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_w.aspx?CNTN_CD=A0002279069

한국 정치 담쌓던 반기문, 임기 말 '코리아, 코리아!'
[데이터 분석]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10년 공식 연설 메시지
17.01.18 18:25 l 최종 업데이트 17.01.18 18:25l 글: 김시연 (staright) 그래픽: 이종호(sowhat2) 고정미(yeandu)

유력 대선후보로 떠오른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임기 말에 가까울수록 자신의 고국을 언급한 횟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 년 전까지만 해도 대선 출마는 물론 한국 현실 정치 참여에는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오마이뉴스> 대선기획취재팀은 반 전 총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07년 1월부터 2016년 말까지 10년간 UN 누리집에 올라있는 공식 연설문을 지난 1주일간 분석했다. 모두 3300여 쪽 분량에 이르는 반 전 총장의 연설문 3197건에 담긴 단어 230여 만 개를 통계분석 프로그램 R을 이용해 추출했다. 이 가운데 일상적으로 쓰이는 관사, 조사, 동사 등을 빼고 화자의 가치가 개입된 명사와 형용사 등을 위주로 많이 쓰이는 단어 순위를 매겼다.


 반기문의 눈엔...
 반기문의 눈엔...
 
반기문의 눈엔...
 반기문의 눈엔...

식량 안보 위기와 국가간 갈등... UN과 사무총장의 고민 담겨

UN 사무총장답게 자신이 속했던 UN(국제연합)을 언급한 횟수가 1만4841회로 가장 많았고 '세계 대통령'답게 세계(WORLD)가 1만1511회로 바로 뒤를 이었다. 국민, 인류를 뜻하는 PEOPLE과 HUMAN도 각각 1만1504회와 8297회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고, 특정 가치가 부여된 단어로는 개발(DEVELOPMENT)이 1만849회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7006회로 10위 안에 든 평화(PEACE)를 비롯해  안보(SECURITY), 기후 변화(CLIMATE, CHANGE), 여성과 어린이(WOMEN, CHILDREN), 지속가능성(SUSTAINABLE), 보건(HEALTH), 에너지(ENERGY), 식량과 가난(FOOD, POVERTY) 등 지구촌의 각종 위기(CRISIS) 관련 단어들이 상위권에 포진돼 평소 UN과 반 전 사무총장의 관심사를 짐작할 수 있다.     

또 반 전 총장 재임 기간 내전이 벌어진 시리아를 언급한 횟수가 개별 국가 이름으로는 드물게 2185회에 달했으며, 폭력(VIOLENCE), 핵문제(NUCLEAR), 무기(WEAPON), 평화유지(PEACE KEEPING) 등 국가간 갈등이나 충돌(CONFLICT) 관련 단어들도 많이 언급했다.

국가별로는 정작 핵무기 개발과 인권 문제로 UN 내부에서 갈등이 많았던 북한(DPRK) 언급 횟수는 115회에 그친 반면, 반 전 총장의 고국인 한국(KOREA)을 언급한 횟수는 1314회로 그 10배가 넘었다.


반기문에게 KOREA는?
 반기문에게 KOREA는?


한국 정치 관심 없다던 반 총장, 임기 말 한국 언급 급증

반 전 총장이 처음부터 '한국'에 관심을 기울인 건 아니었다. 반 전 총장이 한국을 언급한 연설문 416건을 시기별로 분석했더니, 취임 초기인 2007년만 해도 한국 관련 발언은 16건에 그쳤다. 반면 임기 종료를 앞둔 2015~2016년 들어서는 한국 언급 건수가 크게 증가해 50~60건에 달했다. 그 시기 UN 내부에 한국과 관련한 특별한 이슈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국 정치인의 UN 방문이나 반 전 총장의 고국 방문 연설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노무현 정부 말인 2007년 16건에 불과했던 반 전 총장의 한국 관련 연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하고, 첫 고국 방문이 이뤄진 2008년 31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후 이명박 정부와 반 총장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한국을 언급한 발언 건수가 증가했고 한국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린 2010년엔 49건에 달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이 같은 기조는 계속 이어져 지난 2013년 51건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2014년엔 37건으로 주춤했다. 하지만 반기문 대선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던 지난 2015년 47건으로 반등했고, 지난해 62건으로 가장 많았다.       

임기 종료를 1년여 앞두고 한국 정부, 정치인들과 인적 교류가 늘어난 것도 반 전 총장의 한국 관련 연설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반 전 총장은 지난 2015년 5월과 지난해 5월 연거푸 한국을 찾아 박근혜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고 각종 포럼에 참석해 연설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만남도 잦았는데 지난 2015년 9월 25일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은 한국의 새마을운동 성과를 잔뜩 추켜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제주포럼 연설에선 북핵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박 대통령을 이해한다면서 유엔의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공식 연설문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반 전 총장은 지난달 20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들과의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한 몸을 불사를 용의가 있다"고 대선 출마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보낸 지난 10년은 세계 인류를 위한 봉사일 수도 있지만, 한 국가의 예비 대선 후보에겐 가장 효과적인 선거 운동 시기이기도 하다. 반 전 총장의 한국 관련 연설 증가가 임기 말 고향에 더 마음이 가는 순수한 '수구초심'이라면 모를까,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

[대선기획취재팀] 
구영식(팀장) 황방열 김시연 이경태(취재) 이종호(데이터 분석) 고정미(아트 디렉터) 기자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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