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37631

"성추행부터 협박·폭행까지... 부안여고 피해자 최소 1000명"
[인터뷰] "여론 주목 없으면 또 무마될 것, 도와달라"... 부안여고 학생들의 호소
17.06.28 15:51 l 최종 업데이트 17.06.28 15:51 l 글: 주현웅(chesco) 편집: 김지현(diediedie)

[사례①] 선생님이 "수행평가 점수 올리고 싶은 사람은 개인적으로 선생님한테 와서 애교 부려라"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날엔 "OO야, 나랑 결혼하자"라고도 말했고요, 겨드랑이 뒤에서 앞으로 손을 넣어서 들어 올리려는 행위가 일상적이었어요.  

[사례②] 자신의 무릎에 학생을 앉힌 뒤 안마를 시키고 치마를 들치고 허벅지에 '사랑해'라고 썼어요.  

[사례③] 본인이 맘에 들지 않는 학생에겐 "대학에 편지를 보내서 학생을 불합격시키도록 만들겠다"는 소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또 자신의 생일이나 밸런타인데이 등 기념일에 학생들에게 선물을 강요했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수행평가 점수 등에서 불이익이 있을 거라고 했어요.

성추행, 협박, 금품요구 등 그 사례가 수백 가지에 이른다. 차마 하나하나 다 소개할 수가 없다. 전라북도에 있는 부안여고의 학생들이 교사로부터 실제 겪은 피해 사례다. 학생들은 이는 빙산의 일각조차 되지 않는다며 고통을 호소한다. 최근에서야 벌어진 일도 아니다. 사립학교이므로 오래 근무한 교사가 많아 관련 피해 또한 족히 10년은 더 됐다고 학생들은 입을 모은다. 

왜 이토록 오랜 시간동안 참았던 것일까. 이에 대해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라고 답한다. 경찰·교육청에 분명히 신고했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사립이란 이유에서인지 줄곧 가볍게 여겨져 왔다"라고 항변한다. 게다가 관련 교사 한 명은 자신이 폭력조직의 일원이라며 학생들로 하여금 신고 시 보복 위협을 느끼게 만들기도 했다. 

두려웠다. 그러나 용기를 냈다. 이들은 졸업생과 재학생을 불문하고 그간에 감내해왔던 고통들을 세상에 알리기로 했다. 이에 지난 21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 '부안여고를 도와주세요'라는 계정을 개설, 이곳에서 학생들이 그간에 당한 각종 피해들을 폭로하며 시민들의 응원과 격려, 가해자 처벌을 거듭 호소하고 있다.

"언론 보도 덕분에 현재 다방면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언론과 여론의 주목이 없으면 학교 측은 또다시 이번 사안을 무마하려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성원이 정말 중요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진실 드러나지 않으면... 후배들이 피해 본다"

 지난 21일 개설된 <부안여고를 도와주세요> SNS계정.
▲  지난 21일 개설된 <부안여고를 도와주세요> SNS계정. ⓒ 주현웅

'부안여고를 도와주세요' 계정에는 현재까지도 각종 피해사례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재학생부터 최근, 수년 전 졸업생에 이르기까지 시기 구분도 없다. 동시에 이들은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각종 제보들을 종합해서 관리 중인 계정 관리자와 지난 25일 인터뷰를 나눠봤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 이 사태를 세상에 알리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지금까지 수많은 학생들의 신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밝혀지지 못했습니다. 적당히 쉬쉬하며 넘어가는 분위기가 만연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20일 성추행과 관련한 보도가 나갔어요. 이에 졸업생들이 '지금이 변화의 기회다'라는 생각을 공유하게 됐습니다. 졸업 후에도 항상 우리 학교의 실태를 두고 후배들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 '고통' 등 만감이 교차했었기에 이번에야말로 큰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 실제로 언론과 시민들의 관심이 커졌는데 부담감 등은 없는지, 그밖에 심경은 어떤가요.
"부담스러운 면도 물론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후배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훨씬 더 커요. 만약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내부고발자 등 후배들 사이에서 피해자가 걷잡을 수 없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엔 반드시 진실이 드러나야 합니다."

- 우선 현재 SNS 계정 관리자들의 실체는 학교 측에 안 밝혀졌습니까?
"네. 밝혀지지 않았어요."

- 학부모나 동네이웃 등 주변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부안 전체가 떠들썩하다고 합니다. '설마' 하는 분들도 계시고, 안타까움이나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분들도 많이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다만 그 무엇보다도 이번 사태의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고 개선돼야 부안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라는 응원의 메시지는 모두 한결같습니다."

