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10282119225&code=960100

시민이 영상으로 추모한 세월호… 유리창에 어리는 입김을 지우고 또 지워도 늬들은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글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영상제공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영화인 모임

지난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있던 그날 이후, 시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세월호 아픔 ‘그날 이후’를 기록하고 추모했다.

이들이 만든 영상 11편이 오는 31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시민이 함께하는 세월호 추모 영상제’에서 상영된다.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영화인 모임’에서 지난달부터 공모를 통해 받은 총 30여 편의 짧은 추모 영상 중에서 추려낸 것들이다. 영상을 만든 이들은 안산 단원고생들과 같은 세대인 고등학생에서부터 부모세대인 40대까지 다양하다. 영상제가 열리는 31일은 세월호 참사 200일 하루 전이다. 영상을 만든 이들 중 4명을 만나 영상제작에 얽힌 사연들을 들어봤다. 





■ 김은택군의 ‘유리창’



11편의 상영작 중 두 편은 고등학생이 만든 작품이다. 서울영상고등학교 2학년 김은택군(17)은 <유리창>이라는 2분30초짜리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영상은 정지용 시인이 아들을 잃은 슬픔을 담아 지은 시 ‘유리창’을 모티브로 했다. <유리창> 영상에는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라는 시구와 함께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구조해달라며 창을 두드리는 한 여학생의 모습이 나온다. 부모는 팽목항에 앉아 아이의 영상을 스마트 폰으로 보면서 아이를 기다린다. 김군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점차 잊어가고 있는 것 같아 추모영상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프로 작곡가 김인영씨의 ‘잊지 않을게’



프로 작곡가인 김인영씨(31)는 직접 세월호 추모곡을 작사·작곡해 <잊지 않을게>라는 추모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김씨 주변에서 함께 음악작업을 하는 동료들이 손을 보탰다. 새벽에 일어나 기타 녹음을 하고 믹싱작업을 했다. 노래 녹음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인 3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김씨는 미국 월가에서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한인들의 시위 모습을 담은 도 만들었다. 김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생업에 바빠 뉴스만 보면서 ‘답답함’을 느꼈다”며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생각해보니 노래와 영상을 통해 추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 이승준군의 ‘그날, 그때, 그곳에’



광주 석산고등학교 3학년 이승준군(18)이 속해 있는 ‘청소년 영상 제작단’은 청소년들이 직접 진실규명을 위해 노력하고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세월호 참사 한 달 후 광주의 충장로에는 노란 피켓을 든 청소년들이 모였다. ‘변화가 필요합니다’ ‘친구들을 잃은 그날, 4·16을 잊지 않겠습니다’를 쓴 피켓을 든 아이들이 충장로를 걸으며 진실규명을 요구한다. 이군은 “영상단원들끼리 도울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우리는 영상을 만들 수 있으니 기록을 하자’고 마음을 모았다”고 말했다.

 



■ 서승현씨 ‘유족들 직접 행동에 나서다’

‘안경유희’라는 이름으로 1인 미디어 활동을 하는 서승현씨(28)는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직접 투쟁할 것을 선언하는 모습을 담은 <유가족 직접 행동에 나서다>를 제작했다. 영상 속에서 유족들은 아이들이 배 안에서 침몰 직전에 찍은 영상들을 공개하고 “저희들이 바라는 것은 진실 규명뿐”이라며 오열한다. 서씨는 “유가족이 지난 7월16일 직접 행동을 선언했는데 이 자리에서 영상으로 기록한 것은 저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회에 나선 시민 등 사고의 여러 장면들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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