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706262224005&code=920501
한수원, 문 대통령 탈원전 선언에도 되레 공정률 올리기 ‘박차’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입력 : 2017.06.26 22:24:00 수정 : 2017.06.26 22:25:49
ㆍ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은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탈핵 선언에도 불구하고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에서 지난 24일 장비와 인부들이 공사를 하고 있다. 현장 왼쪽에 신고리 3·4호기가 보인다. KNN 방송화면 캡처
울산 울주군 서생면 새울원자력본부. 신고리 3·4호기 바로 옆에 있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에선 지금도 굴착기들이 땅을 고르는 데 여념이 없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공사를 멈춘 적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탈핵’을 선언한 이후에도 오히려 공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즉각 건설 중단을 요구했던 환경단체들의 반발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신고리 5·6호기에 대해 “안전성과 함께 공정률과 투입 비용, 보상 비용, 전력 설비 예비율 등을 종합 고려해 빠른 시일 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건설 중단’을 명확히 선언하지 않자 환경단체는 유감을 표했고, 원자력계는 대통령 발언을 ‘계속 건설’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26일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고리 5·6호기 시공 주관사인 삼성물산 측은 최근 현장소장들을 상대로 한 안전교육 자리에서 “(대통령 발언은) 긍정적이다. 계속 건설을 진행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리 5·6호기의 시공은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맡았고,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 한화건설이 참여하고 있다.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해 한 원자력업계 관계자는 “경제성 등 고민할 사안이 많은 만큼 원전 건설 중단을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고리 3·4호기에서 불과 4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신고리 5·6호기의 부지 면적은 257만4002㎡(약 78만평)다. 한수원이 밝힌 종합공정률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28.8%다. 설계는 80%, 기자재 구매는 55% 이뤄졌으나 시공률은 10%에 그친다. 현재 5호기는 터빈 건물의 구조물 설치 공사를 진행 중이며, 6호기는 땅 파기를 하고 있다.
한수원 측은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이 건설은 계획대로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다른 이야기도 들린다. 현장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결정됐을 때 공사가 주춤했지만, 대선이 본격 시작되고 탈원전 공약을 내건 문 대통령 당선이 유력시되자 공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공정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면 천문학적 매몰 비용 때문에 쉽사리 건설을 중단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원자력계와 원전 인근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 역시 지역경제가 죽는다며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건설 중단 백지화를 요구했다.
문 대통령이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선언하리라 믿었던 탈핵단체들은 “건설 강행 속에서 사회적 논의는 불가능하다”며 건설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문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에도 불구하고 신고리 5·6호기 현장은 공정률을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며 “에너지 전환 로드맵에 대한 논의를 하루빨리 시작하기 위해선 우선 ‘알박기식’ 원전 건설, 안전성 확인이 안된 밀어붙이기식 원전 확대의 상징인 신고리 5·6호기 건설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와 함께 신고리 5·6호기 건설에 대한 감사원의 공익감사를 청구하기 위해 지난 23일 국민 청구인 모집에 들어갔다. 그린피스는 “신고리 5·6호기를 건설하는 것은 안전성, 환경성, 경제성, 수용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공익을 현저히 저해하는 결정”이라며 “더 이상의 혈세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른 시일 내에 감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신고리 5·6호기가 건설되면 인근에만 고리 1호기를 포함, 모두 10기의 원전이 밀집하게 된다. 설계수명이 60년이나 되는 신고리 5·6호기는 실시계획 승인 단계부터 사회적으로 큰 반발을 샀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대통령 공약대로 간다면 건설을 중단한 후 사회적 합의 기구를 설치하는 게 맞다”며 “청와대가 어떻게 결정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수원, 문 대통령 탈원전 선언에도 되레 공정률 올리기 ‘박차’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입력 : 2017.06.26 22:24:00 수정 : 2017.06.26 22:25:49
ㆍ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은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탈핵 선언에도 불구하고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에서 지난 24일 장비와 인부들이 공사를 하고 있다. 현장 왼쪽에 신고리 3·4호기가 보인다. KNN 방송화면 캡처
울산 울주군 서생면 새울원자력본부. 신고리 3·4호기 바로 옆에 있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에선 지금도 굴착기들이 땅을 고르는 데 여념이 없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공사를 멈춘 적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탈핵’을 선언한 이후에도 오히려 공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즉각 건설 중단을 요구했던 환경단체들의 반발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신고리 5·6호기에 대해 “안전성과 함께 공정률과 투입 비용, 보상 비용, 전력 설비 예비율 등을 종합 고려해 빠른 시일 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건설 중단’을 명확히 선언하지 않자 환경단체는 유감을 표했고, 원자력계는 대통령 발언을 ‘계속 건설’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26일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고리 5·6호기 시공 주관사인 삼성물산 측은 최근 현장소장들을 상대로 한 안전교육 자리에서 “(대통령 발언은) 긍정적이다. 계속 건설을 진행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리 5·6호기의 시공은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맡았고,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 한화건설이 참여하고 있다.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해 한 원자력업계 관계자는 “경제성 등 고민할 사안이 많은 만큼 원전 건설 중단을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고리 3·4호기에서 불과 4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신고리 5·6호기의 부지 면적은 257만4002㎡(약 78만평)다. 한수원이 밝힌 종합공정률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28.8%다. 설계는 80%, 기자재 구매는 55% 이뤄졌으나 시공률은 10%에 그친다. 현재 5호기는 터빈 건물의 구조물 설치 공사를 진행 중이며, 6호기는 땅 파기를 하고 있다.
한수원 측은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이 건설은 계획대로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다른 이야기도 들린다. 현장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결정됐을 때 공사가 주춤했지만, 대선이 본격 시작되고 탈원전 공약을 내건 문 대통령 당선이 유력시되자 공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공정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면 천문학적 매몰 비용 때문에 쉽사리 건설을 중단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원자력계와 원전 인근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 역시 지역경제가 죽는다며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건설 중단 백지화를 요구했다.
문 대통령이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선언하리라 믿었던 탈핵단체들은 “건설 강행 속에서 사회적 논의는 불가능하다”며 건설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문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에도 불구하고 신고리 5·6호기 현장은 공정률을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며 “에너지 전환 로드맵에 대한 논의를 하루빨리 시작하기 위해선 우선 ‘알박기식’ 원전 건설, 안전성 확인이 안된 밀어붙이기식 원전 확대의 상징인 신고리 5·6호기 건설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와 함께 신고리 5·6호기 건설에 대한 감사원의 공익감사를 청구하기 위해 지난 23일 국민 청구인 모집에 들어갔다. 그린피스는 “신고리 5·6호기를 건설하는 것은 안전성, 환경성, 경제성, 수용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공익을 현저히 저해하는 결정”이라며 “더 이상의 혈세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른 시일 내에 감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신고리 5·6호기가 건설되면 인근에만 고리 1호기를 포함, 모두 10기의 원전이 밀집하게 된다. 설계수명이 60년이나 되는 신고리 5·6호기는 실시계획 승인 단계부터 사회적으로 큰 반발을 샀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대통령 공약대로 간다면 건설을 중단한 후 사회적 합의 기구를 설치하는 게 맞다”며 “청와대가 어떻게 결정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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