- 그럼 교사와 학생들 비롯한 교내 분위기는요? 
"뒤숭숭하죠…. 가장 먼저 문제가 된 체육교사 박아무개씨 외에도 신고가 접수된 다른 교사들도 조사를 받고 있잖아요. 기자들도 많이 찾아오고 있고요. 학생들은 이번 사태를 공론화시킨 것에 대한 찬반여론이 다소 엇갈립니다만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습니다."

- 성추행과 협박 등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들의 언론보도 후 처신은? 그를 바라보는 학생들 반응은 어떠합니까?
"일단 체육교사(박아무개씨)는 현재 학교에 안 나오고 있고요. 그 외 어떤 교사는 동아리 커뮤니티에 자신의 행위를 인정하며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다른 교사는 학생들에게 직접 나서 '미안하다'고 사과했고요. 교장은 각 학년들을 모아서 사과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들 모두 납득할 수 없는 변명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일단 해당 교사들은 저들의 행위에 대해 '교육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고 했답니다. 성범죄자들이 '다 사랑해서 그런 거야'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거지요. 교장은 '몰랐다'면서 '나에겐 권한이 없다, 이사장님이 결정할 일이다'라고 발뺌을 했어요. 때문에 학생들은 또다시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교사는 성추행 고소당한 게 분하다고 욕설까지"

- 경찰과 교육청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피해 학생 수가 40여 명에 이른다던데, 학생들이 실제 체감하는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성추행, 금품갈취, 협박, 신체 및 언어폭력과 점수 조작 등 다방면에 걸쳐 피해를 입은 학생은 '최소 1000여 명'이 넘습니다. 관련 교사가 최소 10년 이상 똑같은 행태를 반복해 왔기 때문입니다. 현재도 한 학년 당 200여 명의 학생들이 있고, 체육교사는 그에 반해 2명뿐인 점을 감안하면 '1000여 명'도 정말 최소한의 규모로 파악됩니다."

- 다수 학생들이 "이전에도 신고를 했었다"고 말하던데, 어디에다 신고를 했다는 건지. 신고가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건지 궁금합니다. 

"경찰에도, 교육청에도 신고했었어요. 저희 때에는 교육청에 신고했습니다. 신고를 했음에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사립이다'라는 게 컸던 것 같아요. 이에 대해서는 졸업생이 제보한 사례를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재학했던 때에도 한 학생이 신고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3일 정도 관련 교사들이 조사를 받고 아무런 조치 없이 풀려났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이후 며칠 동안 교사는 신고한 학생으로 의심되면 따로 찾아서 불러냈고, 다른 교사는 성추행으로 고소당한 게 분하다면서 수업시간에 화를 내고 욕도 하고 그랬어요."

- 현재 경찰 수사와 교육청 감사가 진행 중입니다. 경찰과 교육청에 하고픈 말이 있습니까? 
"이전 신고를 가볍게 여겼던 만큼 이번에는 철저하게 수사하고, 합당한 처벌이 내려지길 기대합니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입장에서 생각해 주세요."

- 혹시 언론보도에는 불만 없습니까?
"우선 관심 갖고 보도해주는 언론이 있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사건이 종결되는 그 순간까지도 꼭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다만 일부 매체들은 '여고생' '미성년자' 등 자극적인 키워드를 활용해 흥밋거리 식의 보도를 하는 곳이 있어요. 학생들이 상처를 입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또 댓글 다시는 분들 일부는 지역 비하 발언 등을 일삼아 마음이 안 좋은 것도 사실입니다."

- 이 사안을 주의 깊게 바라보는 시민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먼저 많은 관심과 응원 정말 고맙습니다. 부안여고는 관내에서 유일한 인문계 여고입니다. 학생들은 선택권 없이 이곳에 입학해야만 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학생들이 부안여고에 입학할 것이므로 반드시 이번만큼은 문제가 해결돼야 합니다.  

지금 이 사태를 직접 해결해 보고자 나선 재학생들도 많습니다. 이들은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권력을 이겨내려는 용기를 낸 학생들입니다. 이 재학생들 많이 응원해 주시고, 힘을 북돋아 주세요.

또 사학 비리는 곳곳에 만연해 있습니다. 그로 인해 고통을 겪는 학생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저희가 이번 사태를 이겨냄으로써, 그들에게도 용기를 전해줄 수 있는 선례로 남기고 싶으니 꼭 좀 도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부안여고의 해명 "몰랐다"... 경찰 "이전 신고여부 파악 중"

 부안여자고등학교 전경.
▲  부안여자고등학교 전경. ⓒ 부안여자고등학교

경찰과 교육청은 이 사건에 대한 수사·감사를 실시 중이다. 결과는 다음 달 초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부안여고 측은 각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 결과 처분에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부안여고는 '사태가 드러나기 전까지 몰랐다'는 입장을 한결같이 유지하고 있다. 부안여고 사태와 관련해 경찰 수사와 교육청 조사가 진척되거나 특이사항이 발생하진 않은 상태다. 

