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nocutnews.co.kr/news/4798849
"문재인이 '울돌목'이라면, 노무현은 '오뚝이'"
2017-06-14 06:00 CBS 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노컷 인터뷰 ②] '노무현입니다' 감독이 밝힌 인간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사진=영화 '노무현입니다' 스틸컷)
영화 '노무현입니다' 속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하 노무현 대통령)의 유서를 읽는 장면이 나온다. 검은 양복을 갖춘 채, 유서를 읽어 나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은 담담해서 더 가슴을 울린다. 그가 노무현 대통령 인생의 둘도 없는 동반자였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시민 작가의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겉으로 보면 잠잠한데 안에는 쉼없이 소용돌이치는 울돌목 같아요. 지지율이 오르지도 않고 그대로인데 어느 지점에 올랐을 때는 누가 나와도 그 지지율을 이겨낼 수가 없는 거죠. 노무현 대통령은 네 방 맞고, 여섯 방 때릴 생각으로 올라가는 사람이었고요. 홀로 들판에서 집중 포화로 화살이 날아오는데 그걸 맞으면서 계속 가는 거예요. 이겨낼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 점이 독특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은 '거짓말'을 제일 싫어했다고 한다. 정치인과 한 몸처럼 여겨지는 것이지만 그에게는 아니었다. 그래서 그가 내뱉는 말에는 유독 국민의 마음을 뒤흔드는 강한 진정성이 실려 있었는지도 모른다. 결벽에 가까운 노무현 대통령의 정직성은 결국 언론과 대중으로부터 공격 받는 결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 지인들은 그가 참 순수했다고 이야기해요. 정치와 거짓말은 함께 하는 관계인데 그걸 참지 못했다고 합니다. 스스로 말한 것에 위배되면 그걸 밝혀야 하는 성격이라서 그랬답니다. 그런 것 때문에 공격을 많이 당했죠. 높은 수준의 윤리 의식을 가진, 어떻게 보면 현실에서 지켜내기 힘든 결벽증이 아니었나 싶어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영화 '노무현입니다' 스틸컷)
한 매체의 기자는 이창재 감독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노무현이 싫었고, 미웠지만 최소한 70점 짜리 대통령이었다고. 집권 당시에는 그게 불만이었는데 그 뒤에 대통령이 된 이들은 15점, 5점 짜리였다는 것이다.
"우리가 공기를 아무리 맛있게 마셔도 고마움을 느끼기 힘든 것과 같아요. 김대중 정부에서는 아직 지역주의와 권위주의가 청산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민주적 자유는 느꼈으니까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신선함이 적었습니다. 노무현의 방식은 권위주의가 사라지고, 지도자와 서민이 같은 눈높이에 서는 거였어요. 그걸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인 셈이죠. 절대적으로 모든 것을 잘하는 지도자는 없습니다. 그 시절을 지나고 다른 대통령들과 비교해보니 훨씬 좋은 지도자였던 거고요."
노무현 대통령 서거 7년 후, 광장에는 올바른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촛불이 켜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벌인 국정농단은 결국 정권 교체까지 이어졌다. 사회에 뿌리박힌 적폐들을 청산하고자 하는 의지 또한 커졌다.
"광장 민주주의를 거치면서 시민 의식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색깔론을 강하게 펼치더라도 그걸 판별하더라고요. 미디어 환경 변화가 아무래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왜곡을 통해 얻는 것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거죠."
영화가 개봉한 이후, 이창재 감독은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연락을 받고 있다. 가끔씩은 예상치 못한 이들이 그런 고백을 해와서 놀라는 경우도 있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이들 역시 '긴 겨울'을 버텨왔다.
"너무 이런 영화를 싫어할 것 같은 한 교수님이 '내가 노무현을 좋아했는데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했다. 너무 시원했다'고 말씀하셔서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그렇게 숨어있던 '샤이 노무현'이 많은 줄 몰랐거든요. 친구들이나 선배들이 계속 제게 '커밍아웃'을 해요. 정의에 대한 갈증을 가진 분들이 정말 많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결국 아무리 밟힌다해도 의식까지는 말살되지 않고, 충분히 깨어서 이 겨울을 버텨왔던 겁니다. 그런 부분들이 어둠을 걷어냈다고 생각해요."
