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02605.html

[단독] 대한하천학회 “한강 건강·자연성 회복 시키려면 신곡보 철거가 최선”
등록 :2015-07-31 01:27

서울에 큰비가 내린 뒤인 지난 27일 오후 한강 신곡 수중보 부근 굴포천 하구에서 300여마리의 물고기들이 떼죽음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이세걸 사무처장이 죽은 물고기를 가리키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제공
서울에 큰비가 내린 뒤인 지난 27일 오후 한강 신곡 수중보 부근 굴포천 하구에서 300여마리의 물고기들이 떼죽음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이세걸 사무처장이 죽은 물고기를 가리키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제공

대한하천학회 보고서 입수
세가지 대안 중 첫번째 꼽아. 철거비 대비 편익 상당히 커
세번째 대안인 상시 수문개방. 비용 안들지만 효과는 제한적
“신곡보 철거땐 서강~성산대교 상당한 규모 백사장 형성될것”

서울 한강의 건강과 자연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경기도 김포~고양 사이 신곡 수중보를 철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강은 지난 6월말부터 한달 가까이 녹조로 몸살을 앓았다.

30일 <한겨레>가 단독 입수한 대한하천학회의 <신곡 수중보 영향 분석> 전체 보고서를 보면, 서울 한강의 수질과 자연성을 개선하기 위해 검토한 3가지 대안 가운데 신곡보를 철거하는 것이 가장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2013년 7월 서울시가 대한하천학회에 연구를 맡겨 올해 2월 완성됐다. 그러나 대한하천학회가 4대강 반대 운동을 주도한 단체여서 결과의 중립성이 의심된다는 보수진영의 공격에 따라 서울시는 다음달 초 보완 연구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 보 철거가 개선보다 타당성 더 커 

이 보고서에서 대안1로 검토된 신곡보 철거는 1년 동안 173억원의 비용이 들며, 수위가 최대 1.8~1.9m가량 낮아짐에 따라 628억15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든다. 따라서 전체 비용은 801억1500만원이다. 철거 편익은 종 다양성 확보(높은 편익) 때 1150억2956만원, 자연 하천 복원(낮은 편익) 때 228억6845만원이었다. 따라서 철거 때 비용 대비 편익(B/C)은 각각 5.89, 1.09로 나타나 두 경우 모두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대비 편익은 1 이상이어야 사업 타당성이 있다는 뜻이다.

대안2는 김포 쪽에 치우쳐 있고, 길이가 100m, 높이 5m인 가동보(수문을 열 수 있는 보 부분)를 수중보의 중심으로 옮겨 길이 300m, 높이 3m로 새로 설치하는 것이다. 이 규모로 가동보를 옮기는 데는 3년 동안 452억원이 드는데, 가동보를 완전 개방하는 경우 그 효과는 철거하는 것과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대안은 가동보를 완전 개방했을 때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대안2의 비용 대비 편익은 종 다양성 확보(높은 편익) 때 4.21, 자연 하천 복원(낮은 편익) 때 0.86으로 나타났다.

대안3은 현재 서울시에서 검토중인 것으로 길이 100m 정도인 현재의 가동보를 상시 개방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녹조 등 수질 악화나 생태계 단절, 보 상류 퇴적 등을 개선할 수 있으나,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대안3은 추가 비용이 들지 않아 비용 대비 편익 분석은 하지 않았다.

■ 수위는 내려가고 백사장은 돌아오고 

신곡보를 철거할 때 가장 큰 변화는 수위가 내려가는 것이다. 저수기(물이 부족한 시기)의 신곡보 상류의 평균 수위는 0.93~1.06m 내려가고 갈수기의 최저 수위는 1.7~1.9m까지 내려간다. 물론 홍수기에는 0.26m 정도만 내려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수위의 변동 폭도 철거 전 1.3m에서 2.8m로 2배 이상 커진다.

수위가 내려감에 따라 백사장은 복원되고, 강의 섬들은 커진다. 먼저 신곡보 철거 직후 상류 지역에 백사장(모래톱)은 162만㎡(49만평)가 늘어나며, 이 가운데 32만㎡(9만7천평)에는 풀과 나무도 자랄 것으로 예상됐다. 동시에 신곡보로 수위가 높아져 형성됐던 뻘층은 침식과 퇴적이 활발해져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먼저 여의도 하류에서 서강대교와 양화대교, 선유도, 성산대교 남쪽에 걸쳐 상당히 규모가 큰 백사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됐다. 밤섬도 큰 변화를 겪는데, 신곡보 철거 뒤 썰물 때 섬 둘레에 너비 79.5~170m가량의 백사장이 형성돼 면적이 58%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중랑천과 탄천의 하류에도 백사장이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의 책임자인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대한하천학회 부회장)는 “‘강은 흘러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가 확인된 것이다. 강의 자연성 회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의 흐름을 회복하는 것이다. 신곡보 철거가 그 시작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를 발주한 서울시의 김학진 물순환기획관은 “이 연구 결과는 외부 자문단의 의견도 충실히 반영했고, 물리적 영향 평가도 세심하다. 다만 사회경제적 영향 평가, 비용편익 문제를 좀더 들여다봐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세종/김규원 기자, 임인택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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