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에이지 음악에 대한 오해 2 

한국적 뉴에이지?


- 들어가기

가끔 신문 지상에 전문가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뉴에이지는 좀 이상한? 외국과 다른? 그런 개념이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쓴다.  그 뉴에이지에 대한 오해(http://tadream.tistory.com/8405)에서 소위 우리나라에서 뉴에이지라 불리는 아티스트들이 사실은 뉴에이지 아티스트가 아니다라는 식으로 일부 밝혔다. 즉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소위 뉴에이지 음악은 뉴에이지라 말하기 애매하다라는 얘기다.

예전에는 뉴에이지 음악이 무엇인가 하고 전문가가 글을 쓰면 뭐 들어 좋으면 되었지 하는 반응이 다수였고 현재도 그렇지만 근래 들어와 하나 다른 점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알고 있는 소위 뉴에이지와 외국의 뉴에이지가 다르다라는 것을 일부는 알고는 있다라는 점이다. 그래 어느 분은 "한국적" 뉴에이지란 말을 쓰기도 하더라. 근데 이 또한 궤변이다. 그 얘기를 풀어가려 한다.


- 장르명

멜로딕스피드메탈(멜스메), 멜로딕트랜스, 비쥬얼락 등 희한한 장르이름 좀 들어보셨을 것이다. 다 일본 사람들 작품이다. 그 중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장르명이 프로그레시브락(progressive rock, 다른 설도 있음), 테크노(techno) 등이 있다. 근데 문제는 실제로 일본 사이트에 가보면 정말 세상의 모든 장르가 일본에 다 있다 할 정도로 무수한 장르가 있다. 이게 일본에서 그저 사용되면 그만인데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무분별"하게 쓰이는 게 문제이다. 뉴에이지도 그 중 하나이다. 


- 일본을 거쳐

뉴에이지 음악은 80년대 초부터 눈에 띠기 시작하면 80년대 말에는 우리나라에도 상륙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행을 했다. 그래 80년대말 90년대초 우리나라 음악 잡지에서는 뉴에이지를 18가지로 분류해 우리나라에 소개하기도 했다. 그중 일렉트로닉 경향과 어쿠스틱 경향 그리고 네오클래식이 우리나라에 먼저 들어왓다. 야니, 엔야, 란츠, 윈스턴 등 알만한 아티스트와 그리고 들어보셨을 만한 음악이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90년대 중간쯤부터 뉴에이지 음악의 중심이 데이빗 아켄스톤, 카루네쉬 등의 경우와 같이 힐링, 명상 쪽으로 옮겨가고 우리나라에서는 뉴에이지 유행이 사그라 들었다. 그런데 90년대말 다시 뉴에이지가 다시 우리나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 그 이유는... 일본에서 유행하는 뉴에이지(?) 음악이 시차를 두고 수입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시차를 둔 일본 음악경향의 한국 상륙은 흔한 일이다. 일렉트로 성향의 강남스타일이 우리나라에서 뜰지는 2000년대 말 일본 대중음악 차트를 보면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걸그룹은 더 말해 뭐하랴... globalization이 아니라 japanization 등 일본을 통해 세계를 본다라는 냉소가 한편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 인스트루먼트 음악의 뉴에이지 편입

데이빗 란츠, 마이클 존스 같은 어쿠스틱 계열이 일본에서 꽤 인기를 끌었는데, 일본에서 과거 인기를 끌었던 앙드레 가뇽 등 세미클래식 음악들이 다시 인기를 끌게 되면서 쿠라모토 유키 등 아티스트 등의 음악과 함한께 뉴에이지 음악이라 포장이 된다. 

여기서 잠시 일본 인스트루먼트 음악과 데이빗 란츠 등의 음악의 차이점을 얘기하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가 최소음악 즉 미니멀 요소이다. 쉽게 말해 반복되는 느낌이 없다. 야니한테는 있고 란츠한테도 있지만 쿠라모토한테는 없는 요소이다. 심지어 복잡한 앰비언트부터 댄스음악까지 요즘 일렉트로닉 음악에서 반복적인 부분은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으실 것이다. 물론 반복적 요소 때문에 한 예로 긴장감은 있지만 답답하다라는 느낌이 있다. 반면 일본 인스트루먼트 음악은 세미클래식의 낭만주의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좀 자유롭다라는 느낌이 있으실 것이다.

즉 생물에서 상사기관 수렴진화 얘기하듯이 발전되어온 계통이 다르지만 유사한 모습을 띠었기에 일본 인스트루먼트 음악과 뉴에이지 어쿠스틱 계열의 음악이 구분 없이 뉴에이지라 "말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 바로크, 고전주의 음악과 낭만주의 마냥 차이는 존재한다. 