아래는 기자와 김강남 부안여고 교장, 교육청·경찰 관계자와의 대화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구성한 것이다. 부안여고 교장과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26일, 경찰 관계자는 27일 인터뷰에 응했다. 

교장 "어느 누구도 이번 일에 대해 말해준 적이 없다"

- 현재까지 전해진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몰랐었다, 그러나 경찰과 교육청의 수사와 감사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르겠다'는 게 공식입장으로 파악된다. 맞는지?
"그렇다. 경찰 수사와 교육청 특별감사가 진행 중이다. 최근 이사회에서 이사장님도 해당 결과에 따라서 엄중하게 처벌을 하겠다고 말씀하셨기에, 그럴 계획이다."

- 경찰과 교육청의 처벌과 별개로 이사장의 처벌은 무엇인지?  

"파면이 됐든…, 이런 처벌을 말하는 것이다. 신분상의 처벌이다."

- 학생들은 교장을 포함한 대다수 교사들이 진즉에 실태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과거 신고를 통해 조사도 들어간 바 있는 데다가, 성추행 등의 행태가 교실과 교무실을 가리지 않고 이뤄졌다고 증언한다. 학생들 주장이 일리가 있어 보이는데, 반론한다면? 
"정말 몰랐다.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기관이 학생과 교사, 운영위와 동문, 재단과 지역사회 등 굉장히 많다. 그런데 이들 중 그 어느 누구도 내게 이번 일에 대해 말해준 적이 없다. 일종의 소스, 그러니까 '~인 것 같더라'조차도 들은 바 없다. 알았다면 어떻게 묵인할 수 있겠는가. 당연히 매뉴얼에 의해서 관계 기관에 신고를 통해 조치했을 것이다."

- 조사결과 학생들 주장이 상당 부분 받아들여진다면, 직접적으로 연루된 교사들 외에 교장 포함한 관리자들도 책임지는 건지?
"물론이다.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이 있으니 당연히 책임을 질 생각이다. 일단 사태부터 수습한 뒤 감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처벌도 받을 생각이다."

교육청 관계자 "요구한 것보다 징계 수위 낮다면..."

 전북 전주시 효자동에 있는 전북도교육청 신청사.
▲  전북 전주시 효자동에 있는 전북도교육청 신청사. ⓒ 연합뉴스

- 부안여고가 사립학교라 우려되는 면이 있다. 교육청이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를 제재하는 데에 있어서 차이가 무엇인지?
"국공립은 자체적으로 교육청에서 징계위원회를 열어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러나 사립은 징계 요구만 학교법인에 할 수 있다. 그래서 설령 교육청이 요구한 징계 수위보다 실제로 낮은 징계를 학교법인이 내린다면, 이것을 실질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다."

- 현재까지 언론에 '전북교육청은 사립학교에 내릴 수 있는 모든 징계조치를 하겠다'고 나왔던데? 그럼 여기서 말한 '징계'는 무슨 뜻인지?
"'징계 조치'란 표현은 전달이 잘못된 것 같다. 우리는 학교법인에 징계를 요구할 뿐이다."

- 만에 하나 학교법인이 교육청의 요구를 무시하면, 어떻게 할 건가. 
"우리가 요구한 것보다 현저히 낮은 처분을 했거나, 수긍하기 어려운 수위의 징계나 내려질 경우, 다른 방법으로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임원 취임이 결정된 데 대해 취소한다던지 학급 수를 감소시킨다던지, 추가 감사를 실시하는 등 그에 따른 대안은 있다."

"학생들은 신고 했다던데"... 경찰 "파악되지 않았다"

- 학생들은 이전에 신고를 했다고 하던데, 경찰은 신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힌 최근 언론보도가 있었다. 어떻게 된 건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 그렇다면 향후 정확한 파악이 가능한가?
"확인은 해보려고 하는데, 학생들을 통해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설문조사나 전수조사를 통해 알아보려고 한다."

- 그렇다면 현재 수사과정 안에서 이 부분도 밝혀낼 계획인지?
"그렇다. 확인해볼 계획이다."

- 학생들 말대로 이전부터 경찰에 신고가 들어갔더라면, 당시 신고를 접수한 경찰 담당자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건가.
"지금, 여기서 말할 수 있는 내용 아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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