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500&key=20070803.22016203042

이영식교수의 이야기 가야사 여행 <27> 또 하나의 대가야
대가야의 건국신화 배경은 지금 합천 가야산
국제신문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2007-08-02 20:31:26/ 본지 16면

경북 고령읍과 주산의 지산동 고분군.

고령으로 가십시다.

가야의 역사는 313년 낙랑군의 축출에 따른 해상 무역로의 단절과 400년 고구려 광개토왕의 가야 공략을 경계로 전·후로 나누어집니다. 전기가야의 '큰 가야'가 김해였다면, 후기가야의 '큰 가야'는 고령이었습니다. 김해가 전기의 대가락(大駕洛)이었다면, 고령은 후기의 대가야(大加耶) 였습니다. 이제 우리의 가야사 여행은 대가야의 고향 고령으로 떠나보려 합니다. 지금의 행정구역으로 고령은 경상북도입니다만, 대가야의 건국신화가 전해지는 합천의 가야산은 경상남도입니다. 오늘날의 고령은 동쪽으로 낙동강을 건너 대구로 통하는 것이 보통입니다만, 가야시대 낙동강의 동쪽은 신라 또는 신라에 가까운 적대적 세력이었기 때문에, 남쪽의 고령→합천→초계→의령→함안으로 통했고, 서남쪽의 고령→합천→거창→함양→남원→구례→하동으로 통하는 것이 대가야의 주된 생활권과 문화권이었습니다.

행정구역에 대한 불만

가야사를 중심으로 우리 고대사를 연구하다 보면 현재의 행정구역에 불만을 느끼는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김해의 가락국사에 대해 뭘 쓸려 해도, 부산의 강서구로 편입되어버린 지역이 있는가 하면, 남해로 통하던 현관의 일부는 진해시 용원동으로 되었습니다. 행정편의상 그렇게 나눌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그때마다 몇 마디의 부연 설명으로 청중이나 독자의 이해를 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자연지리적 환경이라든지, 지역주민의 정서가 반영되는 행정구역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가까운 밀양만해도 그렇습니다. 낙동강 북쪽에 있는 밀양은 경남이면서도 부산이나 경남보다는 대구 쪽으로 통하는 게 보통인 모양입니다. 더구나 같은 의령인데도, 부림면의 신반 분들은 북쪽의 초계나 합천 쪽으로 통했지, 의령읍내 쪽으로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신반 분들이 의령읍내 사람들에 대해 "의령 사람들은 말이야~" 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현재의 행정구역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함안의 아라국(阿(安)羅國, 阿羅加耶)이 남해로 나가는 현관이었던 진동은 마산시로 되어 있습니다. 산과 강, 그리고 언덕이나 고개 같은 자연적 경계나, 그런 환경 속에 살면서 나와 남, 안과 밖을 구분을 하던 지역주민의 정서가 반영될 수 있는 행정구역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고령읍내에 들어서기 전에

그건 그렇고, 대구에서 서쪽으로 낙동강을 건너 금산(錦山) 고개에 올라서면 고령 읍내가 한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새로 생긴 터널 쪽 길 말고, 개진면 쪽에서 구불구불 올라가는 옛 국도라야 됩니다. 맞은 편 정면에 보이는 정상이 주산(主山)인데, '님 뫼'라는 뜻이니 대가야 임금님의 산입니다. 거기서 왼쪽으로 내려오는 능선에 둥근 봉분들이 열을 짓고 있어, 낙타 등의 혹처럼 생긴 것이 역대 대가야 왕릉의 지산동 고분군입니다. 주산과 지산동 고분군의 품에 안겨, 그 아래 아기자기 하게 펼쳐져 있는 마을이 고령읍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주산(主山)의 지산동 고분군으로 건너가고 싶지만, 먼저 들려야 할 데가 있습니다. 지산동 고분군이 전성기 대가야의 위상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곳임에 틀림없지만, 대가야도 처음부터 '큰 가야'는 아니었습니다. 고령지역에서 처음으로 '소국(小國)' 단계의 정치체가 출발하던 모습을 보여주는 양전동 알터 암각화(바위그림)부터 고령지역의 가야사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 옳습니다.

고령지역의 고고학 자료에 따르면, 대가야의 정치세력은 회천(會川) 동쪽의 개진면 양전동과 반운리 일대에서 시작되어, 서쪽의 고령읍 일대로 이동했던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금산을 내려오면 회천과 만나게 되는데, 내를 건너지 말고 왼쪽으로 커브를 그리며 나아가면 채 십분도 안 되어 양전동 알터 암각화(바위그림)에 이르게 됩니다. 도착하기까지 제법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제 한 숨 돌리고, 다음 주에는 알터 암각화와 대가야의 건국신화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합니다. 

인제대 역사고고학과 교수·박물관장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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