- 듣기 편한 재즈 음악의 뉴에이지 편입

한편, 80년대 말에 한국에서도 재즈가 꽤 인기를 끌었는데 역시 일본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역시 일본에서 컨템포라리 재즈 중 편한 음악들이 인기를 끌다가 소위 뉴에이지 음악에 편입이 된다. 

그건 유럽의 뉴에이지 레이블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뉴에이지 음반사에서 덜 그루브한 스무드재즈 경향의 또는 어쿠스틱 악기로 연주하는 재즈들이 같이 발매되었다. 저 또한 90년대초에 뉴에이지 레이블에서 발매된 그 음악들이 뉴에이지인지 알았다. 하여간 이때 퓨전재즈/스무드 재즈를 알기 시작해 한 때 재즈음악 속으로 미친듯이 여행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다 정신차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컨템포라리 재즈 음악 일부가 뉴에이지 음악이 되어 있더라 ㅎㅎㅎ 그런 재즈음악들의 공통점은 있다. 그루브가 약하다는 점. 딱 일본 재즈와 맞닿아 있다.


- 영화음악의 뉴에이지 편입

80,90년대 많은 아티스트들이 뉴에이지 경향의 음악을 가지고 영화음악에 많이 참여하였다. 영화음악가 한스짐머도 그중 하나다. 글래디에이터의 음악은 분명히 뉴에이지 경향이다. 사카모토 류이치도 그랬고, 여기서 또다른 오해가 생겼다. 영화음악에 참여하는 전자음악가, 인스트루멘트 아티스트들이 뉴에이지 아티스트가 되어 버렸고 그들의 음악은 뉴에이지라 불렸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반젤리스인데 1492나 chariot of fire의 정규앨범과 몇몇 영화음악으로 완전히 뉴에이지 아티스트 반열에 올랐다. 다른 경향의 일렉트로닉 음악인 그의 30여장의 공식 비공식 앨범이 무색할 정도다. 참고로 반젤리스가 일본에서 큰 인기인가 본데, 고소공포증 때문인지 못 간다 한다 ㅋㅋ 


- 전자음악의 뉴에이지 편입

이러다 보니 장미셀자르, 탠저린드림 등 다른 일렉트로닉 아티스트들도 덩달아 뉴에이지 아티스트가 되어 버렸다. 물론 70,80년대 일렉트로닉 아티스트들이 80년대 앨범 한두개 정도 뉴에이지 경향 음반을 내기도 하긴 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댄스음악이 아닌 일렉트로닉 음악=뉴에이지로 잘못 취급된다. 오히려 올뮤직닷컴 같은 데를 보면 progressive electronic이란 용어를 만들어 뉴에이지에서 전자음악(뉴에이지 계열의 일렉트로닉 음악)을 완전 장르 분리하려는 획책(?) 시도를 보이기도 했는데 말이다 ㅎㅎ


- 마무리

정리하면 일본에서 인기를 끌던, 뉴에이지, 영화음악, 듣기 편한 연주 음악들이 뭉퉁그려져서 뉴에이지라 불렸고, 그게 한국으로 건너온 것이다. 즉 우리나라 사람이 알고 있는 뉴에이지의 꽤 많은 부분이 사실은 뉴에이지가 아닐 거란 말이다.

뉴에이지 음악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컨템포라리 인스트루먼드 음악 대부분은 외국인이 만들었는데 우리가 그 음악 장르를 한국적이란 수식어를 붙이면서까지 우리 마음대로 서지분류하듯 규정하고 장르명을 만드는 건 좀 주제 넘지 않을까 싶군요. 게다가 그 분류 기준이 일본산이라고 의심받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세계화시대라 한다, 강남스타일, 88올림픽 자주 언급하는 설익은 애국주의가 얼마나 한심한지 이미들 느끼고 계시더라. 여기에 국수주의는 더 안 좋아 보인다. 우리나라도 명색이 경제적으로 주요국에 속하고 문화적으로도 영향력이 커지는데 그나라의 구성원으로서도 세계화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요?



* 이 글도 중구난방인데 쓰고 나니 수습이 안되는군요. 일단 올려 놓고 고민해 보겠습니다. 아님 영원히 비공개 글이 될 수도 ^^

언제 기회 되면 이 글 정리하고 뉴에이지 음악의 경향 즉 소위 하위장르?에 대해 말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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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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