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지사 목소리 익혀라’ 소방관 6천여명에 파일 쏜 소방본부
[한겨레] 정은주 기자  등록 : 20111229 20:44
   
‘119 통화’사건 보도되자 삭제 지시

경기도 소방본부가 관내 소방관 6000여명에게 김문수 지사 목소리가 담긴 통화내역을 전자우편으로 보내 지사의 목소리를 익히도록 ‘친절교육’을 실시했고, 지난 28일 관련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와 일선 소방관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지사는 지난 19일 낮 12시30분 남양주소방서에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도지사라고 여러차례 밝혔지만 119 상황실 근무자가 장난전화로 오인해 먼저 끊자 이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에게 알렸다. 전화를 받은 소방관 두 사람은 전보 조처됐다가 지나친 조처라는 논란이 일자 29일 원직 복직됐다.

소방본부는 김 지사가 관련 사실을 통보한 이후 경기도내 34개 소방서 소방관 6000여명에게 김 지사 목소리가 담긴 통화내역을 이메일로 보내며 친절교육을 지시했다. 경기본부의 한 소방관은 “구체적인 교육 지침 없이 통화내역을 첨부한 이메일을 보냈고 친절한 전화 응대를 당부했다. 직원들은 도지사 목소리를 기억하라는 의미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소방본부는 소방관 2명이 전보 조처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28일 34개 소방서에 급히 전화를 걸어 “직원들은 이메일은 물론 컴퓨터에 저장한 김 지사 통화내역을 모두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일선 소방관들은 밝혔다.

이에 대해 경기도 소방본부는 “(친절교육은) 시민의 피해를 방지하고 정확한 119 상황 접수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정당한 직무교육이었다”고 해명했다.

정은주 홍용덕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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