"문재인이 '울돌목'이라면, 노무현은 '오뚝이'"
2017-06-14 06:00 CBS 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노컷 인터뷰 ②] '노무현입니다' 감독이 밝힌 인간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사진=영화 '노무현입니다' 스틸컷)
영화 '노무현입니다' 속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하 노무현 대통령)의 유서를 읽는 장면이 나온다. 검은 양복을 갖춘 채, 유서를 읽어 나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은 담담해서 더 가슴을 울린다. 그가 노무현 대통령 인생의 둘도 없는 동반자였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시민 작가의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겉으로 보면 잠잠한데 안에는 쉼없이 소용돌이치는 울돌목 같아요. 지지율이 오르지도 않고 그대로인데 어느 지점에 올랐을 때는 누가 나와도 그 지지율을 이겨낼 수가 없는 거죠. 노무현 대통령은 네 방 맞고, 여섯 방 때릴 생각으로 올라가는 사람이었고요. 홀로 들판에서 집중 포화로 화살이 날아오는데 그걸 맞으면서 계속 가는 거예요. 이겨낼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 점이 독특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은 '거짓말'을 제일 싫어했다고 한다. 정치인과 한 몸처럼 여겨지는 것이지만 그에게는 아니었다. 그래서 그가 내뱉는 말에는 유독 국민의 마음을 뒤흔드는 강한 진정성이 실려 있었는지도 모른다. 결벽에 가까운 노무현 대통령의 정직성은 결국 언론과 대중으로부터 공격 받는 결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 지인들은 그가 참 순수했다고 이야기해요. 정치와 거짓말은 함께 하는 관계인데 그걸 참지 못했다고 합니다. 스스로 말한 것에 위배되면 그걸 밝혀야 하는 성격이라서 그랬답니다. 그런 것 때문에 공격을 많이 당했죠. 높은 수준의 윤리 의식을 가진, 어떻게 보면 현실에서 지켜내기 힘든 결벽증이 아니었나 싶어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영화 '노무현입니다' 스틸컷)
한 매체의 기자는 이창재 감독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노무현이 싫었고, 미웠지만 최소한 70점 짜리 대통령이었다고. 집권 당시에는 그게 불만이었는데 그 뒤에 대통령이 된 이들은 15점, 5점 짜리였다는 것이다.
"우리가 공기를 아무리 맛있게 마셔도 고마움을 느끼기 힘든 것과 같아요. 김대중 정부에서는 아직 지역주의와 권위주의가 청산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민주적 자유는 느꼈으니까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신선함이 적었습니다. 노무현의 방식은 권위주의가 사라지고, 지도자와 서민이 같은 눈높이에 서는 거였어요. 그걸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인 셈이죠. 절대적으로 모든 것을 잘하는 지도자는 없습니다. 그 시절을 지나고 다른 대통령들과 비교해보니 훨씬 좋은 지도자였던 거고요."
노무현 대통령 서거 7년 후, 광장에는 올바른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촛불이 켜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벌인 국정농단은 결국 정권 교체까지 이어졌다. 사회에 뿌리박힌 적폐들을 청산하고자 하는 의지 또한 커졌다.
"광장 민주주의를 거치면서 시민 의식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색깔론을 강하게 펼치더라도 그걸 판별하더라고요. 미디어 환경 변화가 아무래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왜곡을 통해 얻는 것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거죠."
영화가 개봉한 이후, 이창재 감독은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연락을 받고 있다. 가끔씩은 예상치 못한 이들이 그런 고백을 해와서 놀라는 경우도 있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이들 역시 '긴 겨울'을 버텨왔다.
"너무 이런 영화를 싫어할 것 같은 한 교수님이 '내가 노무현을 좋아했는데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했다. 너무 시원했다'고 말씀하셔서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그렇게 숨어있던 '샤이 노무현'이 많은 줄 몰랐거든요. 친구들이나 선배들이 계속 제게 '커밍아웃'을 해요. 정의에 대한 갈증을 가진 분들이 정말 많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결국 아무리 밟힌다해도 의식까지는 말살되지 않고, 충분히 깨어서 이 겨울을 버텨왔던 겁니다. 그런 부분들이 어둠을 걷어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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