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0607044247591

'고용률 70%' 집착했던 朴정부, 질 나쁜 일자리만 양산
이영창 입력 2017.06.07. 04:42 수정 2017.06.07. 07:24 

일자리 정책 숫자의 함정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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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국정 과제를 상징하는 숫자는 ‘474’였다. 4% 잠재성장률, 70% 고용률, 1인당 소득 4만달러를 의미하는 474는 그러나 어느 하나 달성되지 못했다. 성장률의 경우 4%는커녕 평균 3%에도 미달했고, 국민소득 역시 3만달러대 한번 찍지 못했다.

그나마 목표에 조금이라도 근접한 것이 바로 고용률(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66.1%)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속을 뜯어보면 숫자에만 집착하다 고용의 질을 떨어뜨리는 우를 범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출범 직후 고용률 70% 달성을 국정 과제로 제시한 뒤 ▦창조경제 활성화 ▦서비스산업 고부가가치화 ▦장시간 근로 개선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잠재성장률이 추락하고 제조업 고용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앞장서 고용률을 올린다는 계획은 애초부터 실현 불가능한 목표였다. 당시에 이미 계획의 실효성을 비판하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회입법조사처는 “70% 목표 달성을 위한 단기성과 위주의 정책을 추진하면 고용의 질과 노동생산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의 공개에 따르면 주한미국대사관조차 “박근혜 정부의 고용률 70% 달성 계획이 오히려 저임금 계약직을 양산하고 낮은 임금을 유지하며 노동권을 희생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내용을 본국에 타전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70%라는 숫자 달성을 위해 공공기관들을 닦달했고, 결과적으로 비정규직과 시간제 일자리만 늘어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3월말 기준 공공기관 332곳과 부설기관 23곳 등 355개 기관의 비정규직 비율은 33.6%까지 치솟았다.

국가 전체적으로 비정규직 비중을 줄이는 데도 실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3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32.3%였는데, 지난해 8월에는 32.8%로 오히려 늘었다. 반면 시간제 근로자는 같은 기간 175만7,000명에서 248만3,00명으로 70만명 이상 늘었다. 결국 고용률을 올리려다 일자리 질을 떨어뜨린 ‘정책 실패’를 낳은 셈이다.

다만 인위적 ‘고용률 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선진국 사례로 볼 때 고용률 상승이 소득불균형 해소에 분명히 기여한다는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정부는 고용률 상승을 단순히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수단으로만 인식했지만 실제 고용률 확대(일할 기회 제공)는 복지와 분배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주요 선진국 사례를 통해 실증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고용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는 국가의 경제 성장이 국민들에게 불평등하게 분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상대적으로 노동시장의 약자로 간주되는 청년층과 여성의 고용률이 높아지는 경우 장기간 소득 분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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