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69205&PAGE_CD=N0120

"하나은행서 돈 빼는것은 금융민주화 운동"
[인터뷰] 우석훈 박사 "아고라 글 삭제 요구는 하나금융 스캔들"
11.12.11 21:16 ㅣ최종 업데이트 11.12.11 21:16  이정환 (bangzza)

"하나금융 뱅크런에 협조하면 론스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녹색당)"
"나의 사회생활 첫 월급통장이었던 하나은행 통장 오늘로 해지. 나의 조그마한 행동이 외환은행에 힘이 되기를(bo*****)"
"화이팅! 국민의 자발적 뱅크런 정말 멋지다(t***)"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하나은행 계좌 해지 '인증샷'이 8일 아고라에 소개되면서 불붙기 시작한 이른바 '하나은행 징벌적 뱅크런(Bank Run, 대규모 예금 인출) 운동'이 트위터 등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하나금융지주 측에서 이 운동을 촉발시킨 아고라 게시글을 삭제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징벌적 뱅크런'은 더욱 힘을 얻는 추세다. '인증샷 대회'가 진행되고 있는가 하면,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는 이미 한미FTA 반대 등과 함께 '징벌적 뱅크런'이 '실천 가능한 국민행동' 반열에 올랐다.
 
전에 없는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적임자'가 눈에 띄었다. 베스트셀러 <88만원 세대>로 대중에게도 친숙한 우석훈 박사, 그가 8일 밤 트위터를 통해 "큰 힘은 아니라도 나도 이 싸움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힌 것이다. 부랴부랴, 10일 오후 광화문 인근 커피숍에서 우 박사와 마주앉았다.
 
"근본적으로는 모피아와의 싸움. 시민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 우석훈 박사 ⓒ 유성호

"하나은행을 쓰러뜨리자는 것이 아니다. 부당한 상황에 하나은행이 가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근본적으로는 모피아와의 싸움이다. 모피아에 대한 시민적 저항이 처음 일어난 것이다. 너희가 잘못했으니까, 우리가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모피아와 시민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한국 금융사에서 최초로 시민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우 박사는 "우리나라 금융 역사의 전화점이 될 '금융 민주화 운동'"이라고 규정했다. "왜 하나은행이 더 우량은행인 외환은행을 가져가야 하느냐는 경제 논리로는 전혀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공익의 문제, 절차의 정당성, 경제적 정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결국 시민 참여는 당연한 귀결이란 것이 그의 주장이다.
 
처음부터 정치적으로 결정된 문제이기에, 정치적으로 풀리게 끔 돼 있고, 그럼에도 정치적으로 해결되지 않자, "시민들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란 설명이다. 방법적으로도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자기 예금을 자기가 뺀다는 데 옳고 말고가 뭐가 있냐"고 되물었다. "집회나 시위 참여하는 것보다 효과가 훨씬 더 좋으면서도 평화로운 방법"이라고도 했다.
 
하나금융 측의 아고라 게시글 삭제 요청은 "스캔들"이란 표현으로 일축했다. 그는 "아고라나 트위터 모두 일종의 언론인만큼, 이는 금융자본이 언론에 직접 개입한 것"이라면서 "그냥 힘으로 들이민 것 아니냐. 이렇게 되면 하나은행과 시민 사이의 전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예상치 못했던 징벌적 뱅크런, 진짜 기발한 말"
 
"나는 이제 영화사 소속 이코노미스트"
 
우석훈 박사, 뜻밖의 명함을 내밀었다. 타이거 픽처스 자문. 무슨 말인가 했더니, '진짜' 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파트너'는 <왕의 남자>, <님은 먼 곳에> 등으로 잘 알려진 이준익 감독, '미션'은 경제 코미디 영화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우 박사는 "그동안 경제 영화가 별로 없었다. 아무래도 전문성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보니 영화인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며 "제작, 기획, 시나리오 작업 등 여러 부문에서 자문을 할 계획이다. 이제 나는 영화사 소속 이코노미스트(웃음)"라고 말했다.
 
역시 대중과 경제를 친하게 만들려는 그 나름대로의 '금융 민주화 운동'인 셈이다. 영화 소재로는 론스타에 꽂혀 있다고 한다.

- '하나은행 징벌적 뱅크런 운동' 소식을 접한 소감은? 트위터를 통해 "큰 힘은 아니라도 나도 이 싸움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누가 했는지 모르겠는데, '징벌적 뱅크런'이란 말, 정말 잘 만들었더라. 내 머리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말이다. 진짜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론스타에 대한 징벌적 매각이 이뤄지면 되는 것인데, 그게 안 되고 있으니 비꼰 것 아닌가. 이런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정말 예상하지 못했었다. 보통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더라."
 
