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돈 먹는 하마' 해외자원개발] 눈덩이 손실 방치 땐 국가재정 큰 부담 'MB정부 겨냥' 해석 경계
정부가 본격 메스 댄 배경은
국민일보 | 김경택 기자 | 입력 2015.04.03 03:00

박근혜정부가 최근 해외자원외교 사업에 본격적으로 메스를 댄 배경에는 허술 투자와 방만 경영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사업 손실이 이미 막대한 데다 당장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권 내부에선 이런 문제를 '이명박(MB)정부 손보기'나 '전·현 정권 충돌'로 해석하는 시각에 대해 억울해하는 분위기다. 여권 관계자는 2일 "전 정부를 겨냥한 게 아니라 정부 방침에 따른 무리한 사업 추진 때문에 실제 큰 손실이 발생한 만큼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사원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MB정부의 '외형 확장' 목표를 달성키 위해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무리하게 자원개발 사업을 밀어붙였다. 3개 공기업이 116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이미 쏟아부은 돈은 31조4000억원에 달한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34조3000억원을 이들 사업에 더 투입할 예정이지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는 점이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지난 3월 취임 후 첫 대국민 담화에서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특히 이 총리는 "해외자원개발과 관련한 배임, 부실투자 등은 어려운 국가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자원외교 사업 비리를 척결 대상 중 하나로 겨냥했다. 검찰은 이후 경남기업과 석유공사 등 이와 관련한 수사에 속도를 내며 정부의 부패 척결 기조에 보폭을 맞추고 있는 형국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손실을 불러온 사업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강경 기류도 감지된다. 공기업 사장 등이 자원외교에 힘을 준 정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투자 기준이나 의사결정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부실 사업을 확대한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기 때문이다.

상당수 공기업들이 "장기적으로 해외사업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초기 투자 단계부터 수익률을 과도하게 잡아 현재 '회복불능 상태'에 빠진 사업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가 국가재정 악화를 우려해 공무원연금 개혁에 사활을 건 상황에서 재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문제를 방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 세금으로 충당되는 공무원연금 적자보전금은 올해 2조9000억원, 지난해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기준 한국석유공사의 자원개발 사업 10개에서 발생한 확정 손실액만 2조6841억원에 달했다.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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