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68971.html?_fr=mt2

“정치적 유인물 안 된다”며 <한겨레> 뺏은 경찰
등록 :2016-11-06 12:25 수정 :2016-11-06 18:26

<한겨레> 들고 경복궁 출입하려는 시민에 
“‘정치적 유인물’은 들고 갈 수 없다”며 회수 경찰 “전단 등 위험물건 통제하려 했던 것”
“전단 뺏을 법적 근거 없어”

경찰이 <한겨레> 신문을 들고 있는 시민이 경복궁에 출입하려고 하자, ‘정치적 유인물은 반입할 수 없다’며 신문을 빼앗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민지(26)씨는 지난 5일 오후 3시께 일행과 함께 경복궁 관람을 위해 궁 내로 들어가려고 했다. 김씨는 당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한겨레>가 시민들에 무료 배포한 <한겨레> 토요판 신문을 손에 들고 있었다.

직원에게 관람 표를 검사받고 궁 내로 들어가려는 순간, 청와대 외곽경비를 담당하는 두 명의 경찰이 김씨를 제지했다. 경찰은 김씨가 들고 있는 신문을 가리키며 “(신문을) 들고 들어가시면 안 된다. 나중에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씨가 구체적인 이유를 묻자, 경찰은 “‘정치적인 유인물’은 들고 들어가면 안 된다”고 얼버무렸다. 경찰의 손에는 다른 관람객들에게 회수한 것으로 보이는 <한겨레> 신문 여러 부가 들려있었다. 결국 김씨는 신문을 경찰에 건네주고서야 경복궁에 들어갈 수 있었다. 김씨는 “‘왜 뺏냐’고 경찰에 물어봤을 때, 본인들도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 왜 신문을 뺏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겨레> 신문이 아니고, 박근혜 대통령 하야 전단을 몇 개 갖고 들어가려고 해서 ‘보관해두고 가주십사’ 요청한 것이다. 경복궁 신무문을 통과하면 바로 청와대이기 때문에, 궁 내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 통제된다. 그래서 위험물건을 통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단이 위험물건이냐’는 질문에 “전단을 들고 가서 청와대 앞에서 시위라도 하면 곤란하니까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시민 한 사람이 전단을 가지고 들어가 설사 시위를 한다고 해도, 1인 시위 개념이기 때문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경찰의 관리 대상도 아니고 불심검문 대상도 아니다. 경찰이 전단을 압수할 수 있는 어떤 법적인 근거도 없다”며 “시민의 권리 행사에 대한 경찰의 과잉 통제로 보인다. 국민의 기본권보다 대통령의 심기를 우선하는, ‘대통령에 대한 과잉충성’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비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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