- 일단 묻자. 이 운동 방법, 옳다고 볼 수 있나.
"아니, 자기 예금 자기가 뺀다는데, 옳고 말고가 뭐가 있나. 자신의 은행에 대해 어떤 의사를 분명히 가질 수 있고, 그 의사를 가장 확실하게 표현하는 방법은 계좌를 없애거나 돈을 옮기는 것이다. 또 평화로운 방법 아닌가. 그러면서도 집회나 시위 참여하는 것보다 효과도 훨씬 더 좋다. 물대포 맞지 않아도 되지 않나.(웃음)"
 
- 외환은행 노조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그냥 하는 이야기 아니겠나. 사람들 자체가 순둥이다. 내가 그동안 경험했던 어느 노조 사람들보다도 순하다. 외환은행은 오랫동안 정부은행, 국책은행, 이런 분위기가 있었다. 자신을 노출하는 것 자체에 대해 기본적인 두려움이 있다. 공무원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또 임금 조정 등 문제로 다소 불안감은 있겠지만, 일단 고용은 승계될 것이라 믿고 있는 분위기다.
 
"김승유 회장 외환은행 인수 재고하겠다고 하면...박수 받을 것"
 
- 외환은행과 하나금융 사이의 밥그릇싸움에 왜 나서냐는 주장도 있다.
"두 은행을 합치는데 종업원 한 쪽을 다 잘라버린다고 하면 그 말이 맞다. 하지만 그 사람들, 주인만 바뀌는 거니까, 밥그릇에 별 문제 없다. 공익의 문제, 절차의 정당성, 경제적 정의, 이런 것이 문제가 되니까 사람들이 나선 것이다. 외환은행이 더 우량은행인데, 왜 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을 가져가야 하나. 경제 논리로 전혀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물론 사적 거래라면, 자기들끼리 알아서 하면 된다. 하지만 정부기관인 금융위가 끼어 있다. 당연히 국민 의견이 반영되는 것이 맞다.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말고, 여러 논의를 하라고 있는 곳인데, 부당한 결정이 이뤄졌고, 이를 견제할 제도적 장치도 없다. 그래서 정치가 풀지 못하고 있으니, 시민들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 하나금융 측은 금융위 결정을 갖고, 왜 우리들에게 뭐라고 하느냐는 반응이다.
"외환은행 사겠다고 계약을 누가 했나. 김승유 회장이 한 일 아닌가. 누가 들으면 마치 금융위에서 외환은행 인수를 부탁한 것으로 알겠다. 하나금융이 사겠다고 하니까 금융위가 움직인 것이지, 금융위가 하나금융보고 외환은행 사라고 한 것이 아니지 않나. 자신들이 사겠다고 해서, 다 딜(Deal)하고, 계약한 것 아닌가. 하나금융 측 반응은 말이 안 된다.
 
이건 은행이다. 물건 사고 파는 것과는 다르지 않나. 구멍가게처럼 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지금 사람들이 바라는 것, 김승유 회장이 외환은행 인수를 재고하는 것이다. 국민적 논란이 있는 외환은행 인수 문제를 천천히 고려해보겠다, 김승유 회장이 이렇게 발표하면 간단히 끝날 일이다. 그럼 하나금융 박수 받지 않겠나.
 
또 외환은행은 공익은행으로서 충분히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 외환은행이 갖고 있는 돈이 2조5천억 원 정도 된다. 직원 퇴직금 정산하고 직원 복지기금 내고 하면 5천억 원 정도를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시민들이 참여하면 공익은행으로 갈 수 있다. 또 마침 외환은행에서 대학생 학자금 무이자 대출 등 여러 공익적 논의도 이뤄지고 있었고."
 
- 하나금융이 인수한다고 반드시 공익적 기능이 없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하나은행은 완전히 상업적인 은행 아닌가. 하지만 정부나 시민이 외환은행 지분을 늘려 가면, 이는 곧 구조적으로 공익적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공익은행의 필요성에 대한 시민들의 각성이 생겼다고 본다. 외환은행이 하나은행처럼 되길 바라지 않는 것이다."
 
"한국 금융사에서 최초로 시민의 목소리가 나왔다"
 
▲ 우석훈 박사 ⓒ 유성호

- 결국 '하나은행 징벌적 뱅크런 운동', 방법적으로 또 명분에 있어서도 정당하다?
"사실 이 문제 자체가 처음부터 정치적으로 결정된 것 아닌가. 그러니까 해결 역시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게 아니다. 정치적으로 풀리게 돼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민들의 뜻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나은행을 쓰러뜨리자는 것이 아니다. 부당한 상황에 하나은행이 가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근본적으로는 모피아와의 싸움이다. 모피아에 대한 시민적 저항이 처음 일어난 것이다. 너희가 잘못했으니까, 우리가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모피아와 시민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한국 금융사에서 최초로 시민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 얼마 전 금융위의 '징벌적 매각 명령'을 비판하면서 "아무리 사회가 민주화되어도 '금융 민주화'의 길은 여전히 멀다는 항간의 얘기들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모피아들, 결국 관료 아닌가. 이 사람들 그만 두면 김앤장 같은 곳에 들어가 돈 많이 받다가 또 고위 관료로 온다. 전관예우가 기본 구조다. 나간 사람들, 막후에서 힘을 쓴다. 이런 그들을 견제할 세력도 없다. 금융 민주화 과정으로 따지자면, 우리는 아직 독재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상태로 가면, 정권이 바뀌더라도 모피아들이 또 경제를 장악하고 돈줄을 쥘 확률이 높다. 그러니까 시민들이 나서서라도 그들을 견제해야 한다. 이번 '하나은행 징벌적 뱅크런 운동'은 단순히 외환은행을 지키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금융 역사의 전환점이 될 '금융 민주화 운동'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시민적 권리로서의 저항, 모피아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
 
