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795042.html

총상으로 의식불명자가 광주교도소 습격?
등록 :2017-05-17 07:03 수정 :2017-05-17 07:13

‘교도소 6차례 공격받아 격퇴 방어’ 왜곡 정황 
의식 잃은 입원 환자가 교도소 습격 가담 억지
교도소 습격 혐의 체포 7명 한 명도 처벌 못해

5·11연구위원회(5·11분석반)는 5·18을 폭동으로 몰기 위한 주요 소재로 ‘광주교도소 습격 사건’도 등장시켰다.

5·11분석반이 작성한 문건을 보면, 광주시민들은 80년 5월21일 낮 12시30분 이후 5월23일 저녁 7시까지 모두 6차례 광주교도소를 습격한 것으로 나온다. 1회만 차량 공격이었고, 이후 5회는 총기 공격이었다는 것이다. 5·11분석반은 “교도소를 습격하려는 무장시위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계엄군 간의 본격적인 총격전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광주교도소엔 사상범 170여명 등 2700여명이 수감돼 있었다고 한다. 5·11분석반은 “광주교도소에 시위대로부터 공격을 받아 이에 대응사격으로 격퇴해 방어했다”고 기록돼 있다. ‘교도소 습격사건’으로 시위대 4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했고, 시위대 7명을 체포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민군이 교도소를 6회나 ‘습격’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 조작됐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5·11분석반의 주장과 달리 ‘교도소 습격사건’으로 체포됐던 심영의(58·대학강사)씨 등 7명 중 실제 교도소를 습격한 혐의로 기소돼 처벌받은 이가 한명도 없기 때문이다. 심씨는 “5월23일 광주교도소에서 2㎞ 정도 떨어진 동일실고 부근을 지나다가 계엄군의 집중사격을 받고 체포됐다”며 “교도소 습격사범이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돼 108일 만에 기소유예로 풀려났다”고 말했다.

보안사 주장이 거짓일 수 있다는 근거는 또 있다. 1980년 합동수사본부는 류영선(당시 27·회사원)씨가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친족 고 류낙진(당시 52·무기수)씨를 구하기 위해 80년 5월23일 교도소를 습격한 것으로 조사했다. 하지만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결과, 류영선씨는 80년 5월21일 옛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 때 머리에 관통상을 입고 기독교병원으로 의식불명 상태로 옮겨졌다가 사망했다. 교도소 습격에 참가할 수도 없었던 사람한테 뒤집어씌운 것이다.

5·18 연구자들은 “5·11분석반의 사실 왜곡과 허위 논리가 1995~96년 검찰 수사 때도 교도소 습격사건이나 공수부대 발포 경위, 비무장 민간인 학살 등의 진상 규명을 막았다. 수사권을 가진 5·18진실재조사위를 설립해 진상을 조사한 뒤 제주 4·3사건처럼 국가공인 5·18진상보고서를 발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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