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59269

김제동·김구라·윤도현·박찬욱 'MB 국정원', 연예인 퇴출 위해 '찌라시' 유포
국정원 개혁위 조사 결과 발표... 방송사 압박, 광고주에 '모델 교체' 항의 메일 발송
17.09.11 20:40 l 최종 업데이트 17.09.12 09:16 l 글: 손지은(93388030) 편집: 최유진(youjin0213)

 세월호 3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대공연장에서 방송인 김제동씨와 함께 청소년 만민공동회가 열리고 있다.
▲  세월호 3주기를 맞은 지난 4월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대공연장에서 방송인 김제동씨와 함께 청소년 만민공동회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기사수정 : 12일 오전 7시 55분]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아래 국정원)이 김제동 등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 방송 퇴출 운동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동시에 이들의 이미지 실추를 유도하는 댓글을 달고 '찌라시'를 유포하는 등의 '온라인 심리전'까지 벌였다.

국정원 개혁위는 11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적폐청산TF로부터 'MB정부 시기 문화·연예계 정부 비판세력 퇴출 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검찰 수사의뢰 등 신속한 후속조치를 권고했다"라고 밝혔다.

국정원, 좌파 연예인 퇴출 방안 'VIP'에게 보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세훈 전 원장은 지난 2009년 2월 취임 이후 여론을 주도하는 정부 비판 성향의 문화·연예계 종사자 퇴출 운동에 나서라고 수시로 지시했다. 이들이 언어테러로 대통령의 명예를 실추하고, 좌파 성향 영상물을 제작해 정부에 대한 불신감을 대중에게 주입했으며, 촛불시위에 참여해 젊은 층을 선동했다는 등의 이유였다.

이렇게 지목된 '종북 연예인'은 방송인 김미화·김제동·김구라씨, 가수 김장훈·윤도현씨, 배우 문성근·김민선씨 등 24명이다. 특히 김구라씨가 이 명단에 오른 건 과거 진행한 인터넷 방송 <시사대담>에서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을 강하게 비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박찬욱 감독을 포함한 영화감독 52인, 진중권 교수 등 문화계 인사 6명도 퇴출 대상이었다.  

이런 활동은 청와대의 주 관심사였다. 비슷한 시기 청와대는 '좌편향 성향 언론인·학자·연예인이 진행하는 TV 및 라디오 고정 프로그램 실태' 등을 파악하라고 수시로 지시했고, 국정원은 '좌파 연예인 정부 비판활동 견제 방안', '좌파 문화·예술단체 제어·관리 방안' 등을 'VIP 일일보고', 'BH 요청자료'의 형태로 올렸다.

'공조7' 김구라, 전문 앉아방송인 방송인 김구라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예능 <공조7>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공조7>은 예능계 대부부터 대세 방송인까지 7명이 최고의 콤비 자리를 두고 벌이는 강제 브로맨스 배틀 프로그램이다. 26일 일요일 오후 9시 20분 첫 방송.
▲  방송인 김구라 ⓒ 이정민

나아가 국정원은 TF팀을 꾸려 정부 비판 성향의 문화·연예계 종사자를 퇴출하는 작업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했다. 이곳으로는 청와대 민정수석·홍보수석·기획관리비서관의 특정인물 견제 지시가 지속적으로 하달됐다. 

2009년 7월 김주성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이 팀장을 맡아 출범한 '좌파 연예인 대응 TF'는 방송사를 상대로 전방위적 압박을 가했는데, 그 결과 이듬해 7월 김제동씨가 출연하던 MBC 예능프로그램 <환상의 짝꿍>이 폐지됐다. 2010년 2월~4월 사이엔 같은 방송사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교체와 제작진 지방 발령을 압박한 일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2009년 10월과 2011년 6월에는 특정 연예인이 소속된 기획사 세무조사를 유도했고, 국세청에 의해 실제 진행됐다. 

국정원이 연예인의 성향을 등급으로 분류한 흔적도 발견됐다.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 요청으로 2010년 10월에 작성한 '문화예술단체내 좌파인사 현황, 제어 관리방안 보고'라는 문건은 광우병 촛불집회 참가 연예인들을 가담 정도에 따라 각각 A·B등급으로 나눴다. 그렇게 분류한 '적극가담 연예인'(A급) 15명은 연예 활동을 실질적으로 제재하고, '단순 동조자'(B급) 18명은 계도 조치한다는 게 문건에 나타난 계획이었다.

"김정일 비호 연예인" 온라인에선 댓글 작업 

동시에 온라인에서는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 주도 하에 이른바 '문화·연예계 종북세력 대상 심리전'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개혁위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특정 연예인의 종북성향 폭로 ▲'문화·연예계 종북세력이 암적 존재' 부각 ▲댓글·사설 정보지 형태 문건 유포, 비리·부도덕 행적 확산 ▲광고주에 항의 이메일 발송으로 '모델교체' 압박 등의 방식으로 견제활동 수행했다. 

구체적으로 2009년 10월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특정 연예인 교체는 인기 하락에 따른 당연한 조치'라는 요지의 토론글·댓글을 500여 건 게재했으며 2010년 10월에는 정부 비판 연예인 광고 모델 교체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광고주에게 발송했다. 2011년 1월~5월 사이에도 '특정 연예인이 김정일을 비호했다'는 등의 내용으로 심리전을 벌여 해당 연예인의 이미지 실추를 유도했다. 

국정원 개혁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 등을 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하라고 국정원에 권고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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