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실제 모델 한학수 PD, 방송 못만든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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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 실제 모델 한학수 PD, 방송 못만든다

MBC, 옛 교양제작국 PD들 비제작부서로 보내... 노조·기자회는 "보복인사"

14.11.01 10:39 l 최종 업데이트 14.11.01 10:39 l 선대식(sundaisik)

▲ MBC상암시대 개막식에 '차벽' 등장 'MBC 상암시대 개막기념식'이 지난 9월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신사옥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평소 담장 없이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광장이었으나,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버스 3대로 차벽이 설치되어, 시민들은 MBC사옥에 설치된 대형모니터를 통해 행사진행을 지켜봤다. ⓒ 권우성

MBC는 전·현직 노조간부와 <PD수첩> 출신 PD들을 대거 비제작부서로 발령냈다. 이를 두고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이하 노조)는 "보복인사"라고 반발했다. 

<제보자> 실제 모델 한학수 PD, 비제작부서로...

MBC는 10월 31일 오후 130여 명 규모의 인사발령을 냈다. 회사는 교양제작국 해체의 후속조치로, PD들을 대거 비제작부서나 예능국·콘텐츠제작국으로 발령냈다. 

'황우석 사태'를 다룬 영화 <제보자>의 실제 모델인 한학수 PD는 새로 만들어진 신사업개발센터로 옮긴다. 회사는 신사업개발센터를 서울 상암동 본사가 아닌 다른 곳에 두기로 했다. 노조 쪽은 "파업 직후 만들어졌던 '미래방송', '보도전략' 등의 조직들이 그랬듯이, 신설 조직들 역시 그들의 마음에 들지 않은 기자들과 피디들을 솎아내고, 배제하기 위한 도구"라고 지적했다. 

<PD수첩> 팀장 출신으로 지난 9월 '이달의 PD상'을 수상했던 김환균 PD도 사업부서인 경인지사로 자리를 옮긴다. 2010년 노조위원장으로서 김재철 사장 반대 투쟁으로 해고를 당한 바 있는 이근행 PD, 현 노조 민주방송실천위원회(민실위) 간사인 김재영 PD, <PD수첩> '광우병' 편을 제작해 징계를 받았던 조능희 PD 등도 편성국으로 이동한다. 편성국은 방송프로그램을 송출하는 비제작부서다.

편성국으로 옮기는 한 PD는 1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DMB 송출 업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DMB 무용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그곳에서 무엇을 하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안광한 사장 등 경영진은 정권에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행위를 벌였다"면서 "이러한 인사는 법원에서 위법 판결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MBC는 예능과 드라마 마케팅부에 많은 기자들을 발령 냈다. 인터넷과 SNS 뉴스 제작·편집을 담당한 뉴미디어뉴스국의 기자 대부분은 사업과 기획 관련 부서로 전출됐다. 보도국에서 계속 경력기자를 뽑는 상황에서 기자들을 대거 비보도 부문으로 보내는 것을 두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회사는 PD·기자 12명에 대한 교육발령도 내렸다. 이른바 '신천교육대'의 부활이다. 김재철 전 사장은 회사에 비판적인 PD와 기자들을 서울 신천역 인근 MBC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도록 한 바 있다. 파업 이후 미래방송 연구실과 통일방송 연구소 등에 배치된 보도부문 출신 기자 5명은 교육 발령을 받았다. 또한 <PD수첩> 출신 이춘근·이우환 PD도 교육발령을 받았다. 

노조와 기자회, 거센 반발... "MBC 몰락 앞당겨"

노조는 "'교양 없는 MBC' 조직개편의 후속인사는 끝내 '밀실 보복인사'로 현실화됐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예상했던 그대로였다"면서 "스스로 공영방송 포기선언을 하며 내세웠던 '수익성'과 '경쟁력'이란 구호조차도 결국 허울뿐인 것임을 만천하에 알린 셈"이라고 비판했다. 

MBC 기자회도 성명을 내고 "복수와 증오심에 불타, 기자들을 내쫓는 일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훈련·교육·경험을 통해 능력이 검증된 기자들을 교육발령과 전출로 뉴스 제작 업무에서 배제해 놓고 무슨 프로그램 경쟁력을 운운한단 말인가"라면서 "비상식적이고 납득하기 힘든 이런 인사발령은 MBC 뉴스, 더 나아가 MBC 전체의 몰락을 앞당기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