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face.kr/news/news_view.htm?news_idx=4240
MB의 꼼꼼함, 아마존에도 댓글 알바 동원?
자서전에 호평 댓글 수두룩…프로필 보니 ‘활동 제로’
민일성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2.13 10:12 | 최종 수정시간 11.12.13 10:25
이명박 대통령의 영문판 자서전에 대한 세계 최대 인터넷서점 <아마존> 서평 댓글이 조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혹평 기사가 나간 이후 댓글 수가 300여개에 육박했고 그중 우호적 댓글을 단 수십명의 사람들이 오직 이명박 대통령의 자서전에만 리뷰글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블로거 ‘deulpul’는 12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이명박 영문 자서전, 한 달 뒤”란 제목의 글(☞ 보러가기)에서 자서전에 대한 혹평 기사가 나간 후 “한 달이 지난 지금. 이명박 영문 자서전에 대한 독자 서평을 쓴 사람은 무려 277명으로 대폭 늘었다(12일 기준)”며 “최근에 서평을 쓴 사람들은 대부분 별 다섯 개를 주었다. 이 때문에 전체 평균 별점이 세 개로 올라갔다”고 이후 상황을 짚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영문판 자서전 ‘The Uncharted Path: The Autobiography of Lee Myung-Bak’(전인미답의 길: 이명박 자서전)을 출간했으며 지난 11월 1일부터 미국 판매에 들어갔다.
11월 14일자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자서전은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11월 12일 오후 5시 현재 아마존닷컴의 이 대통령 자서전 서평란에는 모두 43개의 댓글밖에 달리지 않았다. 이 가운데 7개가 최고 평가인 별 5개를, 1개가 별 3개를 준 반면, 나머지 35개는 최저 평가인 별 1개를 줬다. 또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익명으로 댓글을 올렸다. <한겨레>는 글 내용으로 미루어 책을 읽고 난 뒤 쓴 내용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평가자 대부분은 한국인들로 추정된다고 당시 자서전에 대한 미국 내 반응을 전했다.
그러나 한달사이 리뷰 댓글이 급증했다. 실제 13일 <아마존>을 방문(☞ 보러가기)해 이 대통령의 자서전 서평란을 살펴보니 블로거 ‘deulpul’가 지적한 대로 댓글수가 한달새 대폭 늘었다. ‘deulpul’가 글을 올린 시점인 12일보다 이날은 더 늘었다. 13일 오전 9시 30분 현재 아마존닷컴의 이 대통령 자서전 서평란에는 모두 285개의 서평 댓글이 달렸다. 이 가운데 132개가 최고 평가인 별 5개 평점을, 25개 별 4개, 2개가 별 3개, 1개가 별 2개, 125개가 최저 평가인 별 1개를 줬다.
13일 오전 9시 30분 현재 아마존닷컴의 이 대통령 자서전 서평란에는 모두 285개의 서평 댓글이 달렸다. ⓒ <아마존> 화면캡처
‘deulpul’는 “이러한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처음에는 악평이 높았으나 사람들이 책을 사서 직접 읽어보니 엄청난 명작이라고 느끼게 된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니면 조직적인 캠페인을 벌인 결과인지도 모른다”며 “황당한 듣보잡 관광 홍보 행사에 세금을 처발라 가며 투표 전화까지 조직적으로 거는 세상이니,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마존의 리뷰만 갖고는 확인할 수 없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어 ‘deulpul’는 “최근에 이 책에 서평을 쓴 사람들의 프로필을 잠깐 보자”며 “개인에 대해서는 알 수 없고, 아마존 사용자로서 다른 책이나 제품들을 어떻게 평가해 왔는지는 확인할 수 있다”고 댓글을 단 사람들의 이력을 엑셀로 정리했다.
12월 서평을 쓴 64명의 프로필. 서평활동과 관련 이 대통령의 자서전 댓글 1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 블로거 ‘deulpul’
그는 “위 표는 12월에 이 책의 서평을 쓴 사람들 64명의 프로필을 토대로 하여 나온 것이다”며 “64명 전원이 이명박의 자서전에 매우 우호적인 평가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쓴 리뷰 내용을 보면, 거의 모두가 두 줄 정도로 판에 박은 듯이 되어 있다”며 그는 “별 다섯 개를 줄 정도로 감명 깊은 책을 읽고 나서도 하나같이 달랑 두어 줄씩 서평을 썼다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deulpul’는 “더 신기한 것은 이 사용자들이 지금까지 써 온 리뷰 기록이다. 전체 64명 중에서 단 한 명을 제외한 63명이 과거에 어떠한 책이나 상품에 대해서도 리뷰를 쓴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말하자면, 이 아마존 사용자들은 오로지 이명박의 영문 자서전만 리뷰를 쓴 사람들이다”며 “이것은, 다른 어떤 책이나 제품에 대해 사용기를 쓰지 않은 사람조차도 리뷰를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이명박의 자서전이 위대한 명저라는 뜻일 수도 있지만, 이들 아이디가 오로지 이 책의 서평을 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의심을 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또 ‘deulpul’는 평가자들의 프로필을 살펴본 결과 이번 리뷰 말고는 활동이 전무후무한 상황을 전했다.
실제 기자가 <아마존>을 방문해 댓글을 단 사람들의 프로필을 확인한 결과 다수 리뷰어들이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자서전 리뷰 딱 한 개만 했을 뿐 별다른 활동을 한 흔적이 없었다.
한 서평자의 프로필를 살펴보니 이 대통령의 자서전 서평 댓글 외에 다른 책이나 상품에 대한 리뷰를 쓴 적이 없다. ⓒ <아마존> 화면캡처
‘deulpul’는 “참고로 8월30일에 나온 딕 체니의 자서전 <In My Time>을 잠깐 보자. 딕 체니 역시 이명박 못지 않게 호오가 갈리고 논란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다”며 “그의 자서전은 이명박의 자서전보다 두 달이나 전에 나왔음에도, 현재까지 서평을 쓴 사람은 모두 202명으로 이명박 자서전의 리뷰어보다 훨씬 적다”고 비교했다.
‘deulpul’는 “체니의 자서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람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가장 최근에 이 책의 서평을 쓴 사람 30명 중에서 오로지 이 책만 리뷰를 쓴 사람은 단 4명에 불과하다”며 “개개 리뷰들을 보면, 내용은 둘째치고 그 분량에서부터 이명박 자서전의 평가와 큰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자서전에는 이 책의 리뷰만 쓴 사람이 수십명에 이르는 것이다.
‘deulpul’는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가. 나는 잘 모르겠다”며 “분명한 것은, 이 책에 대한 현재의 평가 양상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이명박의 영문 자서전은 아마존에서 유사 이래 가장 위대한 자서전으로 등극하리라는 것이다”라고 비꼬았다.
트위터러들은 “냄새가 솔솔 MB님하는 일이 글쵸”, “누군가 아마존에 제보를 해야 겠네요”, “일종의 어뷰즈임이 분명한데... 아마존이 결국 조치를 취하지 않을까 생각”, “평점히스토리 대단하오. 이런 식으로 무슨일이건 진행했었겠지”, “그동안 이 대통령 자서전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좋지 않았는데...” 등 의구심을 보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내가 50년 전에 겪은 것처럼 가난과 어려움 속에서 성공하려고 몸부림치는 다음 세대의 주역들을 돕는 일을 계속하겠다”며 “지속 가능한 녹색 미래를 위해 세계를 돌아다닐 것이다, 녹색성장과 환경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교육하는 일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퇴임 후 구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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