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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오시니 화재 진압용 소방호스 치우세요"
서민우 기자 · 12/03/2016 06:1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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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서민우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 서문시장 방문 당시 현장을 취재하던 지역일간지 기자가 남긴 취재 후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영남일보 최보규 기자는 화재 이후 아직 불씨가 꺼지지 않은 시점이었던 지난 1일 서문 시장에 대통령이 방문하면서 벌어진 소동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 청와대 관계자로 추정되는 스태프가 의전을 위해 대구 서문시장 곳곳을 점검했다.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에는 불을 끄고 있는 소방관들에게 '화재진압용 소방 호스'를 치우라고 해 실랑이가 벌어지는 일도 있었다.  

소방호스를 빼면 화재 진압을 위한 물 공급이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요구에 소방대원은 "안된다"고 단호히 거절했고 결국 실랑이 끝에 소방호스는 빼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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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기자는 "그녀(박 대통령)의 등장으로 서문시장 일대는 곧 '연극무대'로 바뀌었다. 주인공은 박 대통령. 대구시민은 엑스트라쯤 됐을까"라며 박 대통령의 30분 방문 동안 스태프들이 그녀의 동선에 맞춰 완벽한 그림을 만들기 위해 부산히 움직이던 상황을 회상했다. 

주인공의 등장과 함께 화재 진압도 중단됐음은 물론이다. 최 기자는 현장 소방관들도 모르는 '소방복'을 입은 이들이 대통령의 동선 곳곳에 배치돼 있었고 시장 상인들은 무대 귀퉁이인 폴리스라인 밖으로 물러나 있었다. 

대통령이 방문한 10분, 그리고 그 10분을 위해 화재 진압까지 방해하던 정체 모를 스태프들. 박 대통령이 다녀간 후 "이 모든 게 '연극'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은 상인들의 절규가 생생하다"고 최 기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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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우 기자 minwoo@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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