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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에 나타난 서북청년단…“세월호 유족 폭력 유발자”(?)
서북청년단 재건위 노란리본 철거 계획 밝혀…과거 테러단체 ‘섬뜩’, 도 넘었다 지적
입력 : 2014-09-28  16:36:15   노출 : 2014.09.28  17:25:09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일간베스트 회원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 요구 단식 농성장에서 폭식투쟁을 벌인 데 이어 세월호 참사의 상징인 노란 리본을 철거하자는 단체가 등장했다. 

서북청년단재건 준비위원회는 28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더 이상 국론분열의 중심에 서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외면해서는 아니 되겠기에, 구국을 위해 재건을 준비하고 있는 ‘서북청년단’이 단원고 일부 유가족과 불순한 반정부 선동세력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서울시와 정부를 대신해서 이 일을 결행하고자 한다"며 노란 리본을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 논란이 됐던 '엄마부대 봉사단' 주옥순 대표를 포함한 극우 보수 단체 회원들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발표한 발언문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세월호특별법 제정과정에서 이미 냉정을 잃고 분노에 사무친 일부 유가족들에게 이 참사의 원인규명을 맡길 수 없음은 자명함으로 전원 배제하고, 특검추천권은 여야동수로 구성하여 유병언 일당의 뇌물공여와 관계된 지위고하를 막론한 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포함한 특검수사 결과에 정치권 모두가 같은 중량감으로 책임을 나누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노란 리본 철거에 대해 "단원고 유가족 대표단과 불순한 선동세력들의 눈치를 보느라 정부도, 서울시도 마땅히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시점"이라며 "서울시는 온 국민의 애도가 담긴 노란 리본을 영구 보존하여 후세에 다시는 이 같은 망국적 인재가 재현되지 않도록 국민적 경각심을 이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추모 노란리본 보관함'을 가져와 세월호 추모 리본을 제거하려고 했지만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들에 막혀 저지 당했다. 이들은 하지만 향후 산발적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노란 리본을 철거할 것이라고 밝혀 충돌을 예고했다.

노란리본 철거에 나선 단체 이름을 들은 누리꾼들은 섬뜩하다며 수구 세력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했다.

서북청년단은 제주 4. 3 항쟁 당시 제주도민에 대한 무차별 테러와 공격을 감행한 극우반공단체로 악명이 높았다. 

한 누리꾼은 "국군과 경찰, 서북청년단에 의해 학살된 민간인 희생자는 수십만명. 영문도 모른 채 야산이나 골짜기 등으로 끌려가 잔혹하게 학살된 것이 대부분. 이승만 주도 후에 박정희가 모든 자료 소각, 지금 서북청년단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한탄했다.

폭식투쟁과 마찬가지로 이들이 노란 리본을 철거하면서 폭력을 유도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 여론을 악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서북청년단이라는 이름을 괜히 차용한 게 아니라 이제는 거리에서 자신의 뜻에 맞지 않으면 폭력행위도 서슴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들은 발언문에서 "해방 직후 북한 공산주의의 거짓과 허상을 뼈저리게 경험하고 자유를 찾아 월남한 서북지방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결성된 서북청년단은 구국의 최전선에서 공산주의에 맞서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낸 구국의 용사들이며, 이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서북청년단’ 재건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뜻을 같이 하는 구국청년들의 참여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트위터리안 '@intifada69'는 "오늘 서북청년단 재건위 기자회견은 별일 없이 끝났지만 서북청년단이라는 이름이 광장에 등장하는것 자체에 민주시민으로서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과거사 청산을 못했으면 역사의 수치이자 트라우마인 서북청년단이란 이름을 내건 자들이 광장에 나올 수 있었을까"라고 썼다. 

서북청년단재건 준비위원회 정함철 대변인은 2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6. 25 동란 당시 남한 국민은 같은 민족에 총질을 하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고, 남로당에 의해 이념적으로 혼란했는데 서북청년단은 공산주의는 위선이라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며 “기존의 역사 단체가 있기 때문에 잘못하면 선열에 누가 될 수 있어 부담스러웠지만,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위험한 상황에서 서북청년단이라는 이름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서북청년단이 제주 4. 3 항쟁 당시 도민을 테러한 집단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명확한 조작이다. 제주 4. 3 폭동은 역사적 평가가 끝나지 않았다"며 "제주도민이 경찰 가족들을 집단학살한 것을 당시 시대 상황에서 공권력이 약해 우익 청년단이 막기 위해 그런 일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세월호 유족이 국론분열의 중심에 서 있다. 유족 주변에 종북세력이 진을 치고 슬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유족을 거리에서 돌려보내야 한다. 구조를 중단하고 선체를 인양해 정리단계에 들어가야 하는데 정부도 눈치봐서 못하니까 우리가 이런 여론을 확산시키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것이다. 리본을 훼손하자는 취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에 따르면 서북청년단재건 준비위원회는 지난 16일 1차 발기인 대회를 갖고 현재까지 100여 명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이다. 

정 대변인은 향후 계획에 대해 "전국에 리본이 산재돼 있는데 저희 사무실이 있는 원주에 돌아가서 먼저 리본을 정리할 것"이라며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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