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세월호 촛불, "진상규명·실종자 돌아올 때까지 함께 할께" -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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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세월호 촛불, "진상규명·실종자 돌아올 때까지 함께 할께"

옥기원 기자 ok@vop.co.kr 발행시간 2014-11-22 22:33:26 최종수정 2014-11-22 22:33:26

싸늘해진 날씨에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21일째를 맞는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세월호 참사에 대한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이호중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공동위원장은 “실종자 9명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고, 참사의 진상규명이 이뤄지는 날까지 끝까지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광화문에 모이는 촛불 참가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더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힘들게 인양을 결정한 실종자 가족들에게 돈이 없어서 인양을 못하겠다는 의미의 말들로 더 큰 상처를 주고 있다”며 “정부는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려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촛불에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故이소선씨의 뜻을 이어가자는 의미로 만들어진 ‘이소선 합창단’의 공연이 진행됐다. 이소선 합창단이 가수 변진섭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거죠’ 등을 열창할 때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며 뜨거운 호응을 보내기도 했다.
 

세월호 촛불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위 주최로 열린 세월호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성역없는 진상규명' 손피켓과 촛불을 들고 있다.ⓒ뉴시스
 

세월호 유족, “4월 16일 이전 삶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 달라”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2학년6반 호성이 엄마 강부자씨는 “진상규명이 이뤄져 아들의 가족들이 4월 16일 이전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세월호를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강씨는 “지난 7개월의 시간동안 가족들은 단식, 노숙농성, 도보행진 등 진상규명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왔다”며 “그 과정을 겪으며 가족들은 대한민국의 현실에 실망했고, 다들 숨고 싶을 정도로 너무 지쳤다”고 토로했다. 이어 “반쪽자리 특별법을 가지고 너무 부끄러워서 아이들의 영정사진 조차도 제대로 쳐다볼 수 없다”며 “유가족들이 4월 16일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될 수 있도록 세월호에 끝까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단원고 유가족 영석 엄마 권미화씨는 현재 팽목항의 상황을 설명하며 정부에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제대로 된 인양작업을 촉구하기도 했다.

권씨는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의 상황 등을 고려해 울며 겨자 먹기로 인양을 결정했지만 정부는 이제 와서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인양작업이 힘들다는 말을 흘리고 있다”며 “정부는 더 이상 세월호 가족들을 기만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진상규명과 실종자 수색을 위한 제대로 된 인양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정부의 약속이 지켜질 때까지 실종자 가족들과 팽목항에서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며 “국민 여러분이 희생자 가족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준다면 가족들도 진상규명을 이룰 때까지 끝까지 힘을 내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시흥에서 시민 촛불을 진행해온 정미라(41)씨는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 끝까지 촛불을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정씨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도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촛불을 밝히는 게 좋겠다는 회원 의견으로 촛불이 시작됐고, 매일 저녁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촛불이 밝혀지고 있다”며 “9명의 실종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고, 진상규명이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촛불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은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외치는 참가자들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세월호 촛불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위 주최로 열린 세월호 촛불문화제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됐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