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22857
수공 구조물 장악한 큰빗이끼벌레... "망신"
[현장] 공원엔 망초뿐... '마이크로 버블'엔 이끼벌레 득시글
15.06.29 18:31 l 최종 업데이트 15.06.29 18:31 l 김종술(e-2580)
▲ 수자원공사가 용존산소 증가와 수질정화 효과가 있다고 들여온 마이크로버블기 주변엔 큰빗이끼벌레가 득시글하고 주변엔 죽은 물고기가 썩으면서 악취를 풍기고 있다. ⓒ 김종술
큰빗이끼벌레가 수자원공사(아래 수공) 선박계류장까지 점령해버렸다. 녹조와 부유물을 밀어내기 위해 설치한 수차와 '마이크로버블'기에도 큰빗이끼벌레가 득시글거렸다. 텅 빈 생태·체육공원은 개망초로 가득 찼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은 지난 24일부터 4대강 탐사보도를 위해 금강을 찾았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의 참여 속에 이뤄진 금강 탐사보도는 무인기와 보트가 동원됐고, 잠수부 등 20여 명이 금강을 샅샅이 훑고 지나갔다. 물속에서 건져 올린 녹조, 큰빗이끼벌레, 깔따구, 실지렁이 등을 만지고 주무르면서 페이스북을 통한 SNS 생중계 및 <오마이뉴스> 기획기사를 통해 금강의 민낯을 알렸다(관련 기사 보기 : 현장리포트 - 금강에 살어리랏다).
금강 탐사보도팀이 떠나고 29일 다시 찾은 금강. 여전히 부유물과 녹조, 죽은 물고기, 큰빗이끼벌레로 가득했다. 강변에서는 썩은 악취가 풍기고 있었다.
▲ 수자원공사가 용존산소 증가와 수질정화 효과가 있다고 들여온 마이크로버블기에 큰빗이끼벌레가 득시글하다. ⓒ 김종술
먼저 찾아간 곳은 공주보 인근 수상공연장. 지난 3월 수공은 한 대당 1425만 원에 이르는 '마이크로 버블'을 두 대 설치해놨다. 수공은 이 기계를 통해 물 속에 초미세 기포를 쏴 용존산소 증가와 수질정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기계는 부유물에 취약해 기계 둘레를 망으로 둘러 쌓아놨다. 털털거리며 돌아가는 기계를 둘러싼 망에는 이끼벌레가 덕지덕지 붙어 자라고 있었다. 대형 붕어도 하얀 배를 드러낸 채 죽어 있었다.
백제보로 향하는 길목, 공주시 탄천삼거리 강변. 이곳에는 노란 금계국과 망초가 뒤섞여 있었다. 뜨거운 햇살에 노출된 자전거 도로에선 아지랑이까지 피어오르고 있었다. 꽃이 활짝 핀 강변에는 사람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백제보 상류 청남지구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생태공원으로 조성된 이곳엔 사람은 없고 개망초와 잡풀이 우거져 사람 키를 훌쩍 넘어버렸다. 공원으로 내려가는 출입구에는 쇠말뚝이 세워져 있었는데, 큼직한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찾고 싶어도 찾지 못하는 곳이 돼버렸다. 공원에 설치된 벤치도 잡풀에 가려져 찾기가 쉽지 않았다.
▲ 백제보 선박계류장 수자원공사 바지선 인근에도 큰빗이끼벌레가 득시글하다. ⓒ 김종술
수공은 이곳에 녹조가 번성하면 황토 살포를 하기 위해 선박계류장을 설치하고 바지선을 세워놨다. 하지만 이곳도 큰빗이끼벌레가 점령해버렸다. 백제보 수력발전소 부유물 차단을 위해 설치한 오탁방지막에 걸린 쓰레기를 하류로 흘려보내기 위해 관계자들이 고무보트를 타고 쓰레기를 휘젓는 광경도 목격됐다. 수상 레저가 금지된 곳에서 관계자들은 구명조끼도 입지 않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 세종보 선박계류장 고무통 속에는 수자원공사에서 거둬들인 큰빗이끼벌레가 썩어가고 있다. ⓒ 김종술
마지막으로 찾아간 세종보 선박계류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구조물에는 큰빗이끼벌레가 덕지덕지 붙어 자라고 있었다. 바지선 위 대형고무통에는 수거된 것으로 보이는 큰빗이끼벌레가 썩으면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금강이 물고기 어항도 아니고 물 속에 기포를 쏴 수질을 정화시키겠다는 수공의 전략이 가관이다"라면서 "용존 산소 증가와 수질정화 효과가 있다고 해서 들여온 마이크로 버블기와 선착장까지 큰빗이끼벌레가 붙어 망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녹조와 큰빗이끼벌레를 제거한다며 세금 축내지 말고, 지금이라도 수문을 열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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