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9391

박근혜 ‘닭’으로 표현한 만평 화백도 고발당했다
보수단체 인사 “국가원수를 모독”…손문상 화백 “세간의 풍자 차용했을 뿐”
입력 : 2014-10-16  18:30:08   노출 : 2014.10.16  18:44:11  이하늬 기자 | hanee@mediatoday.co.kr    

보수단체가 박근혜 대통령을 모독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외신과 카카오톡 메시지에 이어 이번엔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 손문상 화백을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문상 화백과 고발인 등에 따르면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과 프레시안의 손문상 화백이 지난 1일 뉴데일리, 미디어워치 등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심상근씨에 의해 고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씨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일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며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만평을 통해 국가원수를 심대히 모독하고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심씨는 이어 “(국가원수를 닭으로 표현한) 상기 이미지는 예술작품에 속하지도 않고 프레시안이라는 언론매체에 게재된 것으로서 인격모독과 명예훼손이 심각하다”며 “이런 묘사는 국가원수뿐 아니라 그 어떤 제3자에게 적용돼도 인격모독과 명예훼손의 효과가 극심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당사자인 손 화백은 아직 별도의 연락은 받지 못 했다고 밝혔다. 

▲ 손문상 프레시안 화백의 지난 9월 26일 만평. 사진=프레시안 제공
 
해당 만평은 <공주님, 개 풀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지난 달 26일 프레시안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됐다. 여기서 박근혜 대통령 인형은 닭을 나타내는 듯한 깃털 위에 빨간색 옷을 입고 “도를 넘은 애들, 정리는 다 됐나요?”라고 말하는 것으로 묘사됐다. 그 옆에 김기춘 비서실장으로 보이는 여행 가방을 든 유령 인형이 “개 풀었습니다”라고 답하는 모습이 그려져있다. 

만평을 그린 손문상 화백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손 화백은 16일 미디어오늘에 “이런 경우를 당한 게 처음”이라며 “대통령을 닭으로 표현한 건 이미 세간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풍자와 비유를 차용했을 뿐인데 제가 고발당할 이유가 무엇이 있느냐”라고 말했다. 실제 홍성담 화백도 <세월오월> 그림에서 박 대통령을 닭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어 손 화백은 시사만화가 가져야 하는 풍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느슨하게 알듯 모를듯 표현하는 것을 시사만화의 멋처럼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라며 “이는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던 군사독재 시절에 에둘러서 썼던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손 화백의 지적처럼 실제 해외에서는 정치인을 노골적으로 희화화하는 만평을 쉽게 볼 수 있다.

손 화백은 “오히려 청와대에서 이를(박 대통령이 명예훼손 당했다는 것을) 언급한다면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새로운 사회적 논의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달 16일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그 도를 넘고 있다”며 “이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고 국가의 위상 추락과 외교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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