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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많은곳에 원전 밀집…후쿠시마처럼 ‘예측불가능 사고’ 우려
등록 :2017-07-26 18:53 수정 :2017-07-26 22:10

탈원전 논란, 이것이 팩트다 ④ 원전 안전성 논란 

2011년 쓰나미로 냉각계통이 마비돼 원자로가 폭발하는 ‘중대사고’를 겪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후쿠시마/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2011년 쓰나미로 냉각계통이 마비돼 원자로가 폭발하는 ‘중대사고’를 겪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후쿠시마/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 국내 원전은 안전하다는데 왜 자꾸 문제 삼나요?

‘원자력 안전과 편익 대국민 설명서’에는 “1978년 고리 1호기가 가동된 후 40년 동안, 25기의 원전이 단 한건의 사고 없이 안전하게 운영됐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원자력공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모인 ‘책임성 있는 에너지 정책 수립을 촉구하는 교수 일동’(교수단)이 6월8일 발표한 이 설명서에는 “현재까지 대형 원전 사고가 세 번 났지만, 우리 원전과 완전히 달라 격납건물도 없는 체르노빌 원전에서 난 사고를 제외하면 원전 사고 결과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후쿠시마 사고를 포함해서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교수단이 언급한 ‘사고’의 뜻은 “원자로 시설의 설계 기준을 초과해 원자로 노심이 손상되는 사고”인 이른바 ‘중대사고’다. 국내 원전의 운영을 맡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중대사고 경험이 없다. 한수원은 중대사고가 아닌 가동 중단의 상황이 생기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를 해야 한다. 가장 최근인 6월5일 한울 5호기의 냉각재 펌프 4대 가운데 절반인 2대가 멈추면서 원자로 보호 신호가 발생했을 때에도 이 시스템이 작동했다. 원전 운영능력은 이러한 상황에 얼마나 잘 대처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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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중대사고가 없던 우리나라에서 왜 ‘안전성’ 논란은 끊이지 않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중대사고’에 대한 예측 자체가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예측 불가능한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후쿠시마 원전도 안전을 위한 설계가 있었지만, 지진 때문에 발생한 쓰나미를 막지 못했다. 쓰나미의 규모가 예측을 넘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후쿠시마 사고 뒤, 국내 원전에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 지진·쓰나미 대비 설계를 강화했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은 “새로 짓는 신고리 5·6호기의 내진설계를 강화해 규모 6.9를 적용하고 있지만 한반도 지진의 최대 가능 규모인 7.5에 못 미친다”며 안전성을 더 보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큰 우려는 원전이 밀집한 환경이다. 그린피스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기준 전세계에서 가동 중인 원전단지를 분석해본 결과, 고리 1~4호기와 신고리 1~3호기가 모여 있는 부산·울산의 고리원자력발전본부의 발전용량이 6860㎿로 가장 많았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공사를 일시중단한 신고리 4~6호기까지 들어서면 발전용량은 더 늘어난다. 중대사고가 벌어졌을 때,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법으로 정해둔 ‘방사선비상계획구역’(핵발전소 반경 30㎞) 안에 사는 인구도 382만명으로 최다다. 고리본부뿐 아니라 한울원자력발전본부(6216㎿·5만명)와 한빛원자력발전본부(6193㎿·14만명), 월성원자력발전본부(4809㎿·130만명) 등 국내 원전단지는 모두 전세계에서 발전용량이 높은 상위 10곳에 포함됐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 당시 원전 30㎞ 반경 지역이 피난구역으로 선포된 바 있다.

그런 탓에 유례 없는 우리나라의 원전단지에 대한 위험성 분석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계획에 반대했던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는 “이미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 신규 핵발전소를 짓는 것은 안전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조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다수 호기에 대한 안전성 분석의 경우) 원전 운영 실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가 안 해봤다면, 전세계적으로 이러한 분석 능력을 가지고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만, 그 어디에서도 선례를 찾기 어려운 작업인 셈이다.

한수원을 향한 ‘대국민 신뢰도’도 안전성 논란을 키운다. 한수원은 2013~2014년 잇따른 납품 비리가 드러나면서 전·현직 임직원 100여명이 기소되는 등 사업 시행자로서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갔다. 그 뒤 경영혁신안 등 자구책을 내놓았지만, 원전 운용의 독점 사업자로 감시·견제를 받기 힘든 구조는 여전하다. 일본 국회조사위원회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조사보고서에서 “명백한 인재”라는 결론을 담은 것처럼, 안전성을 담보하려면 신뢰도 확보가 피할 수 없는 과제인 셈이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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