 


영남일보는 “‘김부겸 정치는 이제 시작입니다’라고 한 것처럼 이 같은 노력이 계속되는 한 이번 총선은 끝이 아니라 김부겸을 또 다른 길로 인도할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 선택에 지역 신문도 곤혹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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