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0602043405059

"위장전입 괜찮아"했던 집권여당, 야당되니 "세계최고 나쁜 짓"
정진우 , 노규환 인턴 기자 입력 2017.06.02. 04:34 

[the300][런치리포트- 어록으로 본 인사청문회]②"여야 바뀐 상황, 복기해도 역지사지 불가능"



10년만에 '공격'과 '수비'가 바뀌었다. 창을 들었던 쪽은 방패를 잡았다. 방패를 버린 쪽은 창을 들었다. ‘역지사지’는 없다. 고위 공직자 인사청문회를 맞이하는 여야의 발언이 그렇다. 수비(여당)할 땐 조용히 있었지만 공격(야당)할 땐 가차없다. 집권여당 시절 '위장전입'은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변호했지만 야당이 되니 이보다 더 나쁜 건 없다. 여야할 것 없다. 독이 든 '말의 성찬'이다.

◇여야가 바뀐 걸 심감하는 인사청문회 = "황교안 전 국무총리 당시 인사청문과정을 복기해 달라". 지난달 31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자유한국당을 향한 당부이자 ‘역지사지’를 요구하는 공격이었다. 우 원내대표는 "황 후보자는 병역면제, 로펌 고액 자문 등 숱한 의혹이 있었지만 민주당은 본회의 표결처리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여당 시절이었던 2004년 6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해찬 의원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을때 야당은 난리쳤다. 김덕룡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교육을 황폐화했던 장본인이 과연 국민화합에 기여할 수 있겠는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 교육부 장관을 지내며 한 가지만 잘해도 대학에 간다는 이른바 '이해찬 세대'를 낳았다. 이 의원은 우여곡절 끝에 인준을 받고 총리가 됐다.

김병준 국민대 교수도 2006년 7월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후보자 시절 야당의 공세에 시달렸다. 당시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김병준 부총리는 깨진 그릇이라 더 이상 그릇으로서의 기능을 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청문회를 통과했지만, 임명 13일만에 '논문표절' 등의 사유로 낙마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탄핵 직전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총리 지명을 받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2006년 11월 이재정 통일부 장관 후보자(현 경기도교육감)를 가만 두지 않았다. 강창희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북한에서 임명한 통일부 장관인지 의심케 할 만큼 편향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이 후보자를 때렸고, 결국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집권여당의 야당시절 살펴보니… = 여야가 뒤바뀐 이명박 정부땐 상황이 급반전됐다. 전 정부에서 수비에 급급했던 여당은 하루아침에 야당이 돼 그대로 앙갚음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2008년 2월)에 대해 오제세 통합민주당 의원이 "잃어버린 10년은 후보자가 정부에서 중책을 맡고 있었던 때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2009년 9월)에겐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이 "한복 바지에 양복 상의를 입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2010년 8월 40대 기수론 대표주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야당의 혹독한 검증 이후 사퇴했다. 당시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썩은 양파 껍질을 벗기는 느낌"이라고 몰아붙였다. 인사 참사가 거듭된 박근혜 정부에선 야당의 비판 정도가 더 강했다.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로 지명된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2013년 1월)에 대해 이언주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후보자에 대한 의혹들이 벗겨도 벗겨도 끝이 없다"고 비판했다.

2014년 6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박광온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대변인)은 "문창극 지명, 건국 이래 최대 인사참사"라고 쏘아붙였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2015년 5월)에 대해선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김기춘 아바타라고 하는 분을 지명했다"고 했다.

정진우 , 노규환 인턴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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