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media.daum.net/v/20161122113021018


[단독]靑, 태반주사 8개월간 150개 사들였다..감초·마늘주사 月 50개
박효목 기자 입력 2016.11.22 11:30 수정 2016.11.22 12:10 

‘세월호’ 뒤 청와대 : 2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농성 천막 뒤로 청와대 지붕이 희미하게 보이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 ‘대리 처방’ 김상만 원장 부임후 녹십자서 2000만원어치 구매
김상희 의원 31차례 구매 확인 전문가 “효능입증 안된것 많아”
중증감염증·혈액질환에 쓰는 면역제 4차례 구입도 주목
靑 “정상적 절차로 납품받아 약품 80% 독감 예방접종용”

청와대가 제약업체 녹십자에서 최근 2년여 동안 태반주사·감초주사·마늘주사 등 2000여 만 원의 약품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주사제가 월 50개씩 한꺼번에 청와대로 들어오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들 약품이 △의학적으로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고 △비상식적으로 많이 납품됐을 뿐 아니라 △주치의의 처방을 거쳤는지가 의문이며 △면역체계가 손상됐을 때 사용하는 치료제도 포함된 점을 들며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더불어민주당)의원이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는 2014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10종류의 녹십자 의약품을 31차례에 걸쳐 구매했다. 구입처는 ‘대통령실’ 또는 ‘대통령경호실’이었고, 가격은 총 2026만9000원이었다. 녹십자 의료재단은 녹십자아이메드 병원을 운영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주사제를 최순실(60) 씨 자매에게 대리 처방해준 차움의원 출신 김상만(사진) 의사가 병원장을 맡아왔다. 김 원장은 2014년 2월 차움에서 퇴사하고 다음 달 녹십자아이메드로 옮겼다.

특히 청와대가 2014년 1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사들인 약품 중에는 일명 태반주사로 불리는 라이넥주, 감초주사로 불리는 히시파겐씨주, 마늘주사로 불리는 푸르설타민주 등이 포함돼 있었다. 청와대는 잔주름 개선·피로해소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라이넥주를 2015년 4·11·12월 등 3차례에 걸쳐 50개씩(개당 2㎖) 모두 150개(74만2500원) 사들였다. 만성 간질환이나 만성피로 환자 해독제 등으로 쓰는 히시파겐씨주는 2015년 4월과 2016년 6월 각 50개씩(개당 20㎖) 도합 100개(35만6400원) 구매했다. 노화방지·만성피로 해결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푸르설타민주는 2014년 11월에 27만5000원을 주고 총 50개(개당 10㎖)를 샀다. 윤종률 한림의대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확실하지 않은 주사를 청와대에서 국민 세금으로 사들여 사용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동네 의원에서조차도 태반주사는 초기 일주일에 2~3회씩 맞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구매된 수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도 의문이다. 김경수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과도한 양”이라며 “주치의 감독 등 명확한 처방 과정을 거쳤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들 주사제는 의사의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또 청와대가 면역제 일종인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를 2015년 11월과 2016년 3·6·8월 4차례에 걸쳐 총 11개를 구매하고 50만3030원을 지불한 데 대해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을 지냈던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 약품은 중증 감염증이나 혈액질환 등 면역체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 사용되는데, 흔히 쓰이는 제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청와대에 중증 질환자가 있는 게 아니라면 면역 증강을 위해 사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화일보는 누구의 처방으로 청와대가 이 같은 주사제를 구입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김상만 원장과 박 대통령 주치의였던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현 주치의인 윤병우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등에게 연락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수의계약이 아니라 일반 경쟁으로 납품을 했다”며 “구매한 녹십자 약품의 80%는 독감 예방접종용이며, 경호원을 비롯한 직원들을 위해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효목·이용권·윤명진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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