▲ 8일 아고라에 올라 온 '트위터에 부는 반 하나은행 운동'이란 글을 하나금융 측에서 권리침해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위터 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인증샷'. 다음(Daum)측은 "해당 조치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라며 "전기통신망법에 근거한 통상적인 블라인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 트위터 캡쳐

- 8일 아고라에 올라 온 '트위터에 부는 반 하나은행 운동'이란 글이 이 운동을 확산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 글을 하나금융 측에서 권리침해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슨 권리? 무슨 전화를 해서 영업 방해를 했나? 예금주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예금을 빼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무슨 권리 침해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계좌 뺀다고 하니까 급해서 나온 반응이라고 본다. 아고라에서 삭제하면 뭐하나, 스타일 완전 구긴 것이다.
 
그러니 오히려 스캔들로 보는 것이 맞다. 아고라, 트위터, 모두 일종의 언론이다. 그런데 금융자본이 언론에 직접 개입했다. 부드럽게, 테이블도 열고, 대화할 수도 있는데, 그냥 힘으로 들이민 것 아닌가. 이렇게 되면 하나은행과 시민 사이의 전쟁이 될 수 있다."
 
- 하나금융 측의 권리 침해 신고 자체가 또 다른 논란을 부를 수도 있겠다.
"지금까지 언론 또는 여론은 여러 집단과 부딪혔다. 한나라당은 매일 부딪히는 거고(웃음). 하나금융식이라면, 한나라당은 매일 매일 재판을 걸어야 하는 셈이다. 이제까지 금융자본은 시민들과 한 번도 직접적으로 부딪혀 본 경험이 없다. 이런 일을 겪어보지 않았으니 둔탁하게 나오는 것이다.
 
시민이 무엇인가. 남의 일에 오지랖이 넓은 사람들 아닌가.(웃음) 글로벌 시민이 무엇인가. 힘들어도, 아주 먼 아프리카와 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시민에 대한 이해가 당연한 것인데, 금융 쪽에서는 시민들과 이렇게 부딪힌 적이 없다. 시민적 권리로서의 저항, 모피아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민은 또 뭐냐?'.(웃음)"
 
"하나은행에 장기적으로 영향 … 정치권에 더 큰 영향력"
 
▲ 우석훈 박사 ⓒ 유성호

- 이 운동이 앞으로 얼마나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보나.
"하나은행으로서는 단기적인 피해도 피해지만, 장기적으로 경영에 영향을 미치리라 본다. 은행에 사람들이 돈을 맡기는 이유는 무엇인가. 안전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은행도 기본적으로 이미지 산업이다. 이 운동으로 돈 몇 조원이 움직이긴 어렵겠지만, 이런 식으로 이미지가 흔들리면 마케팅 전략 등에 타격을 줄 것은 분명하다.
 
그보다는 오히려, 이미 말했지만, 정치적으로 풀리게 돼 있는 문제니까. 국정조사 등 정치권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본다. 국정조사가 들어간 상황에서 매각을 완료한다? 논리적으로도 상당한 문제가 있지 않겠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이와 관련하여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으로 언제든 응용할 수 있는 원형이 나온 것 아니냐. 한국 금융사에 굉장히 중요하게 기록될 '금융 민주화운동'이란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앞으로 시민들이 논의의 주체로 들어올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론스타가 가져간 돈이 5조 원이다. 우리 대학교 무상등록금 할 수 있는 돈이다. 이렇듯 금융 쪽은 간단한 사안이라도 오가는 돈 단위가 다르다. 물론 정치, 중요하다. 하지만 만날 MB 얼굴만 봐서는 또 당한다. 돈이야말로 무서운 것 아닌가."
 
- 끝으로 '나는 꼽사리다'와 관련해서도 말씀 부탁드린다.
"김미화 선배에게 '엄청' 고마워 하고 있다. 그로 인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친숙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목소리가 나오니까, 큰 도움 얻고 있다. 진짜 고맙다. 3회까지 나갔는데 청취율이 생각보다 잘 나오고 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지금 경제적 모순이 극에 달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한 마디로 사는 게 힘든 거다.
 
아니 재미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꼽살'을 들으시겠나. 그래서 더욱 재미있게 하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생각만큼 잘 되지 않더라. '나꼼수'는 '씨바, 쫄지 마', 우리 구호는 '씨바, 졸지 마'다. 나꼼수는 거악과 싸우지만, 우리는 잠과 싸운다(웃음). 늘 이기는 건 아니지만, 자꾸 문제를 얘기하다보면 세상은 조금씩이라도 좋아진다. 그래서 나꼽살도 하는 것이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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